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카 마사지
치앙마이 올드 타운을 가로 지르는 큰 길에 있는 마사지 가게이다. 방콕에서도 마사지는 받아왔지만 이 가게는 여지껏 간 마사지 가게들과는 다르게 조금 특별하다. 그렇다고 뭐 대단한 것이 있는건 아니고 그냥 주인아저씨가 한국인이라는 점이다. 가격도 비싼 편도 아니고 싼 편도 아닌 그냥 받을만한 수준이고 종업원들의 매너나 마사지해주는 스킬은 정기적인 교육을 받는지 몰라도 다른 곳에 비해 서비스를 받는다는 느낌이 확 온다.
하지만 이런 것을 떠나 이 집이 특별한 점은 한국인이 하다보니 치앙마이에 대한 정보를 조용조용 물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박이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숙박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책에 의존하게 되는데 책에 나와 있는 음식점은 특별하게 맛있는 집도 별로 없고 매운 음식이라면 얼마나 매운지에 대한 '정도'를 알아내기도 힘들다. 그 점에서 주인 아저씨와 대화하면서 밥 집도 살짝 물어볼 수도 있고 치앙마이에서 볼 것이라던지 이 곳에서의 생활이라든지를 쉽게 물어볼 수 있어서 특별한 곳이다. 그리고 위치가 완전 대박이다.
난 치앙마이서 거의 혼자 한국인 마사지업을 하고 계셔서 편히 장사하시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거 같았다. 뭐 모든 장사하는 사람들이 항상 힘들다고 하지만 관광업에서 이런 소규모의 가게들은 을의 위치에 있어 힘들다고 하신다. 말도 안되는 계약이 들어올 때도 있고 지급이 늦을 때도 있다고 하시는데 문득 "을은 어디를 가나 피곤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저씨가 당시에 자기도 마사지를 기반으로 허브를 늘려가고 싶다고 하셨는데 잘됐으면 한다. 그래도 돈은 잘 벌리는 것 같으니깐...
그렇게 한 시간 반인가 두시간인가 마사지 받고 (400바트였나...) 또 어슬렁 돌아다녔다. 아! 여기는 한국말로 아프다고 말하면 살살해준다. 다른 곳은 "으오왕악아아아흐엉어러얼어엉" 같은 소리를 괴성을 질러야 하지만..
가운데 버버리 문양의 오토바이가 내가 몇일간 열심히 몰고 다닌 애마
길에서 사먹은 계란. 맛있을 줄 알았는데 정말 맛없다.
어슬렁대다가 들어간 사원인데 수업시간이 끝난 것 같았다. 어린 스님들이 다들 졸린 눈을 겨우겨우 뜨면서 절하고 가는게 괜히 웃음이 났다.
저녁을 혼자 먹으려고 찾아봤는데 어디선가 라이브 음악이 들려왔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들어간 타이거 인더 타운. 타패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쭉 걷다보면 나온다.
아무도 없이 홀로 여행을 할 때 가장 힘든 것은 밥 먹을 때가 아닐까 싶다. 커피 마실 때야 혼자 널부러져서 책을 읽던가 이쁜 여자 지나가는지 유유자적 시간 보내는 것을 즐기면 되지만 밥은 혼자 먹으면 왠지 중얼중얼거리게 되고 빨리 먹게 되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짓을 하루종일 하다가 저녁에는 밥에 맥주까지 혼자 먹었다.
이 레스토랑은 서울에서 밥먹는 것과 비슷한 가격이라 고민하다가 '뭐 어짜피 혼자인데' 라는 생각으로 주문했다. 라이브 음악이 끌려 들어갔지만 들어와서는 종업원들의 활기찬 모습에 혼자있어도 기분이 꽤 좋아졌다. 물론 둘이 가면 더 좋아지겠지만...
탕수육같은 것에 밥이 나오는 덮밥에 맥주를 시켰는데 오! 이럴수가!! 완벽한 한국 애기 입맛이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한국에서도 유명한 애기 입 맛 소유자로서 피자와 햄버거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인데 내 입에 이토록 짝짝 붙는 음식을 내주다니... 달달한 소스에 맥주까지 완전 괜찮다. 혹시 치앙마이에 갔는데 애가 태국 음식이 입 맛에 잘 맞지 않아 힘들어 하면 여기로 데려오면 될 것 같다. 단지 혼자 와서 안좋은 것은 다 먹으면 해맑게 웃는 종업원이 무서운 속도로 접시를 치워버리는데 그럼 꼭 몰래 앉아 있는 것 같아서 불편해진다.
결국 숙소로 돌아와서 10시부터 딥슬립! 태국와서 잠은 정말 푹 자고 있다.
참고로 태국 맥주 Chang은 코끼리를 뜻한다. 그래서 코끼리 문양이 그려져 있다. 싱하 다음으로 잘팔리는 맥주다. (가격도 더 저렴해서 좋다) 상하 Singha 맥주는 사자를 뜻한다. '씽'이라고 부르며 태국 왕가의 비호를 받기에 병 주둥이에 태국 왕가의 문양이 박혀있다. 비싸고 맛있다.
정말 맛있다!!
연주나 분위기가 일반 아마추어같지 않았다. 이런 음악을 바로 옆에서 밥 먹으며 보려면 서울에선 입장료도 받았겠지만 이 곳에선 맥주 한 병이면 충분하다.
이쯤이 타이거 킹덤인 타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