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돼지껍데기, 포대포-비리지 않은 돼지껍데기와 소금구이보다 주인아저씨 마술이 더 기억에 남는 최고의 가게 중 한 곳 20151231

서울역 돼지껍데기, 포대포-비리지 않은 돼지껍데기와 소금구이보다 주인아저씨 마술이 더 기억에 남는 최고의 가게 중 한 곳 20151231

Foodie/술 생각 날 때 가고 싶은 식당

2016-01-05 01:05:43


대학교 2학년. 재수하던 친구들도 대학에 들어가면서 동네 친구들과 원없이 술마시고 다니던 때에 한 놈이 갑자기 숙명여대 근처에서 소주를 먹자고 제안했다. 이제는 하도 오래되서 그 때 무슨 말들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여대 가는 줄 알고 신나서 갔다가 허름한 포대포 보고선 처음에 엄청 실망했던 기억은 아직도 그대로다. 하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정말 말도 안되게 맛있는 돼지껍데기와 살코기 때문에 소주를 엄청 먹고 겨우겨우 집에 돌아왔었다.

혼자 기억 보관이 주목적인 블로그이지만 그래도 나름 혼자 카테고리를 만들어가며 '이 집은 내 입맛에 맞아서' '이 집은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라는 이유를 붙여갔다. 이번 포대포는 맛도 너무 좋고 서울에서 이 가격에 자릿세는 내시는건가 걱정될 정도로 싼 집이다. 거기에 다른 곳에는 없는 아이템이 있다면 사장님이 보여주시는 마술쇼! 그것도 썰렁한 부장님 개그 섞어가면서 하시는 마술쇼다. 이게 처음에는 어색하면서 왜 이리 부담을 주시나 하지만 1분만 지나면 하나만 더 보여달라고 애원하게되는 놀라운 쇼다.

올 때마다 30분은 기본으로 기다렸는데 오늘은 2015년 마지막 날이다보니 손님이 한 테이블 밖에 없다. 2015년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식당에서 보내고 싶었는데 다른 곳과 다르게 여긴 연말에는 안오는 곳이니 아이러니하다.

들어갈 때 못찍어서 나올 때 찍은 간판이라 더 어둡게 나왔다.

예전하고 전혀 달라지는게 없는 가게. TV에도 참 많이 나오셨다.

오늘은 사모님이 안계시고 따님이 계신다.

미녀와 야수

티비에 소개될 때마다 "미녀와 야수"로 소개가 되었나보다. 벽에 한가득 있는 TV인증샷들을 보면 전부 아저씨는 야수로 표현됐다. 지금은 잠시 쉬고 계신 사모님께서 진짜 미인이신데다 아저씨가 예전에 운동을 하셔서 몸이 진짜 야수마냥 두꺼우시다. 어느 PD가 처음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진짜 잘 어울리는 단어다.

여자친구랑 나랑은 원체 조금 먹으니 섞어서 2인분을 주문했다. 게다가 차를 가져와서 술도 못마시니깐 오늘은 가볍게 맛만 본다는 기분으로 먹어야지.

정말 싸다. 특이하다면 특이한 점이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 모두 쉰다'는 점이다. 다 쉬신다. 오늘 설마 장사하시나? 하면 쉬신다. 맛집만이 한다는 배짱장사다.

문신도 멋있게 하신 사장님이 초벌구이를 하신다.

반찬은 간단하다. 여기에 찍어먹는 간장과 와사비 조합만 더해질 뿐이다. 양상추와 마늘은 내가 한참 먹다 찍어서 적다.

내 베스트 음식 중 하나인 '포대포 돼지 껍데기' 고기가 언제 익나 기다릴 필요없다. 그 동안 사장님의 마술쇼가 시작되니깐.

정말 간소하지만 더 필요하지도 않다.

영업비밀일까봐 끝부분만. 모짜르트 음악 넣으니깐 웃기네.


#맛집 #서울역 #돼지껍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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