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저녁 비행기를 타고 일하는 직장으로 돌아갔다. 3일 같이 있겠다고 몇 주 전부터 스케쥴링하고 오는 날에도 비행기에 자리가 있을까 없을까 걱정하던 사람인데 힘들게 돌아만 다니다 돌려보낸 것 같다. 이전에 공항에서 헤어질 때와는 다르게 오늘은 공항에서 나올 때 굉장히 허전함이 느껴진다. 다시 모스크바 시내로 돌아가는 아에로 익스프레스 기차도 왠지 모르게 평소보다 더 딱딱하고 상냥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전에도 여행을 하다가 홀로 남아 모르는 길을 혼자 계속 걸은 적이 수 없이 많았지만 오늘처럼 힘이 없던 적은 없던 것 같다. 덩달아 하늘도 어두운 것이 곧 쏟아부을 기세다.
노보데비치 수도원 주위에 있는 카페이자 바인 곳인데 외관은 허술해 보여도 주인이 영어도 잘하고 음식 맛도 굉장히 좋았다. 아쉽게도 정확한 위치를 알 수가 없었다. 그저 스포르티브나야 역 근처라는 것뿐이다.
오늘 모스크바를 떠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하려 했지만 가는 기차표가 전부 비싼 것만 남아있어 차라리 하루 호스텔서 자고 상쾌한 마음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부랴부랴 찾은 호스텔이 이즈마일로보 호텔 근처에 있는 캥거루 호스텔. (사실 근처라고 썼지만 약 2km를 걸어야 한다)
어두웠던 하늘은 결국엔 비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비오는 날씨에 20kg를 짊어지고 1시간 정도를 걸어서 겨우겨우 도착했다. 비가 오고 오래 걷고 무거운 것까지는 내가 선택한 것이니깐 뭐라 할 수 없지만 이 호스텔 위치는 정말 숨겨진 보물 찾는 느낌으로 찾아야만 갈 수 있는 ㅅㅂ 그냥 욕나오는 곳에 숨겨져 있다. 그래도 영어를 거의 못하지만 어떻게든 도와주려는 호스텔 직원들과 왠 외국인이 왔다고 반갑게 맞아주는 같은 방 친구들 덕분에 기분이 나아졌다. 특히 시베리아에서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중 한 명이 영어를 쓰고 싶다고 하면서 나한테 맥주를 한 잔 주면서 이야기하기를 원했다. 한 15분 정도 같이 이야기 했지만 오늘 하루 너무 지친 상태여서 눕고 싶었다. 재밌는 사람같았는데 길게 이야기 못하고 한 잔만 마시고 씻고 누웠다. 체력이 방전됐나보다.
재밌어서 찍은 태권 표지판인데 이 표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호스텔이 나온다. 호스텔 전에 공사판이 나오는데 쫄지 말고 관리인에게 물어보면 알려준다.
관리소
역에서 약 1km에서 2km정도 걸린다. 반대쪽 길은 인도가 깔려 있어 걷는 것은 괜찮다. 가격과 거리 사이에서 고민을 좀 해야한다.
낮에는 마크가 보이지만 밤에는 보이지 않는다. 초행이라면 낮에 찾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불을 꺼도 각 침대마다 등과 콘센트가 있어 책이나 노트북 할 수 있다.
캥거루 호스텔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가격에 비해 모든 시설이 적절한 곳이다. 나쁘지도 않지만 좋지도 않다. 친절한 사람들이 날 챙겨주고 와이파이, 전기, 세탁 모든게 다 갖추어져 있고 한국 편의점보다 조금 더 큰 마트도 조금만 걸어가면 나오는 여행을 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곳이다. 다만 위치가 너무 좋지 않아서 장점이 강한 이 호스텔을 그저 평범하게 만들어 버린다. 위치 때문에 추천을 하기 좀 힘들지만 짐이 많지 않다면 추천한다.
경비
- 아침 블린 653R
- 노보데비치 두 명, 사진 300* 2 100 700R
- 점심겸 저녁 1200R
- 아에로익스프레스 470 * 2 940R
- 돌아가는 아에로익스프레스 470R
- 숙소 226R
- 페테르가는 기차 1136R
총 경비 5325
여행 총 경비 525,936원 + 35,883RUB + $15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