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미타주 박물관, 세계 3대 박물관-5월 21일, 상트페테르부르크-Hermitage in St.Petersburg, Russia

에르미타주 박물관, 세계 3대 박물관-5월 21일, 상트페테르부르크-Hermitage in St.Petersburg, Russia

Foreign trip/16-May:St.Petersburg-Tallin

2016-07-08 03:28:17


겨울 궁전. 겨울 궁전과 옛 참모 본부 등에 미술품을 보관하여 에르미타주 박물관이라 부른다.


에르미타주, 심지어 이름도 에르미타시, 타쥐, 따쥐, 따쥬 등 뭘로 불러야하는지도 헷갈리는 곳.

루브르 박물관, 대영 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 항상 세 번째는 글쓰는 사람 맘대로 바뀐다

램브란트, 피카소,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등 미술에 문외한인 나도 아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있는 곳.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오게 된 이유 중에 하나,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는 곳이 에르미타주다. 밤새 기차를 타고 코골이와 함께 비까지 맞아서 몸이 정말 피곤했지만 에르미타주 입장 시간을 맞춰 가야한다는 생각에 침대에 누워도 잠이 오지 않는다. 사실, 그보다 이 때까진 호스텔에 적응을 못했었다 눈을 감고 뒤척이다 30분 정도 잤을까, 맞춰놓은 알람소리에 놀라면서 깼다.



입은 옷 그대로 박차고 나와 호스텔 바로 앞에 있는 에르미타주에 입장 시간에 맞춰 갔지만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표를 사기 위한 줄이 길게 서 있다. 미리 가이드북에 써 있던 것처럼 키오스크에서 표를 사고 입장하려는 긴 줄에 섰다. 20분 정도 섰을까 이상하게 줄이 줄어들지 않는다. 뭔가 이상하긴한데 잠을 못자서 비몽사몽인데다 앞 뒤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표를 들고 있어서 그 때까진 내가 바보짓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조금 지난 뒤 표를 산 사람들은 그냥 옆에 뻥 뚫린, 아무도 없는, 그냥 표 한 번 보여주면 되는 길로 그냥 들어가면 됐다. 기껏 키오스크에서 표를 사도 멍청하면 시간을 버린다.



입장하고나서 짐 맡기고 (이 또한 줄을 서야한다) 무려 김성주와 손숙이 설명을 하는 오디오 가이드를 빌리고 (다른 성당의 오디오 가이드를 들어보면 왜 내가 흥분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드디어 입장했다. 드디어 예카테리나의 보물, 위대한 러시아의 가장 화려한 궁전으로 내가 들어간다.

에르미타주는 입장한 관객들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바로 압도해 버린다. 모두가 들어가자마자 탄성을 지를 수 밖에 없는 중앙계단이 나오면서 시작된다. 독특하게도 카메라 촬영이 허용되는 러시아만의 특수한 관람 태도 또한 이 곳에 온 사람들을 열광하게 한다. 모두들 화려하게 뽐내는 전시품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중앙계단


중앙계단은 사진으로만 봐서는 그 위대함이 전달되지 않는다. 동영상을 봐야만 한다. 이 계단은 심지어 모짜르트가 어울린다.


그 덕분에 상당히 정신 없다. 미술품을 감상한다는 개념보다는 사진찍고 빨리 다음 그림으로 넘어가야 하는 강박관념이라도 있는지 다들 정신이 없다. 러시아 깃발관광, 중국 깃발관광, 한국 깃발관광, 기타 국가 깃발관광으로 박물관 안을 온통 깃발로 정신이 없다. 내가 루브르를 가 본 적이 없지만 루브르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이 처음에는 이런 모습을 보고 짜증이 엄청나게 났는데 박물관에 계속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렇고 여기 오는 사람들도 그렇고 '미술에 대해 평소 생각했던 사람들이 있을까?'


똥배가 상당히 인상적이시다


생각해보니 빨리빨리 사진찍고 다음으로 넘어가서 전부 다 보고 나가려는 사람들이 제대로 관람하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림에 해박해서 하나하나 확인하고 느끼고 감동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소리이지만 일년에 한 번 박물관에 가면 정말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나같은 사람이 하나하나 보겠다고 했다간 괜히 제대로 파악도 못하면서 피카소와 다른 유명 작가들을 놓치는 불상사가 생기니 말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관람은 틀렸다고 정의 내리고 몰상식으로 치부해 버릴만큼 다들 미술에 전념하며 살지 않지 않는데도 큰 착각 속에서 손가락질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도 아줌마들과 함께 웃고 헉헉대면서 한 번 보고 사진찍는 스포츠에 동참했다.



행여라도 미술을 전공하여 이런 정신을 쏙 빼놓는 깃발 관광객들이 너무나도 싫고 나만의 시간을 좀 갖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주위 의자를 하나 찾아 앉아 있다가 잠시 사람들이 빠지는 그 틈에 천천히 보기를 바란다. 장담하건데 절대 하나하나 봐서는 에르미타주를 하루만에 다 볼 수는 없다. 하나하나 감상할 경우에는 내 계산에 따르면 4일정도가 필요하다. 물론 이것도 특별관은 제외하고 아주 북적이지 않는 오늘같은 날일 경우다.



그리고 어짜피 하루만 시간이 있다면 정말 유명한 그림 몇 점만 제대로 감상하고 똑같이 '사진 찍기 레이싱'에 참여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세계 각 국의 아줌마들과 사진 찍기 레이스를 펼치면 나름 그들만의 재미에 빠질 수 있고 서로 유대감도 느낄 수 있다.

에르미타주 감상평이 이따구인 것은 나밖에 없겠지


올려야 할 사진 양이 너무 많다. 다음은 위의 아주머니께서 어마어마하게 모으신 귀중한 미술품들을 줄줄이 엮은 "에르미타주 미술품들'이란 포스팅을 올려야겠다


경비

  • 아침 햄버거 맥주 셋트 430RUB
  • 에르미타주 입장 500RUB 오디오 500RUB
  • 책 450RUB

총 경비 1880RUB

여행 총 경비 525,936원 + 38,555RUB + $1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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