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서 줄곧 식물원이라 생각하고 걸었는데 식물원 입구가 나온다. 그럼 여지껏 걸은 건 뭐였지... 분명 지도에는 식물원이라고 했는데.. 여기 시드니에 와서 느낀 것중 하나라면 다른 것은 몰라도 공원 하나 만큼은 크고 잘 정비되어 있고 누구나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공원에 어울리게 동물들이 자유롭게 다닌다. 여기까지는 참 낭만적인 이야기인데 약간의 리얼리티를 덧붙이자면 그 덕에 몇 일 지내지도 않았는데 몸매가 좋으신 쥐도 몇 마리 봤다. 그래도 쥐 없는 자연이 배제된 도시보다 가끔 쥐도 볼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도시가 마음에 든다.
식물원으로 들어가는 문. 즉, 이제부터가 식물원이다.
입구에서 조금만 가면 보이는 레비 분수대이다. 영어로 Drinking Fountain, 한국어로 마실 수 있는 분수대이다. 1889년에 세운 상이라고 하니 정말 오래된 것이긴 하다. 하지만, 오래된 것외에는 역사적인 의미가 별로 없어서 오히려 조금 실망한 예쁜 분수대이다.
이제 14분만 가면 된다.
'다니엘 솔란더'가 동호주를 돌며 모은 식물들로 식물원이 꾸며져 있다.
할머니들께서 옹기종기 모여 사진 찍는 모습이 너무 재밌다.
이 아래부터는 꽃들의 향연
응? Ginger? 이게 생강이라고??
이 나무를 돌면서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뤄진단다. 소원은 뻔한 것이었지만 누가 알면 이뤄지지 않을 수 있으니깐 비밀이다.
동호회같아 보이는데 연령대 젋은 사람부터 노인까지 넓고 성별도 다르지만 집중해서 그림을 그리는 열정은 모두에게 볼 수 있다.
식물원을 전부 본 것은 아니고 오페라 하우스로 가는 길 하나만 간 것이지만 그 짧은 길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공원에서 여유롭게 모여 음식을 먹으면서 수다를 떨거나 자기 취미를 즐긴다던가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서울에는 한강이 이런 역할을 하지만 인구대비 너무 좁은 것이 사실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자연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이 부럽다. 물론 시드니도 부동산 거품이 장난이 아니라서 집 값이 서울보다 높다고 한다. 뭐 지금 어디서 살지에 대한 고민을 할 것은 아니니 다시 보기 힘든 이런 풍경이나 즐겨야겠다.
정말 넓긴 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