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트래킹 중 코끼리 트래킹-1월 10일 치앙마이-Chiang Mai Tracking in Chiang Mai, Thailand

치앙마이 트래킹 중 코끼리 트래킹-1월 10일 치앙마이-Chiang Mai Tracking in Chiang Mai, Thailand

Foreign trip/13-Jan:Cebu-Bangkok-Chiangmai

2014-01-13 00:56:00


한 시간 반을 차를 타고 또 차로 또 30분을 가니 저 멀리 코끼리가 보인다. 이때부터는 나이과 성별 국적에 상관없이

"오~~"

"우와~~"

"와~~~"

가 연달아 터져 나오게 되어 있다. 힘들게 도착하고나니 다른 곳에서 온 우리같은 팀이 한 세 네 개가 더 있어보인다. 결국 어디서 어떤 예약을 하든 이리로 오게 되는 구조인 것 같다. (물론 다른 곳에도 이런 구조로 몇 개 있겠지..)

그런데 그렇게 힘들게 도착하고서 본 코끼리들 다리에 쇠사슬로 칭칭 감아 놓은 것을 보니 느낌이 '신기하다' 보다는 '안쓰럽다'가 더 강하다. 게다가 딱 봐도 꼬맹이인 녀석들도 많아서 얘네들을 타도 괜찮은가 싶다. 그래도 최근에는 여기서 장사하는 사람들도 손님들이 그런 불쾌함을 가진다는 것을 알았는지 정같은 걸로 머리를 찍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태국에 와서 가장 맛없는 파타야를 한 그릇 먹고 드디어 탑승 시간! 2인 1조로 (독일 여자 애 하나는 정말 마르고 작아서 걔네만 3인 1조) 코끼리를 타는데 내 파트너는 말 많은 우르과이 출신의 바르셀로나에서 온 요리사 아저씨 일명 '바르샤'였다. 이 아저씨는 직업이 사람 상대하는 일이어서 그런지 라틴 계열 특유의 유쾌함인지 몰라도 말도 많고 묻는 것도 많다. 그러면서 얼굴은 별로 안웃고 사람 놀리기는 잘 놀린다. 뭐 둘이 타는데 둘 다 조용히 가는 것보다 말 많은 사람이랑 타는게 나름 괜찮을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 코가 만지고 있는 것은 다른 일행의 여자 다리. 당연히 얜 숫놈.

이제 출발!!

코끼리 등을 만져봤는데 생각보다 거칠고 뭐랄까 껴안아주고픈 생각은 별로 안드는 피부다. 바르샤 아저씨랑 나랑은 거의 마지막에 젤 작은 애를 탔는데 (이 때까지는 내가 여행하느라 살이 쭉 빠졌고 바르샤 아저씨는 작았다) 이 놈이 트래킹 전에 물을 계속 마셔대는 것이다.

꼬맹이라 어른 코끼리를 탄 사람들과 다르게 좌우로 엄청 흔들리고 가끔씩 엄마찾아서 막 뛰어가는데 물까지 벌컥벌컥 마셔대니 걱정이 태산같이 쌓였다. 바르샤 아저씨는 다른데서 한 번 타봤다면서 두 번 타니깐 재미없다고 징징댄다. 징징대면서 얘 쪼그매서 너무 불편하다고 또 징징댄다. 코끼리 위에 올라타고 트래킹하는 것에 안전장치는 내 두 손이 가장 확실하다. 사실 조금 무섭기는 하지만 다 큰 코끼리들은 말도 잘 듣고 움직임도 크지 않아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새끼일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단 우리가 겪은 것을 이야기 하자면..

  • 물 한 통 쳐묵하고 길 걷다가 엉거주춤 자세로 오줌이랑 똥싸기 (이 자세가 나오면 위에 있는 사람들도 뒤로 넘어간다)

  • 앞에 어미 안보인다고 울먹이면서 뛰어가기 (걸을 땐 재밌지만 뛰면 아찔하다..)

  • 사육사가 아무리 때려도 꿈쩍도 안하고 멍 때리기

아.. 나 처음 타는 건데 좀 큰 애로 좀 주지... 거기다가 활발할 것이라 예상한 바르샤 아저씨는 자기는 두번째 타는거라고 아무 반응도 없이 그냥 멍 때리며 가고 있다. 낙타를 타러 갈 것을 그랬나.

아무리 가자고 해도 물만 꾸역꾸역 마시는 새끼 코끼리.

앞에 애들은 엄청 안정적인데..

이 사진 잘나왔는데 러시아 부부 메일을 몰라서 못줬다.

한 20분 정도 타고나면 트래킹이 끝난다. 어디로 이동하는 것은 아니고 길따라 한 바퀴 돌면 끝! 어떻게 생각하면 돈 아깝고 어떻게 생각하면 재미있다. 사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 언제 우리가 코끼리를 타 볼 수 있을까? 그런 의미라면 한 번은 타볼만 하다. 만약 동물애호가여서 기쁘기보다는 슬플 것 같다는 사람은 1박을 하면서 코끼리를 키우고 씻기고 코끼리에 대해 공부하는 사육사 코스도 있다. (이곳은 아니고 코끼리 학교가 따로 있다.)

영국 훈남께서 전체 일정을 완료하고 코끼리 학교로 이동 했는데 그 곳에선 쇠사슬도 안차고 완전 늘어져서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가보지는 않았지만 동물 애호가들은 그곳을 추천한다. 애호가가 아니라도 애들이 있다면 교육적으로 그 곳이 더 좋아보인다. 다음에 또 오면 나도 그리로 가볼 예정이다.

코끼리 사육 코스가 있는 코끼리 마을은 대충 이런 곳이다. 이렇게 얼렁뚱땅 이 여행의 가장 하이라이트가 허무하게 지나가고 고산족 마을로 출발했다. 이 트래킹 뭔가 계속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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