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똥개를 만나도 마치 강아지랑 같이 산책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한적한 동네다.
신기하게 미얀마(버마) 숙소가 태국에 있다. 미얀마랑 국경이 맞닿아 있는 지역답다.
조금 더 걸어가니 이 많은 숙박시설들이 존재하는 이유인 '몬 다리'가 살포시 얼굴을 내보였다.
몬 다리까지 가는 다리. 기둥은 몬 다리와 마찮가지로 목조다.
이 다리를 걸어서 갈 수록 몬 다리가 가까이 온다. 다리를 보면 정말 대충 성의없이 만든 것처럼 보이는데 주위 경치와 함께보면 그토록 운치있는 곳이 또 없다. 대나무를 재료로 사람이 기계를 쓰지 않고 손으로 직접만든 다리라는 것도 신기하지만 이 많은 사람들이 건널 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든 것도 대단하다. 사람이 직접 만든 다리로는 태국에서 제일 길다고(400m) 한다.
다리 이름에 쓰인 '몬'은 몬족을 지칭하는 것이다. 태국인과 미얀마인만 생각했는데 그 중간에 소수민족으로 몬족도 있다고 한다. 이전에 태국왔을 때 카렌족을 보기 위해 산에도 가고 했던 것을 돌이켜보니 의외로 태국은 굉장히 다민족 국가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태국인, 크메르인(미얀마의 주요 민족)보다도 전에 동남아시아에 살기 시작했으며 가장 처음 살았을 것으로 추측되는 민족이다. 과거에 찬란한 문명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들만의 언어(몬어)와 글자(몬글자)도 가지고 있으며 현재도 부분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이제는 소수민족이 되어 미얀마에 대항하다 태국으로 도망친 난민이다. (태국은 난민에게 열려있는 국가 중 하나이다.)
그런 민족이 태국으로 지나다니기 위해 만든 다리가 바로 '몬 다리'다.
이 남자의 직업은 '전문 고공 다이버'다. 내일 아침에 다이빙을 한다고 강아지와 함께 광고를 하고 있다. 참고로 굉장히 독특한 퍼포먼스여서 돈을 안 낼 수가 없었다.
살면서 처음보는 풍경이다.
이런데서 경찰이랑 사진 찍는 애도 살면서 처음 본다.
분명 얘네는 날 사진기사로 데리고 다니는 걸꺼다.
다리를 건너 가면 몬족 사람들이 물건을 파는 시장이 나온다. 전부 몬족 사람들인지는 모르겠지만 물건은 그 스타일이라고 한다. 내일 아침에 몬 다리에서하는 탁발에서 음식을 드릴 계획인데 다들 그 잠깐의 순간을 위해서 새 전통 옷을 하나씩 산다. 이렇게 시장에서 옷 사기 전, 탁발을 드리는 의식을 볼 것이라고 말했을 때, 외국에서 온 다른 종교의 내게는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는 흥분되고 기다려지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옷을 사면서 어떤게 더 예쁘냐고 묻는 애들을 보니깐 여기 사는 사람들에게는 단지 관광뿐만 아니라 메카를 들리는 이슬람사람들처럼 신성하고 감격스러운 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날에 나도 초대 받은 것 같아서 더욱 내일 탁발 시간이 기대가 된다.
가운데 빛을 삼킨 부분이 길이다. 갈 때는 큰 다리를 건너고 돌아갈 때는 대나무로 물 위에 살짝 띄운 대나무 길을 지나간다.
내 눈으로 본 수 많은 별을 담고 싶었지만 내 카메라로는 무리가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