아침
두 번 밖에 일어나지 않았지만 지금 묵고 있는 '강에 떠 있는 집'은 참 마음에 든다. 특히나 아침의 상쾌함은 처음 느껴보는 것이라 표현하기가 어렵다. 가장 비슷했던 순간이 캠핑을 하고 텐트에서 막 나왔을 때다. 돈을 내가 지불하지 않아서 가격을 모르겠지만 누가 칸차나부리에 여행을 간다고 하면 꼭 추천해 주고 싶은 리조트이다. (이전에 포스트에도 적었지만 이름은 "리버 콰이 보타닉 가든 리조트" 이다. 아고다에서 하루 5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이다.)
오늘 아침의 날씨는 흐림. 하지만 그 마저도 좋다.
아침 식사가 생각보다 굉장히 푸짐하다. 든든히 먹고 점심에 입맛에 안맞는 것을 먹더라도 버틸 수 있겠다.
헬파이어 패스
칸차나부리가 2차 세계대전 당시 격전지 였던 관계로 연관된 위문비와 박물관이 곳곳에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어제 갔던 콰이강의 다리와 오늘 방문하는 헬파이어 패스다.
헬파이어 패스는 자연 바위산을 전쟁 포로들과 강제 징용된 지역 주민들이 곡갱이와 삽으로 뚫어서 만든 기차노선으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죽어서 "Death Railway"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곳이다보니 호주 정부에서 박물관을 태국 현지에 건설했고 산세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굉장히 긴 산책로도 정비해 놓았다.
역사적으로는 그렇게 중요한 곳이지만 바로 옆이 일본이라 이런저런 강제 징집과 위안부 등 갖은 피해를 당한 한국사람으로는 그냥 시원한 건물일 뿐이다. 실제로도 태국이나 백인들은 유심히 보고 그 당시에 고초를 겪은 사람들을 애도하며 시간을 보내지만 동아시아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이게 뭐야... 별 것 없잖아'라는 표정으로 휙휙 보고 버스에 올라탄다.
약 200명이 안되는 자국민이 목숨을 잃었다고 박물관을 짓고 절대 잊지 않겠다고 하는 나라들의 결과물을 보면 광복 후에도 매국노가 정권을 잡아 독립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대우를 못받는 우리나라의 상황이 떠올라 씁슬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잘 꾸며진 곳이지만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다.
갑시다!
오늘 첫번째 장소인 헬파이어 패스 박물관
당시 포로의 소지품, 우리나라도 일제 침략에 대한 교육을 받아서 이런 사진을 보면 찡한 것이 있다
헬파이어 패스는 긴 군용 기찻길의 한 부분이다.
타임캡슐도 곳곳에 묻혀있다.
헬파이어 패스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산책로.
왕복 세 시간이 걸리는 산책로. 산책이 아니라 마라톤의 느낌이다.
산책은 포기하고 잠시 쉬는데 이 동네 고양이가 와서 애교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