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정신없이 호텔로 가서 맡겼던 짐을 찾고 바로 나고야 역으로 향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어제 나고야 역에서 밥집 찾는라 한참을 헤맨게 도움이 되서 JR라인 찾아 가는데 단 한 번만에 찾았다. 어제 그 개고생한게 그나마 이렇게라도 돌아오는구나.
나고야 역에 들어서서 'JR Line Tickets'표지판만 따라 가면 되는거라 사실 어렵지 않다.
표는 여기에서 판다.
문제는 표 사기인데... 과연 게로로 가는 가장 빠른 열차인 뮤를 탈 수 있을까?
내 생명의 은인
진짜 다행스럽게 위에 엄숙하게 아래를 보는 직원이 영어도 잘하고 친절해서 엄청 쉽게 표를 샀다. 게다가 어디서 타야하는지 게이트도 알려줘서 여유가 좀 생겼다.
오기 전에 나고야에서 게로로 가는 기차는 여러가지가 있다고 들었다. 전망이 좋다는 와이드뷰 히다 5호도 있고 그보다 가격이 싼 기차들도 종류가 많으니 가격에 따라 구매를 하라는 조사까지는 했다. 하지만 시간을 넉넉하게 뒀다가는 게로에 언제 도착할지 몰라서 가장 빨리 출발하는 표를 샀다. 그래도 넉넉히 30분 조금 안되게 남아서 긴장이 탁! 하고 풀렸다. 휴우~
아.. 마음이 좀 편해졌겠다 이제 점심 먹으러 가야겠다.
점심은 8대 명물(나고야 메시) 중에 하나인 야바톤(된장돈까스)으로 정했다. 고등학교 때 맨날 먹던 돈까스이지만 나고야만의 미소 된장 소스 돈까스 (미소카츠)를 먹기 위해 나고야역에 있는 백화점 꼭대기로 갔다.
그. 런. 데.
무려 15분이나 기다려야 한단다. 먹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기차를 절대 못타는 웨이팅이다. 어쩌지 어쩌지 하다 결국은 포기... 아니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이 많은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는거지? 저렇게 긴 줄에 줄 정리하는 백화점 직원까지 보니깐 더 먹고 싶어진다. 다른 곳은 텅텅 비었는데 여기만 이렇게 바글바글하다니. 여행 와서 처음으로 쓴 맛을 봤다.
그래도 밥은 먹어야 하기에 기차에서 먹을 도시락을 백화점 지하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그래 원래 기차 여행은 도시락이지. 까짓거 비슷한 도시락 사서 더 맛있겠 먹자.
이번에도 그. 런. 데.
도시락의 퀄리티가 장난이 아니다. 솔직히 삼각김밥정도를 생각하고 왔는데 이런 도시락을 왜 파는지 신기할 정도로 잘되어 있다. 내가 잠시 도시락의 원조가 일본인 것을 잊고 있었다. 이건 도시락이 아니라 무슨 정식 코스를 한 바구니에 담았다. 가격도 일본 물가 생각해서 2-3천엔 할 것 처럼 생겼는데 천엔이 제일 비싸다.
딴건 몰라도 일본서 기차타면 도시락이 진리다 진리.
백화점 지하에서 도시락을 팔기도 하지만 기차역 안에도 같은 퀄리티의 도시락을 판다. 기차여행은 계란에 김밥이 정석이지만 이건 정말 너무 맛있게 생겼다.
시간이 다되서 급하다고 했더니 말도 없이 그냥 거침없이 들어가신다.
표 살 때 알려준 11번 게이트로 이동해서
시간이 되니 우리가 타고 갈 히다 기차가 도착했다. 이 기차 맞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어서 지나가는 사람마다 물어봤다. 개인적으로 교통수단 중에서는 기차가 가장 어렵다.
우아하게 빛을 받으며 입장.
기차 실내는 이렇다. 창문이 한국에 비해 좀 넓은 느낌이다. 그리고 기모노를 입은 할머니도 계셔서 우리나라 기차같으면서도 뭔가 다른 느낌이 있다.
기차 출발하자마자 도시락 오픈!
이건 김쉐프님 도시락
도시락 맛을 표현하자면
"생긴거에 완전 속았다"
라고 표현하고 싶다...
일단 도시락이라 그런지 모든 음식이 짜다. 그리고 막상 입으로 들어오면 눈에 보이는 것과 다른 식감과 맛을 준다. 배가 너무 고파서 다 먹긴 했지만 눈에 보이는 것과는 정말 너무 달랐다. 이렇게 되니 야바톤에서 미소카츠가 눈 앞에서 다시 어른거린다...
밥 먹다가 정신차려보니 기차가 뒤로 간다. 분명 시작은 앞으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뒤로 간다. 이게 뭔 일인가 두리번 거리다 인터넷으로 경로를 보고 알았다. 기후에 들렸다가 게로로 향하는데 기후가 게로의 반대편에 있다. 이럴 경우 굳이 기차를 돌리지 않고 그냥 뒤로 기후까지 가버린 다음에 정상적으로 운행을 한다. 별거 아닌데 막상 기차 안에 있다 보니 이건 뭔가 싶었다.
기후. 대망에서 이 기후성이 초반 주요 무대라 해도 될 정도로 중요한 곳이다. 그 곳을 이렇게라도 보다니 다행이다.
게로로 가는 길. 대부분의 기찻길보다 조금 더 멋진 풍경을 중간중간에 보여준다. 거기다가 알아 들을 수는 없지만 역무원의 설명도 곁들여 줘서 사람들이 일제히 한 쪽 창문을 보면서 관광을 같이 하면서 간다. 그렇게 약 두 시간을 달리고 난 뒤,
온천의 도시 게로에 도착!
기모노 할머니 목적지도 게로였다. 기모노도 블링블링하신게 어디 료칸 주인이신 것 같다.
오전부터 정신없이 다녔더니 몸과 정신이 모두 나가려고 한다. 얼른 빨리 온천에 몸 좀 담구고싶다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