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기 전에 송어회를 먹으려고 했지만 점심 늦게 도착했더니 송어가 다 떨어졌다. 차선책으로 어제 먹은 산수명산에서 먹은 나물이 생각나서 '다른 집, 같은 메뉴'를 한 번 시도했다. 여러 블로그를 통해서 가장 괜찮아 보이는 50년 전통의 '부일식당'으로 정했다.
부일식당
늦은 점심이었는데도 가게는 사람으로 절반정도 차있다. 자리배치와 음식 서빙으로 정신이 없는 사장님을 보니 제대로 찾아온 것 같다. 게다가 이 집은 메뉴가 오직 하나다. 뭔가 맛집의 냄새가 풀풀 풍겨져 오고 있다. 자리를 잡고 바로 산채백반 2인분과 더덕구이 하나 추가.
무려 50년 전통이다.
맛집이라면 '메뉴는 하나 뿐입니다' 정도는 써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 어제 먹은 산수명산에 비하면 반찬이 좀 부실해 보인다.
더덕도 정성스레 무친 것이 아니라 프렌치후라이에 케찹 쭉 짠 것 같이 나왔다. 슬슬 불안하다.
어째 어제는 무슨 나물인지 전혀 못맞추고 있었는데 여기 반찬의 절반은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다.
이번에도 블로그에 속은 것인가... 어제에 비하면 너무 맛이 별로다.
이렇게 말하는데는 내 입맛도 한 몫을 하는데 내 경우 매운 맛, 짠 맛, 단 맛이 강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맵고짜고달지 않은 적당한 음식'을 좋아하는데 여기 음식은 그렇지 않다. 감자는 설탕물에 담갔다가 나온 것 같고 된장국은 너무 짜며 나물들도 몇몇 개는 짜고 김치는 너무 맵다. 어제 먹은 산수명산과 비교한다면 차이가 너무 난다. 하지만 이 곳에 맛있는 것도 있다. 특히 밥은 정말 기가 막히다. 하지만 산채백반을 시키고 밥만 먹을 수는 없으니 아쉬울 뿐이다.
밥만큼은 제대로다.
강원도 오대산을 들리면서 먹는 마지막 밥인데 너무 아쉽다. 50년간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건지 모르겠다. 심지어 가격도 황태구이와 더덕구이를 시키면 산수명산과 똑같아진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칭찬을 하는데 나만 맛이 없는게 이상하다. 아무래도 나물을 전혀 먹지 않다가 이제 막 먹기 시작한 놈이라 맛을 모르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