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출발, 하바롭스크 공항, 이루크츠크 도착-5월 6일 서울-Departure to Russia, Khabarovsk airport, Arrived at Irkutsk, Russia

러시아로 출발, 하바롭스크 공항, 이루크츠크 도착-5월 6일 서울-Departure to Russia, Khabarovsk airport, Arrived at Irkutsk, Russia

Foreign trip/16-May:Irkutsk-Baykal lake-Trans Siberian Railway

2016-05-10 20:55:38


출발

이번 여행은 일정이 17일 이후부터 고정되지 않아서 돌아오는 비행기표가 없다. 어떻게든 최대한 예측을 해서 돌아오는 표를 구하려고 했으나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모르는 일정이라 여자친구가 모스크바에 도착 후에 일정을 잡기로 했다. 참고로 왜 이렇게 고민을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자면, 항공사에서 일하는 여자친구와 최대한 같이 여행을 하기 위해 알아봤지만 언제 어떤 표가 남아서 올 수 있는지 불확실한 항공사 임직원 티켓으로 인해 모스크바에 오는 것을 시도 할 뿐 확실하게 오는 것은 아니다. 이 때, 못 오게되면 상트페레르부르크에 동행인 승준이형과 같이 이동하는 것이고 아니면 모스크바에서 더 체류한다. 이런 갈림길이 두 번 발생할 예정인데 한 곳은 모스크바고 한 곳은 6월 2일부터 4일까지의 아직 알 수 없는 어딘가이다. 퇴직자의 여유만이 할 수 있는 대책없는 계획

그런데 막상 출발을 하려니 문제가 다른 곳에서 터졌다. 여러 블로그와 카페를 통해서 확인해보니 돌아오는 티켓이 없다면 러시아에서 입국을 거절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카페에 쓰인 글들을 보면 돌아오는 표가 없으면 입국이 통제된다고 겁주는 글들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전부 다 '내가 갔던 나라가 그랬으니 러시아도 그럴거다'는 아니면 말고 식이다. 이런 답글은 정말 짜증이 난다 이게 실제로 섬나라나 이런 곳에서는 발생한다고도 하고 러시아에서도 발생했다는 리플을 보면서 출국 날이 다가 올 수록 점점 불안해졌다. 그렇다고 아무 곳이나 정하고 무작정 들어오겠다고 표를 구하는 것도 말이 안되서 그냥 가는 표만 구매하고 러시아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나니 항상 싸우던 좌뇌와 우뇌가 동시에 '하바롭스크 공항에 가서 대사관 사람을 부르면 될까..?'라는 사실상 될대로 되라 식의 합의를 도출했다. 비행기에 오르며 이미 쫓겨날 것을 머리 속에 그리고 타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오로라 항공

러시아에서 입국불가고 뭐고 인천공항을 전력질주해서 라스트타임에 겨우겨우 탄 심지어 이번이 처음도 아닌 정말 느긋하고 게으른 성격인 내가 러시아를 향해 출발했다.

이번에 러시아로 타고 가는 특색이 강한 비행기 설명을 하자면, 예약은 전부 다 아에로 플로트로 했지만 실제 비행기는 코드쉐어인 오로라 항공이다.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항공사이라서 세부처럼 밥도 물도 전부 다 사서 먹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세부항공은 안전벨트도 사야하는줄 알았다 생각보다 훨씬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이다. 식사를 따로 돈주고 사야하는 것도 아니고, 런치 박스 안 쪽에 멋진 자연경관을 프린트 해서 식사를 하면서도 자연을 상상할 수 있게 해주며, 아에로 플로트를 탄 사람들의 공통적인 불만의 하나인 불친절함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 물론 "Welcome abroad" 할 때 입꼬리 한 쪽만 올라간다. 양쪽 입꼬리를 전부 올리는 것은 러시아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식사도 물고기와 고기 모두 먹었는데 둘 다 먹을만하다. 다만, 특이점이면서 나같이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큰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와인이든 맥주든 술을 단 한 방울도 주지 않는다. 물론, 들고 타는 술도 일체 마실 수 없다.

