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정말로 왓 쩨디 루앙에 도착했다. 왓 쩨디 루앙이란 이름을 하나씩 쪼개 보면 '왓'은 사원, '쩨디'는 불탑, '루앙'은 크다를 뜻한다. 글자들을 합해보면 '큰 불탑(이 있는) 사원' 정도 되겠다. 얼마나 크길래 이름을 이렇게 지었을까 하며 갔는데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대웅전같은 사원부터 규모가 달랐다. 저 금 도장들이 햇빛을 받아서 반짝이기 시작하면 눈이 부셔서 눈을 감게 될 정도다.
내가 불교가 아니라서 절에 불상이 보통 몇 개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는 불상이 한 개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눈에 봐도 가지각색의 불상들이 모두 올려져 있다. 저 큰 불상이 가장 유명한 불상인데 프라 차오 아타롯(Phra Chao Attarot)이라하며 14세기 불상이다.
구경을 다하고 쩨디를 보러 이동하려는데 옆에 있던 뚱뚱한 외국인 아줌마가 관리자에게 치앙마이서 볼만한 사원이 무엇이 있냐고 물어봤다. 아줌마 지도에 내 펜을 이용해서 설명을 해줬는데 그냥 위치만 찍어주는 것이 아니라 이 절은 무엇이 유명해서 무엇을 꼭 봐야하고 여기서 몇 미터 떨어져 있고 언제 봐야 멋진 장면을 볼 수 있다는 정보를 15분동안 서서 설명해 주었다.
직원이어도 그렇게 설명하기는 힘들텐데 정말 그 짧은 순간에 침 튀겨가면서 손짓발짓 모두 다 하면서 설명하는 것을 보니 직업의식이 투철하던가 치앙마이를 정말 좋아해서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이 전해졌다. 설명이 끝나고 외국 뚱뚱이 아줌마가 알고있는 모든 수식어로 직원에게 감사를 했고 나와 어느새 몰려든 관광객 무리는 한 손은 엄지를 치켜들고 한 손으론 지도를 다들 찍어갔다. 단순히 유적만 좋은 것이 아니라 이런 사람들이 있어야 관광업이 대성공 할 수 있는 것 같다.
드디어 크다고 알려진 불탑에 섰는데 이게 무슨 탑인가 싶을 정도로 크다.
쩨디 루앙은 1371년부터 짓기 시작해서 파야 틸로카 랏(Phaya Tiloka Rat) 왕이 완공한 폭 56m 높이 80m의 탑이다. 란나 타이의 최전성기가 1450~1525이라니깐 이 불탑은 최전성기 때 만들어진 셈이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imonrim&logNo=50118392972 에서 참고)
[1출처] 왓 체디 루앙 사원에서 (Wat Chedi Luang)|작성자 심목
처음에는 82미터였는데 1545년에 대지진이 발생해서 30미터가 무너졌다고 한다. 그 지진으로 쩨디 루앙이 무너지고 10년 뒤에 란나 왕국이 멸망했다. 이 탑이 무너질 정도면 엄청난 자연재해였을텐데 결국 극복하지 못했나 보다. 아니면 국가의 기가 약해져 탑이 무너진 것일 수도...
탑 가운데에는 불상이 하나 있는데 원래 저기에는 방콕에 있는 에메랄드 불상이 80년정도 모셔졌다가 지진이 나고선 옮겼다. 이 에메랄드 불상에 대한 이야기는 유명한 사원에 가면 잠깐이라도 모셔졌던지 복사본이 있던지 할 정도로 새로운 곳을 갈 때마다 듣게 된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불상일까.. 에메랄드 불상이 옮겨지면서 만든 유명한 사원들만 해도 수십개는 되는 것 같다.
이 뱀같이 생긴 것은 '마카라'라고 부르는데 오덕 관련 위키의 최고봉인 엔하 위키의 오덕력을 빌리자면
인도에서의 마카라는 칸타카, 잘라루파라고도 하며 바다나 큰 강에 사는 거대한 용 내지 바다생물체인 동시에, 인도의 물의 신인 바루나나 갠지스 강의 여신 강가가 타고 다니는 신수(神獸)이다. 전체적으로 상어와 뱀이 섞인 용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물을 자유롭게 다루는 능력이 있어 마카라 자체도 신으로 숭배되었고 인도에 불교가 유입된 뒤부터는 불교의 수호신 중 하나가 되기까지 했다. 인도와는 달리 중국에서는 마카라를 마가라룡(摩迦羅龍)이라 부르며 신수가 아닌 단순한 괴물로 묘사하였다. 길이가 수백 킬로미터나 되는 마가라룡은 용과 물고기가 뒤섞인 모습을 하고 있으며 작은 물고기부터 고래까지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괴물로 알려져 있다.- http://mirror.enha.kr/wiki/마카라
불교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힌두교와 불교의 신이 비슷한가 보다. 이슬람과 기독교의 천사들이 비슷한 것과 같은 개념이지 않을까?
이 코끼리들도 마카라처럼 힌두교에서 넘어온 신들 중에 하나라고 한다. 위에 참고한 심목이란 분이 쓰는 블로그에 따르면 이러한 스타일이 캄보디아 힌두 사원의 스타일과 닮아 있어 란나 문화가 캄보디아 힌두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추측하고 있다. 나도 블로그를 봤을 때 상당히 가능성이 높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탑을 빙 둘러서 벤치들이 많은데 다들 한 바퀴 돌다가 벤치에 앉거나 누워서 탑을 하염없이 쳐다본다. 무너진 탑이어서 벤치에 누워 나머지 부분까지 다 있으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생각하니 정말 말도 안되는 그림이 그려진다. 이 사원도 왕가 사람의 묘라고 하는데 피라미드도 그렇고 이 곳 사원들도 그렇고 죽은 자를 위해 산 사람이 고생을 많이 했겠다는 생각도 조금은 든다. 현재, 무너진 부분을 상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볼 수 있도록 복원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책에서 본 것에 의하면 탑도 그렇고 이 동네의 대부분의 문화 유산은 란나 왕국의 란나 스타일인데 복구는 방콕 지역 양식으로 복구를 해서 문제가 좀 있다고 한다. 이건 뭐 신라 문화 유산이 파괴 됐는데 백제 문화 전문가가 고치는 그런 상황인 것 같은데 잘 생각해서 복구하면 좋겠다.
사원의 다른 곳에 가면 불교에 이름 있는 스님이나 신의 동상이 한켠에 있는데 탄 프라 마하 칸자나라는 스님은 부처의 반열에 오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잘생겨서 다들 부처로 오해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러저러한 문제가 생겨 자신의 외모가 아닌 내면을 바라봐 주기를 바라면서 뚱뚱이 못난이로 변신했다는데
그 모습은...
짠~ 내가 보기에는 완전 귀엽고 후덕한 배불뚝이 스님인데... 내가 곧있음 저리 될 것 같소만...
왓 쩨디 루앙은 치앙마이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원인다. 이유는 사오 인타킨(Sao Inthakin)이란 도시의 기둥이 소장되어 있기 때문인데 이게 뭔지 모르고 가서 사진도 없고 사람들이 어떤 나무에 계속 절하는 기억만 남아 있다..
치앙마이에서는 사오 인타킨 축제까지 열어서 치앙마이의 번영을 기도하는데 그 중요한 것을 놓치다니 정말 준비성 하나는 끝내주게 없다.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계속 머리 속을 돌고 있다.
참고한 블로그 : http://www.thailandsworld.com/ko/chiang-mai/chiang-mai-temples/wat-chedi-luang-chiang-mai/index.cf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