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숙소 옆 집 노부부 가게에서 아침을 해결했다. 할머니가 외국애가 연이틀 밥 먹으러 오는게 신기하셨는지 뭐라뭐라 말씀하시는데 태국어라 뭐라하시는지 도통 모르겠다... 그냥 "예~ 예~"하면서 웃고 대충 시켰는데 그냥 척봐도 고추가 들어갔다. 보기에도 맵고 냄새도 매웠는데 맛은 불을 뿜게 매웠다. 고추 빼내고 양파랑 고기만 살살 건져내서 먹었는데도 죽을 맛이다. 아무래도 아까 뭐라뭐라 하신게 매운데 괜찮냐고 하신걸지도 모르겠다.
커피숍에서 오늘은 어디를 갈까 루트를 짜다보니 옆에서 결혼 사진을 찍고 있다. 태국 사람인지 중국 사람인지는 모르겠는데 이른 아침부터 사진사 세 명을 데리고 열심히 찍고 있었다. 치앙마이가 외국인들에게도 관광지이지만 태국 사람들에게도 관광라고 얼핏 들은 것 같다. 이 커플이 사진사들의 사진 세례를 받으며 행진을 하는 동안 길 양 쪽에 있던 사람들은 사진을 찍거나 휘파람을 불면서 축하해줬다. 아침부터 치앙마이 길 한복판이 사람들의 웃음으로 가득하다.그래.. 딴건 모르겠고 저 때 제일 생각난게 부러웠던거다. 부러워 하면서 오늘의 목적지 왓 쩨디 루앙으로!
내 오토바이인줄 알고 진짜 깜짝 놀랐다!!! 자물쇠는 주인꺼다.
바로 여기가 치앙마이서 유명한 사원 중 하나인 왓 쩨디 루앙..................인줄 알았지만 그 사원 옆인 왓 판따오이다. 사실 들어갈 때까지도 몰랐고 들어갔는데 사원이 생각보다 작은데다 책에 쓰인 엄청 큰 탑이 하도 안보여서 두바퀴를 돌고 나서야 그 옆에 있는 사원이란걸 알았다.
그렇다고 이 사원이 무시하고 지나갈 사원은 아닌데 그 이유가 바로 저 위 사진에 찍힌 목조건물 때문이다. 예전에는 왕실로 사용되었다고 하는 법당인데 지붕을 보면 알겠지만 왓 프라씽의 위한 라이 캄과 같은 란나 건축으로 지어졌다. 법당은 많지만 란나왕국 때 왕실로 사용되던 건물은 이거 하나라고 하니 의미가 있는 건축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란나 건축물이 마음에 들어서 꽤 둘러보고 갔다. (정작 저 왕실 건물은 밖에 나와야 잘보인다)
이 사원에는 특이하게 대나무로 만든 탑이 많았다. 그리고 이 탑이 조금 커서 이게 쩨디 루앙인가 한참 봤다.
아마 여기 들어오는 사람 대부분이 그냥 뭐가 있길래 들어온 사람과 나처럼 잘못알고 찾아온 사람이 대부분일텐데 들어가면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 말도 별로 없이 한 바퀴 돌고 나오게 된다. 그리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곳이 학교라고 한다. 그래서 더욱 조용하고 느리게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실수였지만 꽤 괜찮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