오로라 항공

하바롭스크 도착

하바롭스크에 도착하여 드디어 운명의 시간. 과연 나의 여행은 여기서 돌아가며 단 두 개의 포스트만 남기고 끝날 것인가 아니면 싸워서라도 승전보를 울릴 것인가 절대 절명의 순간이 찾아왔다. 발리의 입국 심사대 이후로 가장 단촐한 하바롭스크 공항 입국심사대에 서서 하나도 긴장안하고 초조하지 않은 것처럼 입국심사를 했다. 머리 속으로 '나는 괜찮다. 나는 아무 일 없다.'를 반복하며 애써 웃음 지으며 심사하는 직원에게 여권을 주고 "헬로~"라고 아주 밝은 목소리로 인사했다. 이런 나의 노력은 전혀 쳐다도 안보고 두 번의 미소없이 노려보기와 서류에 서명하라는 "Here, Here"로 그냥 끝났다. 오히려 내가 "Done?"이라고 물어봤을 정도다. 그래도 니네 나라 왔는데 왜 왔냐고는 물어봐야하지 않냐? 심지어 어느 나라를 가든지 꼭 하는 귀찮은 출입국 신청서 작성도 없을 뿐더러 출입국 카드를 받기는 한다 항상 양심과 싸우게 만드는 세관 신고서 작성도 없다. 신고 할게 있으면 "신고 할 것 있음" 게이트로 나가면 되는데 과연 그 문 통과한 사람이 소비에트 붕괴 이후 몇 명이나 될지 궁금할 정도로 무의미한 게이트다. 게다가 대게 1리터로 제한하는 주류 반입도 러시아에서는 공식적으로 다른 나라의 두 배인 2리터이다. 역시 강력한 보드카의 나라다.

러시안 극동 지역의 수도!! 하바롭스크!!

웃지만 않을 뿐 아무도 막지 않는 심플한 입국심사를 거쳐 첫번째 목적지인 이르쿠츠크로 가기 위해서는 국내선 비행기로 갈아타야 한다. 게이트 통과하고 나온 공항의 구조를 보니 국제선과 국내선을 각기 다른 건물에서 담당하고 있다. 속초터미널처럼 작은 공항에서 두 개 다 했다간 승객이 아니라 공항직원이 테러할 분위기이긴 하다 당연히 러시아가 처음이고 도저히 키릴 문자 해독이 불가능했던 두 명의 눈 뜬 장님 중에 행동력이 빠른 승준이형이 안내원에게 물어봤더니

"Go straight 200m, turn right, turn left"

로 정말 웃음기 하나없고 그 어떤 불필요한 미사여구없이 길을 안내 받았다.놀라운건 그대로하니 국내선이 나온다

Go straight 200m, turn right, turn left하여 나온 국내선 공항

드디어 나타나기 시작한 소련의 상징, '망치와 낫'

러시아의 첫 인상은 굉장히 삭막하였다.

내가 본 국내선 공항은 국제선보다 훨씬 재미있는데 우선, 공항 안으로 들어가면 마치 숲에 온 것처럼 새소리가 들린다. '딱딱한 분위기를 풀기위해 스피커를 통해서 새소리를 내는구나... 러시아 사람들 웃지만 않지 속은 엄청 섬세하네~' 하고 생각하는 찰라, 눈 앞에 진짜 새가 있다. 날아다니는 진짜 새. 그것도 한 두마리가 잘못 들어와서 살려달라고 짹짹대는 것이 아니라 열마리 정도가 아예 집을 짓고 산다. 더 놀라운 것은 도대체 건물 안에 왜 새들이 있는지 신기해 하는건 and 빵 뿌려주다 청소 아줌마한테 혼나는건 외국인들 밖에 없다. 러시아에 온 지 몇 시간 되지도 않았는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새 구경을 마치고 의자에 앉아 시간이 빨리 가기를 기다리며 다음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러시아 여자 두 명이 웃으며 우리에게 다가온다. 얼마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에 와서 처음으로 우리에게 웃으며 다가오는 사람들이다. 나도 승준이형도 웃으면서 환하게 "헬로~"라고 말하니 더욱 더 웃음을 띄며 알 수 없는 뭔가를 승준이형에게 설명하기 시작한다. 왠지 모르게 소외된 나는 뒤에서 슬쩍 펼쳐놓은 책을 보니 '도를 아십니까'와 비슷한 사이비 종교인들이다. 러시아에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놀랍고 웃겼지만 그 하고 많은 사람 중에 이 형이라니. 진짜 이 형은 외국에서 슈퍼스타다. 슈퍼호구스타

하바롭스크 국내선 이용 시 팁

와이파이를 잡고 싶을 때, 국내선 공항 2층에 있는 비즈니스 라운지 문 앞 근처에 자리를 잡는다. 그럼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쓰는 패스워드 없는 와이파이 하나를 잡아 쓸 수 있다. 와이파이 이름은 'b'로 시작한다.

그리고 1층보다 2층 의자가 훨씬 푹신하고 편하다. 이루크츠크 공항이라면 당장 2층으로 올라가라.


추가 된 출국 전 경비

  • 선물(마스크팩) 18,190원
  • 삼각대 15,250원 (포인트 카드 2만원 사용)
  • 보험료 69,970원
  • 타임랩스를 위한 카메라 앱 설치 15,000원

총 118,410원

경비 (1인 기준)

  • 하바롭스크 공항에서 콜라 80RUB
  • 숙박 750RUB
  • 덴마크 맥주 150RUB

총 980RUB

여행 총 경비 525,936원 + 980R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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