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하게 일어나보니 같은 방에서 자던 사람들이 전부 나갔다. 여기 여행 온 사람들 같지는 않고 일하러 온 사람들같아서 늦게 일어난게 괜히 멋쩍다. 일어나서 씻고 대충 돈이랑 여행한 것들을 간략히 정리했더니 배가 고파온다. 남은 돈도 이제 별로 없어 쓰는 것을 더 줄여야한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생각난 것이 삐쉬키다. 모스크바에서 떠나기 전에 먹은 간식같은 빵인데 가격이 엄청 저렴하다. 꼭 옛날 싸구려 도넛츠(찹쌀 들어가지 않은 것)맛인데 삐쉬키는 그것보다 더 기름져서 몇 입만 먹어도 바로 목이 메여온다. 하지만 가난한 여행객에게는 에너지와 당분을 바로 제공해주는 정말 좋은 브런치이다.
가게이름자체가 삐쉬키이다.
들어가서 주문을 하려고 다른 사람들 먹는 것을 보니 체격에 비례해서 시킨다. 관리 좀 하는 것같은 여자들은 2개내지는 1개만 먹는데 반해 몸매관리가 뭐냐고 반문할 것 같은 할머니들은 6개 이상을 시켜서는 아주 천천히 그리고 소중히 드신다. 배도 많이 고프고 가격도 저렴해서 나는 4개를 시켰다. 그리고 3번째 삐쉬키를 먹을 때부터 콜라를 시킬까... 휴지에 잘 싸서 들고다닐까...하는 고민에 빠질정도로 입 안이 뻑뻑해졌다. 분명 맛있다. 그런데 조금만 먹으면 더는 못먹겠다. 커피라도 좀 더 달라고 할 걸 그랬나.
커피는 딱 다방커피다. 정말 달다.
배가 부른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더이상 뭘 먹을 수는 없는 상태가 되었으니 이제 이 아름다운 도시에 놀러 다녀야겠다.
경비
- 아침 삐쉬키 114R
- 물 65R
- 성 이삭 성당 250R 꼭대기 150R 오디오 100R = 500R
- 지하철 70R
- 저녁 샤루오마, 크바스 289R
총 경비 1038RUB
여행 총 경비 525,936원 + 40,593RUB + $15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