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와서 주중에는 먹는 것 말고는 일 밖에 없다보니 '얼마나 맛있게 먹었느냐'에 따라 그 날 하루를 잘 보냈는지가 결정된다. 그런데 점심을 잘못 선택하다보니 저녁을 어떻게 먹을지 고민이 된다. 프로야구 FA 보상선수 뽑듯이 저녁 메뉴를 신중하게 고르다가 여러 블로그에서 맛있다고 쓰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팬케이크를 파는 'Pancakes on the rocks'로 정했다.
팬케이크 온 더 록스는 달링하버 앞에 있는 하버사이드 쇼핑몰 안에 있다. 쇼핑몰이 복잡하여 찾아가기 어려웠지만 길을 물어보는 족족 사람들이 잘 알려줘서 쉽게 갈 수 있었다.
팬케이크 온 더 록스 도착
도착했는데 사람이 정말 많다. 대부분이 중국 사람들이었는데 중국인답지 않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대충 15분 정도 기다린 것 같다. 15분 동안 메뉴를 ~~공부했다.~~ 골랐다.
메뉴. 가격은 10~15 호주달러로 한국과 마찮가지로 비싼 편이다.
앉아서 웨이터 기다리는데 또 5분 정도 걸리고 주문한 후에 음식 나오는데 또 한 10분 걸린다.
이 집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스트로베리 패치를 주문했다.
도착해서 음식 받는데까지 대충 30분 걸렸다. 그나마 오늘 주중이고 춘절이 끝났으니 망정이지 어제나 그저께 왔으면 팬케이크 한 번 먹으려고 1시간은 족히 기다릴 뻔 했다. 사람이 많다는 것은 맛이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니깐 먹기 전에 기대감은 충분하다.
한 입 베어 물고!
아... 내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아니면 대기 시간이 길어서 지친 것일까? 고작 이 맛을 먹기 위해 난 그렇게 기대를 했던건가. 개인적으로 강남역에 있는 버터핑거에서 먹는 핫케이크가 더 맛있다고 생각할 정도다. 그리고 한남동에 있는 내가 아끼는 핫케이크 집에 비하면 정말 대충 만들었다.
배가 고프니 우적우적 다 먹긴 했다. 아주 맛이 형편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수준급의 핫케이크 집이라고해서 좀 다를 줄 알았는데 실망했다. 일단 딸기 시럽이 너무 달아서 딸기는 아무 맛도 안났고 딸기는 냉동이라서 별로 씹고 십지 않았다. 핫케이크는 왜인지 고소하지 않고 텁텁한 맛이 난다.
몰라... 그래도 저 많은 사람들이 저렇게 먹는 것 보면 맛있는 집인데 나랑 잘 안맞는 거겠지.
오늘 하루는 망쳤다고 투덜대며 호텔로 가는데 시드니 야경이 '넌 야근은 안하잖아'라고 위로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