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마지막 다이빙은 해가 떨어진 후에 에릭 강사와 둘이 나이트 다이빙을 하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나이트 다이빙을 처음하는지라 긴장이 많이되었는데 왠걸 물이 빠지는 바람에 입수까지 한 200미터를 다이빙이 아니라 수영으로 가게 되었다. 긴장이고 뭐고 힘들어서 다리가 풀리기 전이다 보니 오히려 바닷속이 훨씬 편한 것을 느꼈다. 사진기를 못들고 들어간게 아쉬울 정도로 밤에 들어가는 다이빙은 매력적이다. 물고기들이 잠들어 있어서 근처에 다가가도 낮과 달리 가만히 있는다. 그래서 제법 큰 물고기들을 자세히 볼 수도 있고 모든 것이 고요하다보니 평온한 느낌마저 든다. 특히 들고 들어간 라이트를 전부 끄고 공기방을을 손으로 만들면 마치 반딧불처럼 보이는데 이건 말로 해서는 안된다. 진짜 이건 봐야만 내가 왜 이렇게 좋다고 주저리 떠드는지 알 수 있다. 역시나 아쉬운건 사진으로 남긴게 없다는 것. 아무래도 나이트 다이빙때문에라도 또 다이빙을 하러 갈 것 같다. (뭐 그러려고 비싸도 여기와서 다시 배우는 것이지만)
야간 다이빙을 하고 뭘 또 혼자 주워먹으니 잠이 솔솔 왔다. 그래서 침 흘리며 잠이 좀 들려고 하니까 비가 내린다. 정확히 말하면 하늘이 물을 쏟아 붓는다. 한국에서는 주륵주륵 하루종일 비가 오지만 이 곳은 쏴아아~ 하고 세 네시간 쏟아붓고 끝난다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창문을 열어보니 샤워기를 최대로 틀어놓은 것 같다. 눈 앞에 물의 장막이 생기고 천둥이 치면 땅이 흔들린다. 빗소리와 함께 클래식을 은은하게 들으며 커피 마시는 커피 광고가 생각났는데 여기서 찍으려면 클래식이 아니라 헤비메탈로 바꿔야하고 여자가(이나영이었나..) 커피 머금고 Triple H처럼 뿌리는걸로 바꿔야겠다. 동남아 스타일의 소나기 제대로 체험했다. (그리고 덕분에 잠 못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