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놓치다-3월 25일 비엔나-Lost the airplane in Vienna, Austria

비행기를 놓치다-3월 25일 비엔나-Lost the airplane in Vienna, Austria

Foreign trip/14-Mar:Bratislava-Madrid (for business)

2014-06-16 01:06:59


갈팡질팡하던 마음을 붙잡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아직은 시간이 넉넉하기 때문에 비엔나의 퀘퀘한 향도 맡으며 걸었다.

지도를 펴들고 지하철역을 자신있게 찾아갔다. 그리고 지도에 찍힌 위치에 도착했다. 그리고 분명히 지도상에 있어야 할 역이 보이지 않는다. 역 간판 대신에 공사판이 나오더니 사진처럼 역이 있어야 할 곳에 건물이 떡하니 있다. 이 사거리를 계속 돌고 돌면서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내 등에 식은땀은 복날 개 마냥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정말 우연치않게 커피샵 바로 옆에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발견, 설마하는 심정으로 들어갔더니 비엔 미떼역 나온다.

망했다.

내 신세가 저 강아지랑 별 다를게 없다.

원래대로면 공항가는 기차를 탔어야 했지만 한 번 놓쳤더니 다음 열차가 30분 가량 뒤에 온단다. 당연히 공항에는 이륙 시각 30분 전에 도착. 한국이라면 30분 전에 다급하게 말하면 티켓팅해주고 경찰이 붙어서

"뒤쳐지지 말고 오십시오!!"

라고 멋들어지게 말하면서 어떻게든 태웠겠지만... 여긴 유럽. 그것도 법이나 룰과 관련해서 개껌만큼 딱딱하다는 독일 옆에 붙은 오스트리아다. 근심 가득한 얼굴로 티켓팅 하는 곳에 갔더니 티켓팅은 이미 마감이고 항공사 직원은 3개의 엄청 비싼 티켓을 옵션으로 알려주면서

"내가 해줄 수 있는건 여기까지야"

하고 휙~ 돌아서서는 지들끼리 잡담한다. 와... 진짜 서비스 정신은 어디다 팔았는지 하다못해 고민하는 척이라도 좀 해줘야하는거 아니냐?

거의 혼이 나간 상태에서 해결책이 뭐가 있을지 머리를 최대한 굴려봤다. '차를 렌트해서 밤새도록 달려서 스페인으로 갈까?' '오스트리아 놈이 말한 +100만원 티켓을 사야하나?' 어떡해야할지 고민하다가 티켓을 구매했던 한국 여행사에 요청하니 (밤 12시였을텐데!!)엄청 상냥하게 30만원 더 내면 프랑스를 경유해서 갈 수 있다고 하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다.

한국에 있으면서 서비스는 일본이 좋으니 우리가 배워야 한다고 말했지만, 전 세계로 따지면 우리나라 서비스업계는 탑 클래스에 들어간다고 본다. (물론 몇몇 양아치들이 다 말아먹는다) 특히나 항공과 같이 고급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서비스 품질은 내가 봤을 때 돈 많이 줘야한다고 느껴질 정도로 좋다.

어찌저찌 급한 불을 끄면서 나갔던 혼을 주섬주섬 챙기고 공항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예쁜 에어 오스트리아 스튜어디스들(유니폼이 빨간색인데 굉장히 예쁘다) 이 먹길래 따라 먹은 밥. 그냥 그렇다. 오스트리아에서 두 끼나 먹었는데 전부 별로다.

좀 쉬고 정신 차린 후 예정에도 없던 파리 샤를 드골 공항으로 출발.


#벨베데레에서 #내 뼈를 묻을 뻔했다 #오스트리아 인상 별로야 #슬로바키아가 훨씬 상냥하고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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