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의 새해다.
정확히는 어제 세관에서의 일이 내 새해 최초의 에피소드지만 거기까지 2012년으로 하고 개운하게 자고 일어나서 새해를 맞이했다. 새해 첫 이벤트는 스쿠버 다이빙. 작년 발리가서 10년만에 스쿠버 다이빙 했다가 다 까먹어서 하강도 못하고 나온게 너무너무 짜증나서 이번에 까먹은 부분들을 리뷰도 하고 어드밴스까지 자격증을 올릴 생각이다. 덕분에 인도도 못가고 돈도 엄청 쓰게 되서 아쉬움이 한 가득이었지만 뭐 지난간 걸 어쩌겠나. 현 조건에서 최상을 또 뽑아내야 한다.
내 옆방에 부모님하고 여행 온 12살 꼬마가 내 오픈워터 리뷰의 버디(친구)가 되었다. 스쿠버 다이빙은 2인 1조를 유지하는데 (물론 잘하는 사람은 혼자도 들어가지만 난 그정도로 모험심이 강하지는 않다) 이 때 나와 조를 짠 사람을 버디라고 부른다.
버디가 내가 보지 못하는 상황을 봐야 하므로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이런 중요한 인물이 12살 꼬마인 것이다. 난 말하기 시작하는 애부터 고등학생까지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근데... 이 친구는 조금 다르다. 얼추 아저씨인 나한테 반말하는데도 그냥 뭐 그러려니 싶다. 일부러 이해하려 한 것도 아닌데 신기하게 싫은게 없다. 놀러와서 심적으로 편해서 그런가?
어제 집 안지키고 주무신 경비원 ㅎㅎ
오후가 되니 물도 차고 사람도 찼다.
나보다 먼저 왔던 가족의 일원. 현지 여자애들한테 인기 많았음
어리광을 부리지만 막 사춘기에 들어선 것도 같이 보이는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인격체의 버디와 함께 리뷰를 시작했다. (버디는 오픈워터 수료가 목표 난 리뷰가 목표) 수강생의 나이차이가 나서 존댓말과 반말을 섞어쓰느라 고생한 에릭 강사 덕분에 겁 먹고 중얼중얼 주문 외우던 두 사람이 수영장에서 오랜 시간 잠수하며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에릭 강사로 말할 것같으면 꽤나 잘 생긴 스쿠버 다이빙 강사이다. 오션블루의 사장님이 유명한 코치이고 친구 아버지라서 겸사겸사 일 배우며 지낸다고 한다. 조금 뭐랄까 젊은 혈기 같은게 남아 있어서 물불 안가리는 것도 있는 것 같은데 사람들을 가르치는 것 하나는 정말 열심히 한다. 왠만해서는 사람 가지고 칭찬을 잘 안하는 나지만 이사람은 강사로서 괜찮다고 생각한다.
이래저래 수업을 잘 듣나 싶었는데 역시나 내 인생에 그냥 되는건 없고 수업 중간에 물갈이 하느라 입이 아닌 반대쪽으로 위기가 있었다. 슈트 입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급해죽겠는데 벗겨지지 않는다. 변기가 앞에 있는데 쌀 수가 없어!!! 변기가 앞에!!! 으아아아아아아아!!!!! 슈트 찢을 뻔 했다...
이런 어마어마한 난관(?)을 극복하고 드디어 체험 다이빙에 돌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