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에서 신나게 쇼핑한 물건들을 호텔에 두고 나니 이제 좀 살 것 같다. 짐만 봐서는 보따리 장사꾼이라고 해도 믿을만큼의 양이다. 작작 살 걸 그랬나...
이번 출장 와서 심심하지 않고 하루하루 즐겁게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전부 용완이가 함께 해줘서다. 신세진 것도 많아서 가기 전에 저녁은 근사하게 내가 한 번 쏘기로 했다. 그리고 가기 전에 반드시 호텔 구경은 꼭 시켜주고 싶었다. 진짜 이 호텔 너무 좋다니까?
진짜 이런 호텔 처음 들어 와 본다..
피어 몬트 브릿지 위에서 본 시드니 야경. 기존에 트램도 있어서 굉장히 복잡했던 다리였지만 '음악'을 컨셉으로 전부 없애고 대신 음악이 흐르는 무드가 넘치는 다리고 만들었다.
코클 베이 와프(부두) 안에 있는 고래. 출발할 때부터 고래를 보여주겠다고 해서 뭔소린가 했는데 고래 박제다. 저 안에 있는 뼈는 실제 고래 뼈다.
아임 앵구스
메뉴. 가격은 상당히 비싸다. 둘이 스테이크에 와인 한 잔이면 10만원은 가볍게 넘는다. 돈이 된다면 와인을 반드시 같이 마실 것을 추천한다. 분위기 때문이 아니라 고기랑 와인이 정말 최고 어울리는 곳 중 하나다.
아무리 비싼 식당이어도 마스크를 아무도 안한다.
와인이 먼저 나와서 살짝 마셔봤다. 확실히 설명듣고 두 잔을 비교하면서 마셔보니깐 차이점이 느껴진다. 문제는 내가 무슨 와인을 마셨는지 모른다는 것.
드록바가 전쟁을 멈췄듯이 이 스테이크와 와인이면 전쟁도 멈추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진짜 맛있다.
가격은 정말 말도 안된다고 생각될 정도로 비싸다. 하지만 문제는 정말 말도 안된다고 생각되게 맛있다는 것이다. 진짜 고기를 어떻게 이렇게 내 맘에 쏙 들게 익히는지 신기하다. 겉으로 봐서는 탄 것 같았는데 한 입 물었더니 육즙이 크으~~. 게다가 레드와인이 이렇게 맛있는 것도 처음이다. 그렇게 비싼 와인이 아니었는데 스테이크랑 같이 먹으니 정말 달콤하다. 정말이지 이걸 매일 먹고 싶어서 시드니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다.
마지막 맥주
미친듯이 먹어대서 시간이 남았다. 수다도 더 떨고 싶고 마지막인데 또 언제 볼지 몰라 맥주 한 잔 더 하기로 했다. 가게 이름도 모르고 그냥 대충 걷다가 들어간 곳이지만 그냥 좋다. 어디를 가든 여행을 갔을 때 가장 즐겁고 역설적으로 가장 떠나기 싫은 날이 가기 바로 전 날 밤인 것 같다. 이래저래 고생은 헀지만 참 재밌게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