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에서의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짧은 관광을 마치고 브라티슬라바행 기차에 탔다. 동유럽에 대해 일찍이 들은 것이 별로 없어서 교통시설이 별로 일 것이라고 예상을 했는데 생각보다 꽤 쾌적한 실내이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반대쪽 의자에 발 뻗고 편히 갈 수 있었다. 전체적인 느낌은 우리나라 고속버스 + 새마을의 느낌이다.
브라티슬라바에 내리자 마자 다시 긴장모드에 돌입하여 우리가 가야하는 호텔에 가는 법을 고민하고 있는 중에 한 아가씨가 우리를 보더니 "May I help you?"라고 물어보았다. 본능적으로 '이건 뭐지? 말로만 듣던 유럽의 사기꾼인가' 하면서도 '미인이 도와주는데 어찌 거절하겠나'라는 생각이 들어 "YES!"를 크게 외쳤다. 가야하는 호텔을 알려주니깐 버스 정류장이랑 가는 법을 알려주는데 중간중간 어설프지만 한국말로 알려준다.
"어디서 왔어요?"라던지 "저기" "여기" 하면서 한국말로 버스정류장을 안내해 준다. 동유럽 미인이 한국이 아니라 그것도 자기네 나라, 슬로바키아에서 한국말을 띄엄띄엄이지만 할 줄 안다는 것 자체가 너무 놀랍다. 게다가 나중에 어려운 점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아이디를 알려주는데 페이스북도 아니고 카카오톡 아이디를 알려준다. 슬로바키아에서 카톡이라니...
한국을 좋아해서 굳이 빈에 있는 한인교회까지 간다는 친절하고 호기심 엄청 많은 동유럽 미인이 표 뽑는 법도 알려주고 몇 번 버스를 어느 정류장에서 타야하는지도 알려줘서 편하게 숙소까지 도착 할 수 있었다.
이 동네 왠지 기대된다!!
정말 미인이었지만 비오고 정신없는 관계로 뒷통수만.
이젠 이렇게 썰렁한 유럽의 주말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서울에서는 유물이 된 전차. 오스트리아에서 본 전차는 지하철의 느낌이었지만 슬로바키아는 진짜 옛날 전차같다. 동네가 한적하고 시골느낌이 드는 것도 한 몫한다.
브라티슬라바의 처음 느낌은 전체적으로 굉장히 차분하고 조용한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