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개고생하게 만든 세부 공항-1월 5일 세부-Cebu Airport, Philippines

또 개고생하게 만든 세부 공항-1월 5일 세부-Cebu Airport, Philippines

Foreign trip/13-Jan:Cebu-Bangkok-Chiangmai

2013-09-05 00:31:20


좁아 터지기로 유명한 세부 퍼시픽

요전 포스트에서 스치듯 언급했지만 세부 시티 구경을 하려 했는데 하지 못하게 된 것은 예상치 못한 공항세 때문이다. 가지고 있던 돈이 800페소밖에 없어서 결국 스타벅스에서 5시간정도 떼운 후 공항으로 향했던 것이다.

올 때부터 세부 공항에서 아주 짜증이 났는데 돌아갈 때도 완전 개고생을 하고서 겨우 출국 했다. 말도 잘 안통하고 (많은 사람들이 외국공항에서 영어회화 다녀야 하는 이유를 느낀다는데 나도 똑같았다) 돈도 없는 상태여서 극도로 예민 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티켓팅을 제대로 못해서 두 번이나 공항 밖에 나갔다 와야 했다.

그 눈물의 사연.

처음 도착해서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사진처럼 한 쪽 구석에 들어누워서 셀카 찍고 한 30분 자면서 거지 놀이를 했다. 지나가면서 사람 구경을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와 중년 양키들은 필리핀 여자들 데리고 여행 다니네"

를 남발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늙어서 주책이다라고 생각했는데 티켓팅도 해주고 짐도 들어주고 계속 말상대 해주는거 보니깐 그냥 다른 스타일의 여행이라고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느 책인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일부 동남아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몸 파는 여자들이 우리 생각과 달리 자존심이 세다고 들었다. 자기 정도는 되야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식이다. 영어까지 능숙한 사람들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된다. 그러니 동남아 가서 하는 일이 우리 기준에 더럽고 추해 보여도 사람 함부로 얕보거나 가르치려 드는건 또 다른 무지인 것 같아 생각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돈이 없어서 발생한 문제고 나도 그 시스템의 일원이니까 내 책임도 있다고 생각되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이라고 그게 나쁘다는걸 모를까?

엉덩이가 배기고 담배가 피고 싶어서 결국 카페로 들어왔다. 이게 최악의 수가 될 줄 이야...

첫 번째 퇴짜.

계속 땅바닥에 앉아 있다보니 좀이 쑤셔서 어디라도 가야했다. 담배도 필 겸 해서 담배 필 수 있는 커피숍을 발견하고 콜라 하나 시키고 남은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고 있다가 체크인을 하러 갔다. 역시나 티켓팅 하는 곳에 가니 첫 질문이 공항세 이야기였다.

"공항세 950페소 가지고 있니?"

엥? 이게 뭔소리여!! 왠 950? 분명 800이랬는데

"800페소 아냐?"

"국내선 공항세 200페소 마닐라가서 공항세 750페소 내야해"

아오!! 이 돈귀신들 결국 발등에 불 붙어서 엄청 빠른 속도로 밖으로 나가 10달러를 환전했다.

두 번째 퇴짜.

'하여간 이놈의 동네는 나랑 맞는게 없네 얼른 다른데로 가야지'

라고 생각하자마자 또 문제가 터졌다. 방콕에서 인천가는 티켓을 달라는 거다.

"너 집으로가는 티켓 없으면 방콕에서 못 들어가. 그니깐 프린트 해 와야 우리도 표 줄 수 있어"

아 젠장.. 생각해보니 난 그 동안 근거리만 여행해서 왕복만 타봤지 편도를 한 번도 해본적이 없어서 그 시스템을 몰랐다. 왕복은 돌아오는 표를 주니깐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발리는 선준이가 다 준비한거라 예외)

또 미친듯이 밖으로 허겁지겁 뛰쳐 나와서 무려 15분에 25페소, 프린트 한 장에 25페소인 인터넷 카페에서 프린트를 하려는데!!! 돈이 부족하다.

"제가 돈이 이거 밖에 없어서... 좀만 깎아주세요 (정확히 discount please라고 표현했다)"

그래서 결국 46페소로 깎고 거기에 겁나 느린 인터넷 사정으로 인하여 타임오버페이 2달러를 쥐어줬다. 출입하려고 짐만 세 번 검사 맡으니 이젠 직원이

"너 무슨 문제 있니?"

하고 짜증내던 직원이 걱정하기 시작한다.

아.. 필리핀은 왜 이리도 공항이 가장 힘들까... 세관도 그렇고 출입도 그렇고

그래서 정리해본 Tip

1. 처음 세부 퍼시픽을 예약하면 혼돈에 빠지게 된다. 음식부터 모든 것을 다 주문해야하기 때문이다. 정말 순수하게 비행기 값만 내는 것이고 좌석 고르는 비용, 취소하는 비용, 담요 비용 심지어 물까지도 돈을 받는다. 이 때 다른 것은 몰라도 "좌석 고르기"는 신중하게 하길 바란다. 좌석은 문 앞 자리가 아니면 고를 이유가 없다. 만약 문 앞 자리가 남으면 무조건 고른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다른 자리는 어딜 앉든 불편하므로 괜히 돈내고 불편해 하지 말기 바라며 하는 말이다.

2. 세부 공항 면세 통과하는 법은 이전 포스트에서 말했듯 포장지를 전부 까서 사용하던 물건인양 들고 들어가면 된다.

3. 예전 우리나라에도 공항세라는 것이 존재했다. 지금은 좋아진 것일뿐. 필리핀 공항에 가면 꼭 공항세를 준비한다. 1500 페소 정도를 준비하고 있으면 콜라를 마시고 멘붕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저 비행기를 타려고 이 고생을 하고 있다.


#세부퍼시픽 #세부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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