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다 은근히 자주 보이는 햄파는 가게다. 정말 먹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그 짠 느낌의 하몽이 바로 저기 달려있는 말린 돼지 다리들이다.
이전 포스트가 플라자 마요르로 가는 길에 본 것을 썼다면 이번 포스트는 플라자 마요르를 보고 쓴 것이다. 유럽에 와서 느끼는 분위기 중에 가장 부러운 느낌은 바로 "여유로움" 이다. 그런 분위기가 조금 변하는 곳이 있다면 플라자 마요르이다. 이 곳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소매치기". 여유로움을 느끼기 보다는 카메라도 크로스로 매고 지갑도 잘 있나 확인하고 누가 나한테 접근하지 않나 계속 신경을 써야 한다. 현지인조차도 좀도둑이 많으니 지갑을 잘 보관하라고 말하는 곳. 유럽에 와서 사건이 터지지도 않았는데 여유를 잃고 긴장하는 첫 장소이다. 좀도둑은 전부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것보면 유명한 관광지로 관광수익을 올리는 마드리드의 가장 약한 아킬레스건이다.
사각으로 건물이 둘러싸고 그 안에 공간이 있는 모양새다. 이것은 유럽의 전형적인 Plaza(광장)모양인데 슬로바키아에서도 똑같은 모양의 광장이있었고 멀리 떨어진 스페인에도 있는 것을 보니 어느 나라에서 처음 시도한 것을 모두들 따라하면서 유럽전체에 퍼진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이 독특한 모양은 지도로 보면 그 모습이 확연히 눈에 보인다. 슬로바키아 광장과는 다르게 플라자 마요르에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 그 중 절반은 관광객이라서 신기한 듯 보다가 혹시 좀도둑이 오나 서로 눈치보며 다니는게 멀리서 떨어져 보니 재밌다. 광장 한 가운데 있는 것은 필립 3세 동상인데 사전에 전혀 공부 안하고 오로지 루이스의 조언만 듣고 다니느라 그냥 휙 지나가버렸다. 아마 우리가 이 광장 안에서 가장 쿨하면서 멍청한 관광객이지 않을까 싶다.
가운데 뭔지 몰라도 있길래 찍었는데 이것이 필립 3세의 동상이다.
아무 생각 없이 걷다보니 우리나라 명동과 비슷한 솔 역 (Puerta del Sol)에 도착
저녁 시간대, 특히 퇴근길의 마드리드는 교통체증이 엄청나다. 우리가 차를 타거나 걸었던 모든 길들에 교통체증이 있었고 크랙션 소리도 쉽게 들을 수 있다. 더구나 지금 우리가 걷는 길은 마드리드에서 손 꼽히는 관광지이다 보니 경찰이 아무리 손을 휘저어도 도대체 교통 체증이 풀릴 기미가 안보인다. 몇몇 사람들은 창 밖으로 뭐라뭐라 소리치는데 딱 봐도 쌍욕이다. 플라자 마요르를 지나 솔 역에 도착하니 이건 딱 명동이다.
스페인어라 잘 모르겠지만 의회이지 않을까..? 문 앞에 별표가 무슨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누가 뭐래도 이 둘이 가장 인기가 좋다. 다른 선수의 유니폼을 입은 사람도 드물고 길에 보이는 광고도 전부 호날두 아니면 메시다. 마드리드에서 바르샤 유니폼을 파는 것은 좀 의아했다.
플라자 마요르가 조금 조용하고 귀족적인 분위기라면 솔 광장은 자유와 길거리 문화가 주요 분위기 이다. 길 어디에서나 쉽게 노래 부르는 버스킹을 볼 수 있고 그에 맞춰 구경하고 왁자지껄 떠드는 관객이 될 수 있는 인상적인 곳이다. 재미난 것은 대학생도 많고 관광객도 많아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백팩을 하나씩은 매고 있다는 것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다음날 대학생들이 데모를 하느라 이 날 많았다)
너도 나도 백팩
카를로스 동상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카를로스 동상보다 이 옆에 있는 딸기먹는 곰상이 더 유명하다. 그리고 가게 되면 사진을 찍어야 할 곳 중에 하나가 킬로미터 제로 라고 하는 곳이다. 스페인의 모든 길이 시작되는 곳인데 루이스까지 추천한 곳이다. 결론만 말하면 이 거리에서 가장 중요한 두 곳을 못봤다는 소리. 하지만 분위기 만큼은 제대로 느꼈으니깐... 다음에 또 올 수 있게 남겨뒀다 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