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다이빙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리조트 사장님, 리조트 손님(깜박하고 성함을 여쭤보지 못했다), 나 셋이 했다. 리조트 손님이란 사람은 예전에 한 주먹 하셨을 것처럼 굉장히 강하게 생겼는데 두 분이 나누는 얘기가 재밌어서 밥을 다먹고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처음에는 다이빙 이야기를 하다가 내 여행이야기로 넘어갔는데 이야기 하다보니 각자 자기 이야기를 하게 됐다. 놀랍게도 이 게스트는 프로 산악인이였다. 역시나 내 루트를 듣고 '좀 잘 못 짰네'라는 말과 함께 안나푸르나 등정을 계획하고 있다는 말에 굉장히 즐거워 하셨다.
젊은 사람들은 잘 안가는데 신기하다면서 좋아하시는 폼이 뼈속까지 산사람이다. 그러면서 7박 8일 일정은 그냥 아무나 다 올라가는 거라고 하시고 신발을 보여 드리니
"이건 설원을 지날 때 쓰는건데.. 좋긴한데 그 쪽이 하는 트래킹은 발목이 없어야 해. 하나 더 사겠네"
라고 하신다.
이런... 비싼 돈 주고 샀는데 이건 너무 오버한 장비라고 한다. 이야기를 나눌 수록 이 분이 날 너무 과대평가 하신다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는다. 이거 참 군대 안다녀와서 하루 6시간 이상 걸어본 적 없다고 말하기도 뭐하고 신발은 처음에 조깅화 신고 가려 했다고 말하기도 뭐하고.. 허허..
그렇게 주거나 받거니 이야기하다 옷은 뭐 입고 가냐고 하셔서
"보드복 입고 가려고요"
라는 소리에 눈에 빛이 들어가면서 다음에 제대로 챙겨입고 가는게 어떠냐고 물어보신다.
"아하하하... 그래야겠죠...? 하하"
아... 또 계획 수정인가..
낮 시간동안 구경하며 찍은 사진들 마지막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은 한 번 해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