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의 오후의 무서움을 온 몸으로 느끼고 나니 배가 너무 고프다. 이미 시간도 오후 4시라 점심이라 말하기도 애매한 시간이지만 그래도 두번째 끼니이니.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일단 우버가 이마고 몰에 내렸기 때문에 이마고 몰의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너무나도 땀을 흘린 탓인지 어떤 음식점 앞을 지나가도 입에 침이 고이지 않아 집에 돌아가려고 나온 그 순간 갑자기 내 입에 침을 고이게 하는 어퍼스타 레스토랑이 보였다.
관광책자에 전혀 빠지지 않고 나오는 어퍼스타는 "코타키나발루 최고의 아메리칸 스타일 레스토랑"이란 수식어를 항상 달고 적히는 곳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 것인지 정말 맛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사람이 많다. 처음 들은 느낌은 아웃백처럼 비싼 패밀리 레스토랑이어서 돈 걱정도 했지만 한국 사람들의 리뷰를 보니 저렴하다고 쓰여있어 안심하고 들어갔다. 맛이 그냥저냥이란 평가는 먹고 난 뒤에 봤다
실내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듯하면서도 뭔가 촌스러운 부분이 보이고 촌스럽다고 생각하다가도 어느부분에선 세련된 것 같이 보인다. "이질감이란 단어가 이런데 쓰이는구나" 하고 생각할 정도로 인테리어가 독특(?) 이상(?)하다. 하지만 그 때까지는 몰랐다. 이 곳 인테리어가 여기 음식에 비하면 이질감이 별로 없다는 것을...
이 수많은 메뉴를 보고 들은 생각은 동네 맛없는 식당의 벽을 가득 채운 메뉴판이었다.
오늘 하루는 정말 열심히 걸어다니고 땀을 흘려서인지 보이는 족족 다 맛있어 보인다. 너무 먹고 싶었던 토마토 스파게티와 사테와 등심이 같이 나오는 세트를 시켰다. 그리고 수저세트를 두 개 받았다.
누구라도 데려와야 하나...
토마토 스파게티는 바로 이 케찹을 쭉쭉 짜서 훅훅 비벼서 나온 맛이다.
마치 둘이 먹는 것처럼...
개인적인 맛 평가를 하자면 "별로"다. 케찹으로 만든 것같은 스파게티에 냉동식품을 녹인듯한 고기들은 정말 별로다. 심지어 밥도 냉동에 얼렸다가 전자렌지에 데워서 나오는 그 맛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맛없는 집이라고 몰아가기 애매한 것이 바로 가격 때문이다. 맥주도 이슬람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꽤나 싼 편이고 음식도 패밀리 레스토랑 맞는지 확인할 정도로 싸다. 확실히 싸다. 돈이 너무 없어서 싸고 양 많은 것을 먹고 싶다면 아낙마미 아니면 어퍼스타를 추천한다.
그런데 말은 이렇게 하지만 2인분 다 먹고 나왔다...
야심차게 한국 음식점 차린 것 같은데 KFC에도 밀리는 한국 음식점. 확실히 우리나라 음식이 맛있는 편은 아니다.
경비 (보수적으로 계산하여 x 300원 하면 한국돈으로 계산 됩니다)
- 9월 4일까지 숙소비 RM 120
- 록카위 이동 RM 25
- 음료 RM 3
- 록카위 동물원 입장료 RM 20
- 콜라 RM 2
- 숙소 이동 RM 20
- 점심 RM 20.3
- 제셀톤 이동 RM 7
- 만타나니 나나문 투어 예약 RM 230
- 레프링 예약 RM 160
- 탄중아루 이동 RM 7
- 아이스크림 RM 9.5
- 숙소 이동 RM 8
- 하드락 카페 이동 RM 5
- 하드락 카페 핀 구입 RM 112
- 하드락 카페에서 저녁 RM 102
- 숙소로 이동 RM 5
- 음료수, 간식 RM 20.9
하루 쓴 비용 : RM 876.7
여행 총 경비 : 2875000원 + RM 252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