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본 출장을 가기 전에 핸드폰으로 환전을 했다. 이 때 큰 실수를 했는데 나의 특유의 덜렁거리는 성격으로인해 20만원을 환전해야 했는데 20만엔을 환전해서 갑자기 200만원이 엔으로 바뀌어버렸다. 은행 직원에게 물어봐도 "그런 분들이 가끔 계시기는 한데 도와드릴 방법이 없어요"라며 '너 어쩌냐...'란 눈빛으로 위로를 건넨다. 이 일로 인해서 내가 오늘, 돌아가는 날, 이틀간 밤새다시피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친놈마냥 마트를 알려달라고 한 뒤 이것저것 산 이유다.
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해서 부랴부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일본에서 뭐 사갈 것 없냐고 하던 찰라 친구가 정 그렇다면 맥북이 필요하다니 하나 사오라고 주문했다. 엔화가 엄청나게 떨어지면서 일본에서 맥북 사는게 한국보다 훨씬 싸다는 정보도 확인하고 실수로 만든 엔화를 소진하기 위해서 우리나라 하이마트격인 라비(LABI)로 갔다.
이번 포스트에 나오는 라비는 오이마치 역에 있는 라비다. 도쿄 출장지에서 지하철로 단 한 정거장이어서 쉽게 다녀올 수 있었다.
그리 정확하다는 일본의 지하철 도착 시각. 진짜인지 확인해봤다.
진짜 16분 딱!!! 되니깐 지하철이 들어온다. (아 물론 한 10초인가 늦었음)
태풍 너구리로 인해 일찍 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못돌아오는 줄 알고 걱정했는데... 진짜 천만다행으로 비행기가 떴다.
도착하면 파란색의 전자관 분홍색의 생활관이 보인다. 내가 사야할 건 맥북. 고로 파란색 전자관으로 향했다.
오이마치 역에 내려서 바로 나타날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라~비~?" 라고 물어보면 척하고 알아채고 길을 알려준다. 라비가 우리나라 용산 아이파크나 코엑스 정도의 크기라서 이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거의 다 안다고봐도 된다. 말 걸기가 좀 싫다면 그냥 사람들 따라 가면 된다. 많은 사람들이 몰에 가기때문에 눈으로 대충 큰 사람 무리를 뒤따라 가도 도착 가능하다.
4층인가에 위치한 맥북매장.(정확한 층은 기억나지 않는다) 약간 싸보인다.
직원한테 물어보면서 친구한테 가격 알려주려고 찍은 두 장의 사진만 봐서는 조금싸다.. 정도? 생각보다 할인이 별로 없어서 실망하고 있었는데 직원의 활짝 웃으면서 하는 한 마디.
"이 가격에 외국인은 더 할인 됩니다!"
한국보다 일본이 맥 가격이 싼데 거기에 세금까지 돌려받으니 15%는 싸지는 효과!! 단점이라면 일본어 자판만 파는데 이건 한국어로 된 키보드 스킨을 쓰던가 (맥은 알다시피 시스템에서 모든 언어 설정 가능) 아니면 CEO버전으로 모두 주문한 뒤 가져가면 된다 (하지만 사실 이건 일본에 아는 사람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본다)
야마다 상사? 에서 운영하는 라비라 모두들 저 파란 조끼 입고 근무한다.
여기와서 놀란 것은 일본 사람들이 대부분 영어를 잘 못하기 때문에 당연히 여기 종업원들도 영어 잘 못할 줄 알았는데 내가 영어가 더 딸리는 상황 발생했다. 맥북 스펙이라던지 가격이라던지 전부 영어로 설명해 주고 거기에 일본 특유의 상냥함으로 구매에 전혀 문제 없다.
여권번호 적어야 하기에 반드시 여권들고 가야한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물건 사고 나왔더니 하늘이 심상치가 않다.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정말 바람이 쎄게 불어서 날아간다는 말이 뭔지 실감할 정도다. 물론 일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다닌다.
이제 돌아가기 위해 다시 린카이 라인의 오이마치 역으로 이동.
부랴부랴 돌아오니 여기 직원분께서 이 이상한 콜라를 사주신다 -_- 와.. 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이상한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