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베데레 궁전, 클림트가 날 지옥으로 보낼 뻔했어-3월 25일 비엔나-Belvedere Palace in Vienna, Austria

벨베데레 궁전, 클림트가 날 지옥으로 보낼 뻔했어-3월 25일 비엔나-Belvedere Palace in Vienna, Austria

Foreign trip/14-Mar:Bratislava-Madrid (for business)

2014-06-07 03:05:20


오스트리아에 다시 도착하고 시계를 보니 시간이 넉넉하다. 흠.. 한 두 시간 정도 시간이 남으니 지하철 타러 가는 길에 있는 비엔나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벨베데레 궁전에 들르기로 했다. 그리고 이 선택은 내게 중세 유럽에 대한 엄청난 환상과 함께 현실에선 지옥으로 이끌었다.

브라티슬라바에서 브라티슬라바 성에 못 가고 멀리서만 지켜봤기 때문에 궁전이나 박물관을 꼭 한번 가고 싶었다. 처음 와 본 유럽이라 길에 늘어선 역사를 가지고 있는 듯한 오래된 건물이 신기해서 재밌었지만 그래도 유럽 건축의 꽃이자 유럽 여행하면 떠오르는 궁전(Palace)을 갈 수 있는데 그냥 지나치는 것은 유럽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혼자 합리화시키고 갔다. 게다가 벨베데레 궁전 옆에 있는 미술관에는 클림트의 "Kiss"가 있기 때문에 이건 어떻게 보더라도 꼭 가야 하는 곳이었다. 뭐... 결과부터 말하자면 시간이 없어서 클림트는커녕 궁전 안쪽도 못 보고 정원만 보고 왔다. (정원만 봤는데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건 함정)

벨베데레 궁전

문만 봐도 내가 유럽에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준다.

사진을 올리고 나서 보니 직접가서 봤을 때의 웅장함이 보이지 않는다. 정말 아쉽다.

벨베데레 궁전을 기준으로 앞, 뒤로 정원이 있는데 여기가 정문 쪽인지 후문 쪽인지는 몰라도 규모가 작다. (위키피디아를 보니 정문, 후문이 아니라 상부, 하부다.)

건물에 조각된 조각상 하나하나가 예술품이다. 이런 예술품을 그냥 이렇게 밖에 둬도 되나 싶을 정도로 웅장하고 아름답다.

재미있는 점은 깃발 관광이라 불리는 단체 관광이 많다는 점. 일반적으로 한국이나 중국, 일본처럼 동아시아권 사람들이 많이 하고 유럽사람들은 개인 배낭여행을 다닌다고 알려졌는데 벨베데레 궁전에 와보니 유럽인으로 짜인 단체 관광객이 다섯 여섯 정도 보인다. 그들도 똑같이 깃발 들고 여행한다는 사실이 왜 이리 재밌게 보이는지 모르겠다.

여기까지가 벨베데레의 메인 파트는 아니고 서브 파트 정도 되는 곳이다. 내가 본 건 정원이 전부라 이다음부터는 진짜 벨베데레 궁전의 멋진 정원 사진을 찍었다. 그 전에 그래도 위키피디아는 한 번 읽고 가야 하지 않을까?


벨베데레 궁전

벨베데레 궁전은 오스트리아의 궁전으로서 빈 남동쪽에 있는 바로크 양식 궁전이다.

왕가는 1697년 부지를 사들이고 사보이의 왕자 오이겐(Eugen von Savoyen)이 거대한 공원을 우선 조성하였다. 벨베데레 궁전은 도시 근교에서 왕족이 보낼 수 있는 대표적인 건물로 떠오르게 되었다. 1714년 건축이 시작되어 일단 틀을 닦고 정원도 만들게 되었다. 그 주변으로는 오랑제리와 그림을 전시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건축은 요한 루카스 폰 힐데브란트가 맡았으며 그는 지금까지도 오스트리아의 바로크 양식을 극대화한 거장으로 손꼽힌다. 그와 함께 베네치아 출신의 조각가 죠반니 스타네티가 함께 하였다. 하부 벨베데레 궁전의 건설은 1716년 완공되었으며 천정은 마르니코 알트몬테라는 화가가 완성하였다.

서쪽에는 정교한 그로테스크 양식을 가미한 공간이 나타나며 침소로 쓰인 곳이다.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회화 전시실도 있는데 그곳의 장칙은 도메니코 파로디(Domenico Parodi)가 맡았다. 내부의 또다른 화강암으로 된 방은 1720년부터 지아코모 델 포라는 사람이 천정 색채 작업을 하였다. 동쪽으로는 전체 응접실과 식사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1720-1723년에 걸쳐 상부 벨베데레가 완공되었는데 원래는 중앙 정원으로 하여금 궁전의 축을 잡고자 하려는 의도에서 시도된 것이었다. 궁전은 1752년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에게 팔렸고 그녀가 최초로 이곳을 벨베데레라 명하였다. 합스부르크 가 하에 궁전은 더욱 더 명성을 다지게 되었다. 1775년 이후 벨베데레 궁전은 황실 회화 전시장으로 쓰였으며 하부 벨베데레 궁전으로 다른 궁전의 그림을 이전해오기도 하였다. 가장 마지막에 머물었던 사람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였던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이다.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오스트리아 갤러리 박물관이 벨베데레 궁전으로 정해졌다. 2차 대전 중 많은 피해를 입어 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현재 외부 개보수 작업에 착수하고 있으며 주로 정원을 다시 꾸미는 일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8년에 완공을 했다.

http://ko.wikipedia.org/wiki/벨베데레_궁전


아쉽게도 겨울이라 꽃이 피지 않았다. 하지만 봄이 되어 꽃이 피면 환상적일 것이란 건 보지 않아도 추측할 수 있다.

반질반질하고 새까만 걸 보면 어딜 만져야 할지 알 수 있다. 국적과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 한 번씩 헤벌쭉하면서 쓱쓱 만진다. 물론 나도... 사진도 찍었지만 부끄러워 올리지는 못하겠다.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아니면 비수기라 그런지 한적함이 느껴진다. 동시에 유럽에서만 느껴지는 특유의 여유로움도 한껏 느낄 수 있다.

정원을 보기에 가장 좋다는 곳을 지나가던 할머니께서 알려주셨는데 사진을 찍지 못헀다. 걷고나서 찍어야 한다는 걸 생각했다. 오스트리아의 시내, 그중에서도 슈테판 대성당과 정원이 한 프레임에 들어오는 좋은 뷰였는데 아쉽다.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여행 가선 할머니 할아버지 말을 잘 들으면 좋은 것을 얻을 수 있다.

궁전 옆에 있는 클림트 작품이 있는 미술관에 갔는데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정원이 너무 아름답고 크다 보니 느긋하게 걸어온 것이 실수였다. 매표소 앞에서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15분 동안 볼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결국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너무 아쉬워서 '보러 왔으나 그냥 간다'는 증거로 모작을 찍었다.

이때는 흥분해서 판단력이 흐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클림트가 날 지옥으로 보내려고 유혹했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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