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서 만났던 께와 꿍과 연락이 되어 밤에 만나기로 했다. 둘만 오는 줄 알았는데 친구 한 명 더 데리고 나왔다. 이름이 '렉' 이고 꿍과 마찮가지로 중국계통의 태국인이다.
태국 사람들 이름은 부르기 힘들고 또 길어서 다들 한 글자 내지 두 글자로 줄여서 부른다. 아니 정확히 줄인다기 보다 의미있는 짧은 단어를 쓰는데 우리로 따지면 사람 이름으로 "용, 꽃, 말" 이렇게 부른다. 뭐 한국 사람들 이름도 한문 풀면 다들 '바른 사람' 이라던가 '가장 착한' 같은 의미여서 특별할건 없지만 왜인지 우리 보다 더 심플하면서 갸우뚱하게 만든다.
넷이 모여서 저녁을 먹으러 가는데 가면서 계속
"태국서 제일 맛있는 팟타이 집",
"한국서 절대 먹을 수 없는 팟타이 집"
이라면서 계속 자랑을 하며 갔다. 왠지 이거 필이 딱 오는게...
'설마 팁 사마이 가는건가?'
라고 묻기도 전에 팁 사마이 도착.
역시나 10분 정도 기다리고 친구들이 다 주문을 시켜주고 이제 팟타이 먹으려는데 다들 어제 넣지 않은 소스랑 이상한 꽃이랑 숙주를 왕창 넣어 먹는다. 저러면 뭔가 더 맛있나해서 똑같이 넣어 먹었더니 어제보다 더 맛있다! 어제가 외국인 버전이라면 오늘은 진짜 태국버전의 팁 사마이 팟타이를 먹는 기분이다. 팟타이 면만 먹으면 중반 이후부터는 조금씩 질리는데 숙주가 씹는 맛을 주고 달짝지근한 소스가 먹는 도중 다른 맛을 더 내줬다. 하지만 이상한 꽃은... 바나나 꽃이라는데 이건 나랑 안맞아서 두 개 먹고 안먹었다.
우리나라에서 삼겹살 먹을 때 외국인들은 고기만 먹어서 조금 먹기 힘들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중에 상추랑 쌈싸먹기를 알려주면 그 집 삼겹살을 다 먹을 기세로 먹었던 기억이 있다. 역시 현지 음식은 현지인 통해서 배워야 한다. 밥 다 먹고 소화도 시킬 겸 산책을 했다. 산책이라기 보다 꿍의 차를 타고 가다 태국친구들이 내가 안가봤을 것 같은 곳에 가서 한 바퀴돌고 다시 차타고 이동하는 관광 코스 같았다. 일단 처음 간 곳은 Giant Swing (Thai: เสาชิงช้า, Sao Ching Cha)이다.
우리나라에서 단오날 그네 타는 것처럼 기념하는 날에 탔던 것으로 생각되어지는 그네인데 이런 것들 보면 아시아권 문화는 서로 비슷한게 참 많다고 느껴진다. 그나저나 저 위에 끈을 걸고 그네를 탔다는 이야기인데.. 저 위에 그네를 누가 걸었을지 참 궁금하다. 게다가 위키피디아 보면 사고가 생겨서 그네타기가 중단 되었다는데 그게 더 무섭다..
(위키피디아)
그 다음 차를 타고 간 곳이 프라수멘 요새 (Phra Sumen Port). 앞에 적힌 글을 읽어보니 별로 대단한 것같지 않은데다 새로 지은 거라고 한다. 하지만 요새를 둘러싼 공원이 정말 잘되어있고 밤에 불빛에 비춰진 모습은 꽤나 멋지다.
유럽의 성이라고 해도 믿을만 하다
강 옆에 공원이 잘 되어 있어 짧게 걷기에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