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구원 사원-5월 24일, 상트페테르부르크-Church of our savior on spilled blood in St.Petersburg, Russia

피의 구원 사원-5월 24일, 상트페테르부르크-Church of our savior on spilled blood in St.Petersburg, Russia

Foreign trip/16-May:St.Petersburg-Tallin

2016-09-22 05:44:36


카잔 대성당을 나오고나니 뭔가 경건해지고 차분해졌다.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 다니면서 종교 건물에 꼭 한 번은 가면 좋은 것이 그동안 힘들고 괴로웠던 것들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공원에서 혼자 사색과 공상을 즐기다가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자랑하는 또 하나의 성당인 피의 구원 사원에 들르기로 했다.

가는 길에 본 클래식 트리오. 얼굴도 예쁘고 음악은 더 예뻐서 많은 사람들이 구경했지만 왠 웃통벗은 주정뱅이가 크게 노래부르고 위협적으로 행동하는 바람에 금새 철수했다. 어디가나 미친놈들이 문제다.

돈 조금 냈으니 찍어서 올려도 괜찮겠지...

처음에 성당을 봤을 때, 이즈마일로보에서의 트라우마 덕분에 '성 바실리 성당이 유명하니깐 여기저기 짝퉁을 만들었나 보네'라며 휙~ 지나치던 성당이었지만 책을 보고 엄청난 역사가 담겨져 있는 곳이라는 것을 보고는 바로 방문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간단하게 역사를 말하자면 알렉산더 2세는 이 곳에서 암살기도를 당한 후 몇 일 뒤에 사망하였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러시아 역사책을 봤을 때, 알렉산더 2세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후했다. 나름대로 왕정에서 개혁을 하려고 노력했고 많은 특권을 벗으려고 했지만 극단주의자들에게는 똑같이 보였나보다. 다만, 이 후에 엄청난 피의 복수가 불었다는 것을 봤을 때, 내 생각에 이 암살은 완벽한 판단착오라고 본다. 어찌됐든 살해당한 후 챠르로 등극한 알렉산더 3세가 피묻은 자리 그대로 보존하면서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피의 구원 사원(또는 피의 구세주 성당)을 지었다.

이런 특이한 역사 덕분에 내부 벽화들의 위치와 방향 등이 다른 러시아 정교 성당과 다르다. 다른 성당들이 성경에 근거한 나름의 룰대로 지어진 반면 이 성당은 오로지 알렉산더 2세를 기준으로 지어졌다.

아줌마 좀 비켜봐여

피의 구원 성당 외관은 성 바실리 성당과 비슷하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어떤 각도에서 보면 바실리 성당보다 음침하고 또 다른 각도에서 보면 더 현란하게 만든 것 같은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유명한 관광지들 중에서 가장 버스킹을 많이 하는 피의 구원 성당 주변은 지나칠 때 마다 항상 사람이 많다. 구경할 것도 많고 사진을 찍기에도 너무 완벽한 (전깃줄만 없다면) 위치에 있는 이 성당이 비극적인 역사로 인해 생겼다는 것은 책을 보지 않으면 밖에서 예측하기가 너무 어렵다.

실내의 벽은 이콘들로 전부 가득차 있다.

밖에서 봤을 때 기이하게 생긴 돔의 안쪽은 이렇게 예수님, 마리아 그리고 여러 성인들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이 곳이 알렉산더2세가 총에 맞은 곳이다.

지금은 피 대신에 붉은 장미 십자가를 볼 수 있다. 느낌인지 모르겠지만 땅의 일부분이 흐릿하게 붉은 핏자국처럼 보였는데 살짝 오싹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대부분의 벽화는 모자이크로 전부 바뀌거나 애초에 모자이크로 만들어졌다. 그 이유는 겨울에 비가 워낙 많이 와서 종이를 유지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덕분에 색상에 맞춰 돌을 찾고 깎는 작업으로 인해 작업시간이 몇 십년 혹은 백년에 가까울 정도로 굉장히 오래 걸렸다고 한다.

무슨 무슨 교수들이 혼신을 다해 만든 것이라고 했는데 이름은 전부 다 까먹었다.

들어갈 때나 나올 때나 네바강에서 뻗어나온 물줄기가 맞이해 준다.

이 옆 자리와 프레임이 가장 유명한 곳이다. 사람이 너무 많아 여기서 찍었지만 하늘과 성당이 잘 나와서 마음에는 쏙 든다.


경비

  • 브런치 292R
  • 물 55R
  • 스키틀즈 29R
  • 피의 구원 성당 250R 오디오 100R
  • 저녁 블린 219R
  • 화장실 30R
  • 루프 투어 600R
  • 맥주 85R

총 경비 1660RUB

여행 총 경비 525,936원 + 42,253RUB + $1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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