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어제 밤에 먹은 만찬부터
전부 호텔 앞에 있는 마트에서 산 것이다. 따로 나가서 먹을 필요 없이 마트에서 사서 먹는게 최고다. 보드카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 추천 받은 것. 보드카 포함하여 약 2만원이다.
샤슬릭
기름 쫙 뺀 치킨
이끄라. 러시아에서는 캐비아를 포함 생선 알을 전부 이끄라라고 한다. 위는 저렴한 연어알과 청어알이다. 우리가 아는 캐비아는 30만원 이상의 고가이다.
아래는 오늘 아침식사.
끄로쉬까 까르또쉬까. 감자 전문점이다.
삶은 감자 위에 이런 토핑을 올려서 먹는다. 먹을만하다.
크랜베리 쥬스는 "모르스"라 불리는데 저렴하고 맛이 굉장히 좋다.
원래 오늘 저녁에 모스크바 강 유람선을 타려고 했지만 날씨가 우중충한데다 비도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어 취소하기로 했다. 그래서 연락을 했더니 예매는 온라인으로 가능하지만 환불은 직접 와야 한다는 황당한 환불시스템을 알려준다. 게다가 돈도 한 달이 지나도 안준다 덕분에 오늘 오전 일정은 생각에도 없던 래디슨 로얄 호텔 방문이다. 다행히 단순한 호텔이 아니라 스탈린 시스테즈 중 하나이며 안에 유명한 크렘린 궁 미니어처도 있는 역사를 담고 있는 호텔이어서 가는데 의미가 있었다. 다만 가는 길이 무슨 미로도 아니고 차 없으면 오지 말라는 것처럼 지하철 타고 가기에 꽤나 복잡하고 어렵다.
가는 길이 생각 외로 복잡하다. 역에서 내려서 약 10분을 걸어야 도착하는데 그 길도 직선이 아니라서 지도를 보며 찾아봐야 한다.
스탈린 시스터즈 중 하나인 래디슨 로얄 호텔은 외무성보다는 크기가 조금 작고 위압감도 그만큼 덜하다. 스탈린 시스터즈 중에 막내나 여섯째 딸내미정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외무성과 비하면 아담하지만 모스크바에서 손꼽히는 고급 호텔답게 내부 인테리어가 '여기는 고급호텔입니다. 조심하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 모스크바에 와서 그토록 많이 봐 온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건물이다.
호텔에 들어가는데 나와 함께 어깨에 별이 네 개 달린 중국 군 간부처럼 보이는 사람이 비서같은 사람들과 함께 들어간다. 누군지는 몰라도 비서도 있고 호텔 사람들도 줄줄이 나와서 격하게 인사하며 맞이하는거보니 대단한 사람인가 보다. 괜히 나한테까지 격하게 인사해서 당황했다 그런 유명하거나 힘을 가졌거나 아니면 돈만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묵는 호텔이니 가격은 당연히 높고 가격이 높으니 여기는 나한테는 그냥 관광지일 뿐이다. 그래도 우리처럼 그냥 놀러온 손님들도 와이파이를 무료로 쓸 수 있게하는 대인배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서 마음에 참 든다. 심지어 돈 낸 이즈마일로보 호텔 방보다 속도가 빠르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름은 "타라스 쉐브첸코"다. 우크라이나 호텔을 만든 사람으로 추정되는데 우린 우크라이나 축구선수 쉐브첸코를 떠올렸다.
우크라이나 호텔로 더 알려져 있다.
입장과 동시에 "비싸다!"는 단어가 머리를 스쳐간다.
천정에 있는 그림. 호텔에 이토록 소련스러운 그림이 박혀있는 곳도 처음 봤다.
래디슨 로얄 호텔 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유람선이랑 관련 있어 보이는 곳이 안보인다. 제일 영어를 잘 할 것 같은 직원 한 명에게 물어보니 래디슨 로얄 유람선 환불은 따로 떨어진 유람선 회사 건물로 가야한다고 알려준다. 멀리 가야하나 걱정했는데 근처에 있어서 분노가 조금은 사그라들었다.
환불하러 왔다고 말하고 여권과 예매 내용을 보여주면 알아서 처리해 주는데 바로 돈을 주는게 아니라 카드사와 은행을 거쳐 처리가 된다고 한다. 예상되는 시간은 15일에서 30일. 물론 외국인이라 그런거고 러시아 사람이라면 3일에서 15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1달이 지난 지금 아직도 돈은 안들어 왔다 환불 한 번 받기 정말 힘들어 그냥 탈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니 왜 모든 회사가 환불과 취소는 어렵게 만드는지 알겠다. 외국에서 카드를 쓸 때는 반드시 이 호텔과 투어를 할 것인지 확인 또는 결정하고 질러야 한다. 특히 러시아는 환불이 정말정말 귀찮고 복잡하며 느리다.
호텔 내부에 있는 유명한 크렘린 궁 미니어처.
미니어처에 대한 설명이다. 러시아에게는 상당히 의미있는 미니어처여서 돌고 돌아 래디슨 로얄로 왔다.
경비
- 아침 215RUB
- 점심 83RUB
- 저녁 치킨 250RUB
총 경비 548RUB
여행 총 경비 525,936원 + 21,560RUB + $5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