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텔 브라보. 밤에는 잘 보이지 않는 큰 간판이 있다. 공항에서 걸어서 3분거리니 쉽게 찾을 수 있다.
오전 10시에 집을 나와 긴 비행과 기다림 끝에 시계가 한국 시간으로 24시 30분, 이 곳 시간으로는 23시 30분을 가리킨다. 드디어 이르쿠츠크에 도착했다.
이르쿠츠크 공항은 하바롭스크 공항보다도 더 작다. 이 공항에 오면 당황할 수 있는 특징이 하나 있는데 짐을 찾는 곳이 출구 앞에 있어서 꽃을 들고 온 가족들과 함께 또는 러시아에서 유일하게 활짝 웃는 택시기사들과 함께 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가장 신경을 많이 쓴게 첫번째 숙소인데 비행기 도착 시각이 23시 30분이다보니 숙소가 반드시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우면서 금전적인 부담을 갖고 시작한 여행이어서 가격이 저렴한 곳이어야만 했다. 두 곳이나 서울서 예약했다가 평이 안좋은 것을 보고 취소한 뒤 마지막으로 결정한 곳이 호스텔 브라보이다.
공항에서 나와 바로 길을 걸어서 나오는 주차장 옆에 위치한 호스텔인데 들어가보니 생각보다 상당히 좋아서 다행이다. 호스텔 안에 조리 할 수 있는 기구도 갖춰져 있고 끓인 물도 커피포트에서 나오고 세탁기, 다림기, 간단히 사 먹고 마실 수 있는 자판기까지 있다. 단점이라면 시원한 물을 사먹어야 한다는 점과 침대가 스폰지처럼 쑥~ 들어간다는 점이지만 이 정도는 이해 가능한 범위여서 전부 괜찮다고 말할 수 있다. 이 가격(1인 15000원 이 집에서 제일 싼 방도 아니다)에 이 정도면 첫 숙소치고 정말 선방 했다.
첫 날이고 늦은 시각이라 신경을 많이써서 방을 잡았다. 가격에 비해 상당히 좋다.
특히 감동마저 받았던 부분은 마스터 앤드류. 이 친구 정말 친절하다.
미리 공지하긴 했지만 12시가 넘어서 도착했음에도 미안함을 모르고 이것저것 물어보는 동양인 둘 때문에 피곤했을텐데도 전력을 다해서 도와준다. 리스트비얀카로 이동하는 날에도 버스타러 가는 방법을 혼신의 힘을 다해 알려주고 혹시 문제 생기면 자기한테 전화하라고 명함에 번호까지 남겨서 준다. 이르쿠츠크에 다시 올지 모르겠지만 또 온다면 앤드류때문에라도 여기 다시 숙박하고 싶을 정도로 잘해준다.
내 글 보고 이르쿠츠크 갈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만은 만약에 가게 된다면, 특히 공항에 밤늦게 내려서 택시를 불러야 할 것 같은 때에는 호텔 브라보에서 투숙하는 것을 추천한다. 침대는 성에 차지 않지만 가격에 비하면 나쁜 편은 아니고 기타 필요한 시설은 다 갖춰져 있으면서 호스텔 마스터의 성품이 부족한 부분을 전부 채울 정도로 괜찮다.
어렵지 않게 찾았으나 숨겨져 있는 보물 찾는 기분이긴 했다.
급하게 찍느라 기울어진 샤워실. 깨끗한 편이다. 공용이다.
간단하게 음료와 과자 맥주를 안에서 살 수 있다. 약간 비싸지만 모든 상점이 닫은 늦은 시각에 이르쿠츠크에 오면 알겠지만 정말 큰 장점이다.
첫 날부터 비빔면.
형은 비빔면 자격증이라도 받았나보다. 정말 쫄깃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맛있다.
첫 러시아 도착을 자축하며 덴마크 맥주를 마셨다 (잉!?)
추가 된 출국 전 경비
- 선물(마스크팩) 18,190원
- 삼각대 15,250원 (포인트 카드 2만원 사용)
- 보험료 69,970원
- 타임랩스를 위한 카메라 앱 설치 15,000원
총 118,410원
경비 (1인 기준)
- 하바롭스크 공항에서 콜라 80RUB
- 숙박 750RUB
- 덴마크 맥주 150RUB
총 980RUB
여행 총 경비 525,936원 + 980R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