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바실리 성당과 크렘린 궁의 망루. 여기가 바로 모스크바의 심장 크렘린 궁과 붉은 광장이다.
붉은 광장. 원래 아름답다의 뜻으로 쓰였지만 공산주의를 거치면서 공산당의 붉은색이 연상되어진 광장.
오전에 도착했을 때, 붉은 광장은 전부 통제되었다. 멀리서 봐도 공산당원들의 집회나 축제같은 모임을 가지고 있는데 그 위세가 대단하다. 나중에 러시아 친구에게 들은 사실이지만 실제 우리가 생각하는 독재를 찬양하는 공산주의자, 특히 소련의 부활을 외치는 사람들이 모이기는 커녕 전부 지명수배라 보이자마자 잡힌다고 한다. 공산주의자와 소련의 부활을 꿈꾸는 사람의 차이가 뭔지 자본주의에서 나고 자란 나로서는 잘 모르겠지만 붉은 깃발이 휘날리는 붉은 광장과 굼 백화점에 줄 서 있는 쇼핑객들이 이 나라의 현재다.
크렘린 궁 안을 돌아보고 다시 붉은 광장에 돌아 왔을 때는 모든 집회가 끝나 출입이 가능한 상태였다. 가는 길에 있는 주코프 장군 동상 앞에는 앞선 집회의 여운이 남았는지 사람들이 많다. 이 나라에 다행스러운 일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소련 깃발을 들고 소련의 기상을 되찾고 싶은 사람들이 열심히 연설을하며 깃발을 휘날리고 있었다.
주코프 장군. 러시아의 국민적 전쟁영웅이다. 당연히 알고 가지 않았다. 나중에 러시아 친구들이 설명해줬다. 한국으로 치면 이순신 급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다만 주코프는 병사에서 시작해 원수까지 된 것과 전사하지 않고 스탈린에게 축출당한 것이 차이점이다
30년 전이면 내 두 눈으로 절대 못 볼 장면을 보고있다. 종로에서 "빨갱이를 없애고~ 예수님을 믿읍시다~"하는 사람들이 보면 거품을 물 장면이 여기저기서 보여진다.
광장에 진입해서 붉은 광장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실제 레닌 시신을 방부처리한 레닌 묘를 가려 했지만 오늘은 문을 막아서 볼 수 없었다. 자신의 요구와는 달리 고향에 묻히지 못하고 스탈린의 명령에 따라 박제되어 지금까지 예전 모습 그대로 잠들어 있다. '레닌주의자'란 말을 만든 사람의 실제 모습을 보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안녕하쇼~"라고 인사라도 한 번 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굳게 닫힌 레닌 묘지
잠깐 쓰잘떼기 없는 얘기를 하자면, 어릴 때부터 공산당은 나쁜 것이고 민주주의가 최고라고 교육을 받았던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모습이 어색하고 신기하게 느껴진다. 물론 이제는 민주주의의 반대 개념이 공산주의가 아니란 것도 이해하고 자본주의 또한 많은 문제가 있어 누가 누굴 욕 할 상황도 아니란 것을 알지만 그래도 모스크바 곳곳에 있는 공산주의의 잔재들은 아직 어색하게만 느껴진다. 그래서 더욱 이 나라를 이해하고 싶어 레닌이 궁금했던 것 같다. 비록 그게 시신일지라도.
우리가 받은 잘못된 초등교육 중에 하나가 '공산당은 나쁘고 민주주의가 최고다' 이 부분인데 모든 국가에서는 자기들은 민주주의라고 말하고 있다. 심지어 북한도. '콩산당이 싫어요'에서 나오는 공산주의의 정확한 반대 개념은 자본주의다. 민주주의의 반대 개념은 독재다. 소련의 문제점은 공산주의를 위해서는 독재도 괜찮다는 식의 발상(벨린스키)이다. 그렇다고 공산주의는 어짜피 독재가 될테니 다 때려 부숴버리자는 바쿠닌도 문제지만...
마르크스주의를 제대로 따르지 않고 사회주의 판부터 깔려고 했던 레닌과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 넘어가지 않는 북유럽 제외 유럽국가들. (넘어갈 생각도 안했겠지만)결국 둘 다 태생적으로 안고 있던 문제가 점점 커져서 한 쪽은 실패했다고 결론을 지었고 다른 한 쪽도 심각한 문제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는 현재를 보면, 과연 그 옛날 그렇게 소모적으로 이념 전쟁을 할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특히, 이념이란 미명 아래에 반으로 쪼개져 버린 국가에서 사는 한 사람으로서 참 옛날 사람들은 소모적으로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뭐 결국엔 다~ 내가 한 자리 해 먹으려고 일부러 한거니 꼭 소모됐다고는 보기 힘들겠네
붉은 광장에 와서 실제 붉은 세력들을 보니 옛 모스크바에 온 거 같다. 위압적인 모습은 아니고 일종의 퍼포먼스처럼 보였다
경비 1인 기준 / 2인 일 수도 있음
- 아침 시샬리프 블로프 250RUB
- 점심 무우무우 820RUB
- 크렘린 500RUB
- 성 바실리 성당 두명 분 700RUB
- 저녁 샐러드,빵,소스 300RUB 치킨 125RUB 샤슬릭 126RUB, 이끄라 100RUB 보드카 400RUB 중 251RUB
총 경비 2,521RUB
여행 총 경비 525,936원 + 21,012RUB + $5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