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매다가 밤 늦게 도착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길에서 만난 한국에 빠져있는 미인 덕분에 쉽게 빨리 호텔에 도착해서 짐을 풀었다. 비오는 날에 빈에서부터 쉬지도 않고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고 도착을 했더니 진이 빠졌다. 호텔에서 1시간을 뻗어 기절하고 나서야 배가 고파져 주섬주섬 챙겨입고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고생고생해서 어렵사리 슬로바키아에 도착했는데 햄버거 같은 것 말고 전통 슬로바키아 음식을 먹고 싶었다. 하다못해 햄버거를 먹더라도 슬로바키아 브랜드 햄버거를 먹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햄버거 가게 찾는게 더 어려웠다. (피자는 찾았음) 호텔리어에게 물어보니 바로 옆에 슬로바키아 전통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이 있으니 가보라고 친절히 지도에 표시까지 해주며 추천해 줘서 바로 이동했다. 호텔리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슬로바키아 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는다.오면서 만났던 여자도 그렇고 동양인에 대한 차별보다 호기심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표본이 너무 적기 때문에 정확하다고는 말 못하지만 적어도 내가 본 슬로바키아는 오스트리아보다 훨씬 인간미를 느낄 수 있다.
크라운 호텔에 묵었는데 호텔을 나와서 좌측으로 호텔을 끼고 돌아 조금 가면 오른쪽에 Bratislavský Meštiansky Pivovar라는 가게가 나온다. 별로 맛있을거라 기대도 안한데다 이 때 밖으로 나온 것은 정말 배가 고파서이지 너무 피곤해서 그 어떤 의욕도 없이 나왔기 때문에 사진기도 챙기지 않았다. 덕분에 레스토랑 사진이 하나도 없다. (뒤늦게 음식을 주문하면서 아이폰으로 조금 찍은게 전부다)
그래서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사진을 퍼온 것으로 위치와 외관사진은 떼우겠다.
출처 : www.nelso.com
Since가 1752년인 가게인데 우리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역사다. 오래된 국밥집도 끽해봐야 50년 80년인데 약 300년된 집이라니. 게다가 맥주대회에서 우승까지 차지한 꽤나 실력 좋은 브루어리다. 슬로바키아 전통 음식을 먹으러 왔는데 음식보다 맥주가 더 기대되기 시작한다.
메뉴는 위와 같으니 읽을 수 있으면 한 번 읽어보시고.
저녁이니 기분 전환겸 슬로바키아 라거를 하나 시키고 (12도나 한다) 난 무난하게 Potato Dumplings with smoked meat, 알감자랑 훈제고기를 시켰다.
이것이 바로 맥주대회에서 우승한 브라티슬라바 맥주!!
누가 체코나 독일가서 맥주 마시면 한국와서 맥주 못 마신다고 했는데 난 이제 이해할 수 있다. 정말정말 맛있다!! 슬로바키아 레스토랑들도 각 가게에서 직접 맥주를 만드는 브루어리들이다. 그리고 가장 깜짝놀랄만한 이야기는 바로 이 드래프트가 단 돈 4000원!!! 우리나라 호프집서 파는 맥주는 사기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생긴건 좀 별로이지만 맛있게 거의 먹은 알감자 훈제고기. 슬로바키아 전통음식이라고 한다.
사실 너무 힘든 상태라서 맛은 잘 모르겠다. 조금 짠 맛이 강해서 맥주를 많이 먹게되어 밥보다는 안주라고 생각된다. 안주로든 밥으로든 양이 많고 가격도 만원이 안되서 거의 사기에 가깝다. 한국이라면 이 음식에 세 명이 수다 떨며 맥주를 두 잔 씩 먹고도 남는다. 물론 여기 슬로바키아에서 파는 맥주로 그렇게 먹었다면 집까지 기어갔겠지만.
저 위에 양젖치즈도 전통음식인데 음... 저건 좀 먹기 힘들다.
가격도 한국에 비해 너무 저렴한데 맥주는 조금 더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다. 하지만 높은 도수로 인해서 절반 먹고 세상이 돌기 시작해서 한 잔으로 끝낼 수 밖에 없었던게 아쉽다.
브라티슬라바에서 꼭 들려야 하는 레스토랑 중 하나다.꼴랑 한 군데 가놓고 이런다
물론 너무 피곤해서 맛있게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분위기라던가 이국적인 음식때문에 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