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와서 가장 하기 힘든 것 중 딱 하나를 고르라면 와이파이 연결하는 것이다. 핸드폰을 잃어버린 상태라 누구와 연락하려면 페이스북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그러다보니 맥북에어를 들고 다니면서 스타벅스에서 폼나게 엄청 비싼 커피 마시면서 150바트짜리 와이파이를 사는 멍청한 짓을 계속 할 수 밖에 없다.
스타벅스를 가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거기엔 한국 사람, 특히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 항상 꼭 있다. 저녁먹고 싶은데 혼자 먹긴 싫고 일행을 구하고는 싶은데 영어는 하기 싫을 때 스타벅스 가면 모든게 해결된다. 이번에도 역시나 해결. 이번에 만난 분은 내가 가지지 못한 길찾는 능력도 가지고 계시다. 어떻게 한 번에 헤매지도 않고 가시지? 진짜 대단하다.
그렇게 둘이 간 곳은 '팁 사마이'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태국서 가장 맛있는 팟타이 집이라고 쓰여있다. 대부분의 가이드북에 쓰인 가게들이 돈 받고 써주는지 정말 맛있거나 진짜 맛없거나 둘 중 하나라 조금 걱정했다. 하지만 정말 유명한 집인지 줄 서서 기다린 시간만 20분정도 된다. 겉보기엔 음식점이 아니라 공장처럼 각자 맡은 일만 한다는 것 말고는 특별히 특이한 것은 없어보인다. 진짜 맛있을까?
일단, 태국와서 본 메뉴판 중에 가장 영어가 많은 친절한 메뉴다.
이 안에만 적어도 5개국 이상의 사람들이 앉은듯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네 나라 관광책자를 들고 있는 것을 보면 한국 관광책에만 소개된 곳은 아닌 것 같다. '전 세계 관광책 출판사가 사랑하는 팁 사마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이름이랑 사진보고 골랐는데 길에서 먹던 것보다 고급스러워 보이고 식당 안에서 먹으니 깔끔한 기분이 든다.
먹는 법도 메뉴에 나와 있는데 먹는 법은 팟타이가 나오면 같이 나오는 숙주나 기타 야채를 알맞게 넣어서 버무려 흡입한다. 나중에 태국 친구들한테 배운 방법은 숙주와 야채라긴 뭐하지만 바나난 꽃 그리고 소스와 라임을 넣어 먹는다.
그리고 시식.
조심스러운 성격인지라 왠만해서 극찬하는 성격이 아닌데 정말 내가 지금까지 먹은 팟타이는 그냥 라면만도 못한 것들로 취급할 수 있는 클래스가 다른 맛이다. '내가 왜 이걸 이제와서 먹었을까? 그 수 많은 식사시간에 난 도대체 뭘 한걸까?'하며 자책과 반성을 하면서 팟타이를 먹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말 맛있다!!! 이건 꼭 먹어야한다!! 가격도 기억이 안나지만 만만하게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아무리 가격이 올라 비싸져도 먹어야 한다. 심지어, 너무 맛있어서 음식 사진이 꼴랑 두 장이다.
이 아저씨 만족스런 표정은 먹고나오면 자동적으로 생긴다.
카오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기 때문에 걸어가도 된다. 잘 모르겠다면 툭툭 타고 편히 가도 기본요금 나온다. 개인적으로 두 세명이 짝을 지어 툭툭 타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의심하지말고 그냥 가서 먹길 바란다. 기대하고 가서 기대만큼 맛있는 몇 안되는 맛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