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디슨 로얄 호텔 맞은 편에 있는 러시아 대통령 궁
유람선 환불을 마치고 오늘은 특별하게 여행을 하기로 했다. 줄곧 같이 다니던 형이랑 나랑 따로 이동해서 각자 보고 싶었던 모스크바를 보기로 했다. 생각해보니 너무 붙어다니긴 했다. 게다가 모스크바가 워낙에 넓고 볼 것이 많아서 각자 우선순위가 다를 수 밖에 없어서 오늘 하루는 특별하게 각자 다니기로 했다.
나는 스탈린 시스터즈 중 가장 멋지다고 평가 받는 모스크바 대학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모스크바 대학에서부터 북쪽으로 올라와서 모스크바 전경이 보이는 참새언덕을 거치고 더 북으로 올라와 유네스코 세계유산 중 하나인 노보데비치 수도원까지 보는 계획을 세웠다. 이 중에 특히 모스크바 대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한국에서도 대학교 밖의 술집이 즐비한 거리와 대학교 안쪽의 분위기가 전혀 다르듯이 러시아 대학은 어떤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지 한 번 보고 싶었다.
지하철 역으로 가는 길에 보인 아에로 플로트 본사. 이번 여행은 저 비행기만 타는 것 같다.
아파트 단지 사이에 공원이 있었는데 잘 꾸며져 있다. 다리의 장식과 동상들을 봤을 때 보통 공원은 아닌 것 같다.
남쪽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려고 우니베리스테트 지하철 역으로 나왔다. (왠지 Uviversity와 느낌이 비슷하다) 역에서 나오자마자 저 멀리 큰 건물 위에 스탈린 시스터즈에서 볼 수 있는 붉은 별이 보인다. 꽤나 멀리 있는 것같은데 한 눈에 보여 방향을 잡기 쉬울 정도니 실제로 학교 앞에 도달하면 얼마나 클지 기대된다.
러시아에서 가장 좋은 대학답게 모스크바 국립대학 주위의 공원이 굉장히 잘 되어 있다. 특히 학교로 가는 길은 대도시가 아니라 시골길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나무가 울창하고 걷기 좋은 길이다. 이런 정원은 서울에선 서울대 정도만 있을 것 같은데 그 곳은 산이라서 욕하며 걷는 곳이고 이 곳은 평지라서 편하게 걸을 수 있다. 대신 서울대는 학교 안에 버스가 잘 다니는 대신 여기 와서 학교 안을 다니는 버스나 트램을 보지는 못했다. 어쩌면 이 큰 정원을 뚫고 가야하는 모스크바 학생들이 등교하면서 더 욕할 수도 있겠다.
가는 길 중간중간 위인들의 동상이 있다. 그런데 누군지를 모르겠다..
모스크바 국립대학에 앞에 도달하니 (정확하게는 뒤) 정말 말이 안나오게 크다. 외무부가 크다는 느낌이라면 모스크바 대학은 웅장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벤치에 앉아서 멍하니 바라보게 만든다. 그저 그냥 밋밋하게 덩치 큰 건물이었다면 그냥 큰 덩어리가 하나 있구나 생각했겠지만 저 큰 건물에 수많은 조각과 입상들이 새겨져 있고 어떻게 읽는건지 궁금한 독특한 시계가 각 코너의 탑에 달려있어 세밀한 부분을 보는 재미가 있다. 스탈린이 홍보차원에서 만든 스탈린 시스터즈들이지만 이 정도면 홍보를 넘어서서 다른 나라에서 구경 왔을 때 압박감마저 느꼈을 것 같다.
모스크바 대학 뒷면 앞에 있는 동상. 찾아보니 '미하일 로모노소프'다. 이름만 들어선 몰랐지만 업적을 들으면 바로 알 수 있다. 이 사람이 그 유명한 '질량 보존의 법칙'을 발견했다. 이 사람이 모스크바 대학을 설립했다.
점심. 돈이 점점 떨어져서 마트에서 빵을 사서 떼웠는데 빵이 너무 맛있다.
시계가 너무 특이하다. 정확히는 시계가 아니라 온도계다.
내부도 바깥처럼 아름다운지 그리고 건물 꼭대기에서 보는 모스크바가 너무 궁금해서 들어가 보려고했지만 학생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어 아쉽게도 그냥 돌아왔다. 그래도 그렇지 경찰이 지키다니 63빌딩에서 서울 보듯이 정말 멋있는 장면일텐데 진하게 아쉽다.
모스크바 대학 건물이 워낙 커서인지 주변에 건물들이 별로 없어 보인다. 거의 대부분의 강의실과 연구실이 저 안에 있는 것 같지만 조금만 걸어보면 낮은 건물들이 여기저기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도로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앉아 있으면서 지나가는 학생들을 봤을 때 한국과 차이는 전혀 못느낄만큼 편안하지만 세련된 옷, 자전거나 스케이트 보드같은 운송수단, 장난치며 웃으며 걷는 커플들, 두꺼운 안경에 걸으면서 책 읽는 몇 몇의 사람들이 보인다.
정말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여기서부터 정면이다. 데깔꼬마니 형식이라서 어디서 보든 형태는 똑같다. 다만 정면은 예쁜 정원과 연못이 있다.
모스크바 대학을 지나서 북쪽으로 가다보면 얼마 안되서 참새언덕이 나온다. 가이드북에는 활기찬 곳이라고 쓰였지만 오늘은 비가 와서 그런지 관광객들이 적다. 그나마도 버스타고 잠깐 들린 깃발 관광객들이 대다수여서 더욱 스산하게 느껴진다. 가이드북 말대로 정말 먹을 것 파는 곳도 없고 음료수만 노점상에서 조금 살 수 있기 때문에 오래 머물 수가 없다. 맑은 날에는 노보데비치 성당이 보이는 풍경이 굉장히 멋있을 것 같은데 날이 흐린 관계로 대부분의 건물들이 흐릿흐릿하게 보이고 근처에 보이는 건물들도 우중충한 느낌이라 좋지 못했다. 하지만 참새언덕에서 참새언덕역(보로비요비 고리)으로 가는 산길은 아스팔트만 가득한 도시에 흙을 밟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에 하나이다. 길도 잘 갖춰져 있어 짧고 여유롭게 트래킹하기에 정말 좋다. 여기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다니는 관광객들이었는데 이 산책로를 그냥 두고 사진만 찍고 사라지는 것이 좀 안타까웠다. 이게 진짜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은데. 진짜 아쉽겠다.
앞에 보이는 것이 UEFA로 부터 5성급이라 평가 받은 루즈니키 스타디움(스파르타크 모스크바의 홈 그라운드)이다. 참새언덕에서는 이 경기장과 노보데비치 수도원 등이 보인다. 오늘은 날이 흐려 조망이 좋지 못하다.
모스크바 대학교
참새언덕, 보로뵤비 고리
경비
- 아침 215RUB
- 점심 83RUB
- 저녁 치킨 250RUB
총 경비 548RUB
여행 총 경비 525,936원 + 21,560RUB + $5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