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공항에서 셋이 만나 일단 남은 홍콩 돈 전부 모아서 싸구려 양주 하나 산 뒤 비행기에 올랐다. 밤 비행기에서 조금 자고 어쩌구하는 계획은 잠자리가 불편하면 잠을 못자는 덕에 말짱 꽝. 그냥 눈만 감고 있다가 왔다.
도착한 발리 공항은 국제공항이라기엔 작은 사이즈. 대다수의 휴양지 공항이 그렇듯 작고 직원수가 적으며 일처리가 느리다. 만약 이 글을 보고 발리에 가는 분이 계시다면 꼭 비행기에 내려서 다급하게 여권확인 하는 곳까지 뛰어가길 바란다. (하지만 뭐 빨리 가도 이전 비행기에서 내린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긴 줄을 보게 되겠지만...)
성격이 만만디라 왠만해서는 놀러나와서 긴 줄에 짜증내지 않는 편인데 짜증이 약간 생기려는 찰나에 여권 검사 받았으니 한국인이면 필시 욕을 했을 일처리 속도다. 실제로 몇몇 한국분은 욕을 시원하게 하셨다.
이렇게 겨우겨우 공항에 나오니 픽업 트럭이 기다리고 있었다. 선준이의 선견지명인데 여자든 남자든 이렇게 새벽이나 밤에 공항에 도착하면 호텔의 픽업 서비스를 꼭 신청하는 것을 추천한다. (미리 신청) 안전하고 오히려 더 저렴하다.
무려 전통복장을 입고 대기하고 있었던 픽업 차량 기사
우붓 호텔들은 신혼부부가 주로 와서 그런지 외관은 굉장히 깔끔했다. 하지만 우리 방은 여기서도 제일 싸구려라 이 모양이다. 하루에 약 만원짜리 방이다.
시트에 얼룩도 있어서 신형이는 이불 위에서 자고 물은 온수가 거의 안나와서 모두 욕을 하면서 샤워를 했다.
그래봐야 사람은 피곤하면 기절한다는 것을 오늘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