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카부리의 지도는 현재와 과거가 상당히 다르다고 한다. 댐이 생기면서 바지라롱콘 호수가 생겼고 땅이었던 곳이 호수 아래로 들어가 버린 탓인데 당시에 남아있던 사원과 숲, 마을이 전부 물 속으로 매장되었다고 한다. (물론 정부차원의 계획이었기 때문에 모두 대피한 후에 진행됐다. 너무 비관적인 생각은 금물) 오늘 보트를 타고 갈 '물에 잠긴 사원'은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원이다.
보트를 빌리는 것은 당연히 태국 친구들이 맡아서 처리했다. 덕분에 가격이 얼만지 모르겠지만 대충 300바트 정도 되는 것 같다. 대충봐도 조악하게만든 보트고 기름냄새도 굉장히 많이 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보트 타는 재미가 더 난다. 마치 월미도의 삐그덕거리는 바이킹이 제일 스릴 넘치는 것처럼. 게다가 다들 구명조끼가 바로 옆에 있는데 아무도 입지 않는다. 스릴에 스릴을 더하는건가. 아무튼 보트타고 가는 길은 굉장히 재밌다.
출발 전
자기가 운전해 보겠다고 핸들을 뺏은 꿍. 운전수 양반.. 지금 자네 웃을 때가 아닌 것 같은데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건가?
댐이 지어지면서 잠긴 곳이라서 물 밖으로 저렇게 나무들이 삐죽삐죽 나와있다.
물에 잠김 사원. 사원은 여러 개이고 건기냐 우기냐에 따라 호수의 수심이 바뀌면서 볼 수 있는 건물들도 달라진다고 한다.
약 20분정도 보트를 타고 가면 호수 중간에 있는 섬에 도착한다. 이 섬이 우기에 물에 잠기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나무가 어느 선까지만 자라는 것을 봐서는 잠기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대부분의 보트들이 같은 코스를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가격만 잘 맞추면 된다.
애기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노래를 흥얼거리며 놀고 있다.
이 보트 투어의 중심도 사원이다. 건기에 볼 수 있는 사원에 찾아가 불상에 기도를 드리고 오는 독특한 여행 코스다.
시간이 되면 전부 다 함께 우루루 다음 사원으로 출발한다.
태국 클라이밍 꿈나무
이렇게 세 곳의 사원에 들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거의 1시간이다. 마땅히 먹을 것을 파는 곳이 없고 음료수는 간이 노점상에서 판다. 보트 타는 재미가 상당히 좋고 설명을 잘하면 짧은 구간은 직접 몰아 볼 수 있다. 영어를 대부분 하긴 하지만 잘하는 편은 아니라 천천히 쉬운 단어로 설명해야 한다.(내 영어 실력이 딱 그 수준이라 서로 잘 통했다) 물에 잠긴 건물들과 잠겼다가 나온 건물들을 보면 조금 으스스한 느낌을 받는다. 내가 돈 내지도 않았지만 돈 내도 아깝지 않았을 것 같은 알찬 투어다.
몬 다리는 이제 진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