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이상 성당 전망대에 올라가서 보면 많은 사람들이 쉬는 큰 공원 하나가 보인다. 니콜라이 1세 동상 반대편에 있는 이 공원 이름은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모스크바보다 더 유럽같다는 느낌을 받는 이유는 건물보다는 이런 공원 때문이다. 모스크바의 공원은 키가 큰 나무들로 숲처럼 되어 있었지만 (크렘린 제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와서는 대부분의 공원이 잔디밭과 꽃밭으로 되어 있어 서유럽의 궁전에 있는 정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바쁘게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것도 좋겠지만 이런 공원에서 한 두시간 느긋하게 쉬는게 난 더 좋아서 자리잡고 멍 때리고 있었다.
한강 고수부지같지만 면적당 인구수는 압도적으로 적어 쉬기 좋다.
햇살이 따가우면 그늘로 들어갈 수 있다. 이 날 소나기가 잠시 와서 이 나무들 밑에서 잠시 비를 피했는데 오랜만에 해본 '나무 밑에서 비 피하기'라 재밌었다. (맨날 이러면 빡치겠지)
꽃밭이 있다고 줄을 둘러치거나 하지 않아 몇 송이는 꺾였지만 절대 인위적으로 출입을 통제하는 곳이 없다. 러시아하면 모든 것이 통제된 옛 소련의 느낌이 강했는데 오히려 정반대였다.
알렉산드로프공원에는 청동기마상이 있다. 이 기마상 역시 이삭 성당처럼 페트르를 기념하기 위해 지어졌는데 말의 뒷발로만 모든 하중을 견디는 모습때문에 유명하다고 한다. 역학적으로 쉽지 않아 보이는데 앞 쪽의 니콜라이 1세 기념비나 청동기마상이나 모두 그런 모습을 하고 있으니 오히려 쉬워보이기까지 한다. 이지 러시아 책에 따르면 푸시킨의 '청동의 기사'는 이 청동기마상을 모티브로 지어졌다고 하지만 안읽어봐서 모르겠다. 이 기회에 한 번 읽어 봐야지 (라고 쓰고 책은 건들이지도 않겠지)
여하튼 니콜라이 1세 동상이 성당과의 조합이 좋다면 청동기마상은 혼자서 엄청 빛나는 꼭 봐야하는 포인트다. (그 말인 즉, 동아시아 관광객들이 버스 대고 사진찍는 포인트다. 사람이 많으면 잠시 잔디밭에서 여유롭게 기다리자)
경비
- 아침 삐쉬키 114R
- 물 65R
- 성 이삭 성당 250R 꼭대기 전망대 150R 오디오 100R = 500R
- 지하철 70R
- 저녁 샤루오마, 크바스 289R
총 경비 1038RUB
여행 총 경비 525,936원 + 40,593RUB + $15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