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출장은 인연에 대해 공부를 하란 의미인지 은인과 새로운 사람들에 이어 대학 친구까지 만난다. 물론 이전 만남과는 다르게 이번 케이스는 출발 전부터 연락해서 약속을 미리 잡았다. 내 친구로 말할 것 같으면 혼자 워킹홀리데이를 통해서 시드니에 와서 산전수전 다 겪으며 석사까지 마치고 시드니에서 IT관련 일까지 구한 용완이다. 5년만에 이 정도의 터를 혼자 닦았다는 것만 봐도 내 친구지만 참 나랑 다른 성격이다. 하긴 대학 때도 키 작은 것만 빼면 목소리나 근육이나 완전 아저씨였으니깐 고음으로 충만한 나랑은 진짜 하나도 닮은게 없다. 지금도 아저씨같을지 궁금하던 찰라 만나기로한 약속 장소에 10년 전이랑 똑같이 (피부도 똑같이) 생긴 시드니 아저씨가 나왔다.
페도라인지 삿갓인지 알 수 없는 모자를 쓰고 나온 용완이가 추천한 여행 코스는 '홉 온 홉 오프'('폴짝 뛰어 올르고 폴짝 뛰어 내린다'는 뜻인데 관광 버스 이름 하나는 정말 잘 지었다.)란 전 세계에 깔려 있는 도시 관광 투어 버스를 타고 시드니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이다. 일단 한 바퀴 돌아봐야 어디를 가고 싶은지 견적도 나온다며 추천한 버스코스는 시드니 중심부에서 본다이 비치까지 가는 코스이다. 이 버스를 타면서 'A'와 'J'와는 아쉽게 작별인사를 했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니깐 어디선가는 다시 보겠지라는 생각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왠지 또 볼 것 같은 사람들이다.
홉 온(Hop on)하여 시드니 버스 투어 시작
2층 버스라서 밖에 잘 보인다.
퀸 빅토리아 빌딩
빅토리아 빌딩 근처 공원에서 맥주 페스티벌이 펼쳐졌다. 관광버스 타고 부리나케 가봤지만 끝나서 아쉬웠다. 왜 맥주 페스티벌을 낮에 하냐고.
시드니는 알다시피 최대 규모의 항구도시라서 도시 안에 해군도 주둔해 있다.
엄청 유명한 '해리스 핫도그'. 일명 '마약 핫도그'이다. 먹어보고 싶었는데 결국 출장 끝까지 먹어보지 못했다.
요트 선착장.
세인트 메리 대성당. 낮에 봐도 참 예쁜 성당이다.
A와 J가 탄 버스. 이 사거리에서 갈라졌다.
한참을 달리더니 저 멀리 본다이 비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전부 다 사진기 들고 촬영에 임하는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본다이 비치
'홉 앤 홉 오프' 관광버스는 표를 사면 하루 종일 내렸다가 타는 것이 자유이다. 버스 자유이용권을 산 것과 같은데 가격이 약 3만원으로 상당히 비싸다는 점과 운행시간이 짧다는 단점 때문에 작정하고 돌아 볼 때에만 유용하다. 시드니에는 두 개의 관광노선이 있는데 시내만 집중적으로 도는 빨간 노선과 본다이 비치를 찍고 돌아오는 파란 노선이 있다.
서핑하기 좋은 곳답게 파도가 강하게 친다.
결국 못참고 내일 오전에 본다이 비치에서 서핑하기로 결정하고 옷 사러 립컬에 들렸다. 서핑 관련 브랜드의 대부분이 호주 브랜드인 것 답게 상당히 많은 종류의 옷과 장비를 판다.
돌아오는 길에 져물어가는 태양. 시드니 사람들은 우리와 다르게 멀리서 시티를 보는 것을 좋아해서 도심에서 약간 벗어난 지역의 집이 부유층이 사는 집이다.
시드니 요트 선착장.
버스를 타고 한 시간 반동안 도는 동안 느낀 것들은 1. 용완이가 심심했나보다. 쉬지않고 떠든다. 여기서 가이드해도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2. 멀리서 본 시드니 시티는 정말 멋지다. 괜히 비싼 집이 모인 곳이 아니다. 3. 요트가 정말 많이 정박해 있다. 우리와는 또 다른 문화다. 4. 가는 곳곳에 공원이 있다. 어디를 가든 나무를 못보는 곳이 없다. 5. 백인이건 흑인이건 동양인이건 여행오면 하는 짓은 다 똑같다.
두시간 내내 한국말로 떠드는 친구를 보니 타지 생활이 힘들긴 힘든 모양인가 보다. 그래도 자기는 여기가 공기도 좋고 여유로워서 좋다고 하는 것을 보니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내가 보기에도 너 여기 있는게 나아 보여. 힘 내 짜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