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부터 친구사이인 20년지기 세남자가 발리 여행을 가기로 했다. 정말이지 평소에 스키장 말고는 같이 어디 가본적 없는 애들끼리 출발을 외쳤다. 친구들이랑 이렇게 여행 떠난지도 오래되서 혼자 너무 들떠서 푼수처럼 보일 정도였다는 후문.
첫 날의 계획은 홍콩에서 한 친구와 여행한 후 (스탑오버) 저녁에 홍콩국제공항에서 다른 한 명이 합류하여 셋이 함께 발리행 비행기를 타는 것이다.
비오는 인천공항, 따뜻한 홍콩으로 얼렁 갑시다!!
멋지게 외쳤지만 출발도 하기 전에 공항 면세점에서 문제 발생했다. 액체류 화장품을 면세점에서 샀는데 공항에서 홍콩 도착 했을 때 문제가 될 수 있어 가급적이면 환불을 하라고 한다. 홍콩 공항에서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상관없지만 우리처럼 밖으로 나가 잠깐의 스탑오버 여행을 즐기려는 사람의 경우 면세점에서 액체류 제품을 사지 않아야 한다.
고민 끝에 환불처리...
홍콩 도착
홍콩여행의 스케쥴은 친구가 전부 세웠다. (난 계획을 좋아하지 않는다.)
일정 : IFC Mall > IFC Mall 안 정두에서 점심 > 빅토리아 피크 > 공항 복귀 (약 6시간 여행 할 것이라 예상)
첫 목적지인 IFC Mall 로 이동. 공항에 내리면 지하철 표를 파는 곳이 있다. 우리나라처럼 1인 1장만 파는 것이 아니라 2인 1장 세트 3인 1장 세트도 있다. 물론 이렇게 단체 티켓을 사면 조금 더 저렴하다.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카드를 리더기에 대고 두 명이 한 명씩 휙휙~ 지나가면 된다.
물론 이 단순한 시스템을 이해하기 전까지... 우리가 했던 짓은 이사람 저사람에게 물어보기.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자가 손짓 발짓 다 써가며 우리에게 설명했다. 괜시리 미안해 죽는 줄 알았다.
여행객을 위한 2인 세트 지하철 카드
어느 나라를 가던지 공항철도는 굉장히 깨끗하고 세련된 느낌이다.
지하철타고 도착한 곳은 2 IFC(two IFC라고 읽더라). 홍콩에서 제일 큰 건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말로 풀면 "제 2 국제 금융 센터"로 여의도에도 IFC 건물은 있다. 이 동네는 제2 IFC, 제1 IFC, IFC Mall, 포시즌 호텔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뭐랄까 코엑스를 위로도 세우고 옆으로도 넓힌것 같은 기분이다. 뭐 그 큰 건물들의 점심식사 시간이니 사람이 많다 못해 넘쳐나는건 당연하다.
홍콩 투어의 첫번째!! 바로 세계에서 가장 직원이 많은 애플샵!! 파란 옷 입은 직원들이 어슬렁 어슬렁 다니는데 손님 한 명에 직원이 두 세명 붙어도 될 정도로 많다. 그나저나 도대체 여기를 왜 왔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파란 옷 입은 사람들이 전부 직원. 이렇게 많이 고용하고도 유지가 가능한지 궁금하다. 사실 왜 이렇게 많이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이걸 실행하는 홍콩 애플도 대단하다.
홍콩에 오기 전부터 정두를 가야한다고 노래를 불렀던 신형이를 따라 갔는데 알고보니 이제는 거의 방송에 안나오는 하유미씨가 하는 식당이다. 다른건 모르겠고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어서 상당히 기대가 된다. 한 시간을 기다렸는데 맛 없으면 사장도 한국 사람이겠다 따져야지.
정두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완탕면이다. 어떻게 알았냐면 전부 다 완탕면 하나는 들고 먹고 있으니깐. 샥스핀 완탕면과 새우 딤섬에 기타 등등을 시켰는데 국수 맛은 잘 모르겠고 딤섬은 맛있다. 아무래도 한국이랑 국수 만드는 스타일이 달라서 '엄청 맛있다!!'까지는 아니고 "오! 이 집 굉장히 특이한데?"란 평이 나온다. 아무래도 우린 이제 막 여행을 시작한터라 한국입맛이 아직 우리의 혓바닥을 포위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블로그나 다녀온 사람들 중에는 진미라고 하는 사람까지 있었으니 추천한다.
이것이 진미라 불리는 완탕면.
개인적으로 이 딤섬들이 더 좋았다. 정말 한국인 입맛에 딱!
점심시간이라서 사람이 너무 많다보니 합석은 불가피하다. 여기 사람들은 이미 익숙한듯 서로를 신경도 쓰지 않는다. 우리 입장에선 메뉴를 물어봐야 했기에 차라리 합석이 편했다. 그렇게 합석을 해서 가만히 옆사람이 먹는 것을 보다가 다짜고짜 가리키며
"디스원!!!"
이라고 하면 주문이 가능하다. 합석의 장점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