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92루블짜리 브런치. 뷔페식 레스토랑은 나랑 안맞는가 보다.
오늘의 성당 투어는 카잔 대성당부터 시작된다. 딱히 성당이나 절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데 여행을 나오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종교건물이라 특별히 자연경관이 뛰어나지 않으면 종교건물을 위주로 다닌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러시아가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봐야할 것 같은 건물이 하나 있는데 바로 카잔 대성당이다. 여태 본 것처럼 러시아의 건축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모양, 특히 말아져 올라가는 돔이 특징인데 카잔 대성당은 아치가 있어서 그리스나 로마의 건물처럼 보인다.네브스키 대로에 떡하니 있기 때문에 눈에도 잘 띄고 성당 앞 잔디밭이 잘 관리되어져 있어 한 번 쉬고 싶었던 곳이다.
돔 끄니기. 전에 설명했듯 러시아에서 엘리베이터가 처음 설치된 건물이다. 주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이다.
규모가 엄청나서 카잔 대성당 밖에서 찍어도 전부 다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거의 유일하게 잔디밭 앞에 낮은 펜스가 쳐져 있는 곳이다.
성당에서 돔 끄니기 쪽을 바라본 모습.
카잔 대성당이 유명한 이유가 몇가지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성모 이콘'이다. 그 중에서도 카잔에서 보관하는 이콘은 러시아 정교회뿐만 아니라 카톨릭에서도 카잔의 성모상 모조품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이콘이다. 이 이콘은 누군가 그려진 것이 아니라 성모발현을 본 아이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종교, 민족적으로 분리되어 있던 러시아를 하나로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카잔 대성당에 들어서면 이 이콘에 입을 맞추고 기도를 드리려는 사람들의 줄이 늘어서 있다.
이콘은 기독교 계열의 종교에서 말하는 종교 그림을 뜻한다. 성당에 가서 벽에 그려진 그림이나 박물관에 있는 예수 또는 마리아의 그림이 이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
카잔의 성모 이콘에 기도하기 위해 늘어선 줄. 20분 정도 기다려야 볼 수 있다.
카잔의 성모
직접 카잔의 성모를 보고 잘그렸다 못그렸다 판단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럴 여유도 없이 소원을 부탁드리는데 급급했다. 그림에 위압감이 없기 때문에 더 사람들이 편안하게 기도를 오래할 수 있는 것 같다. 직접가서 줄 서 있을 때는 아무리 멀리서 봐도 그리 대단한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라도 그 앞에서 기도를 한 번 하고 싶은 묘한 이콘이다.
다른 성당은 관광지의 느낌이 만연해서 마음껏 사진을 찍고 서로 이야기하며 즐기지만 입장료를 받는 (러시아 정교 사람들은 무료지만) 성당 중에 유독 이 성당은 엄숙함이 지배하고 있다. 큰 소리를 내고 싶어도 주위에 기도하는 사람들을 보면 목소리가 자연적으로 작아지게 된다. (중국인은 제외) 성당안에는 엄숙함을 유지하기 위한 경비들도 있어 시끄러워도 곧 조용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갓난애기가 우는 것과 유치원생 정도 되는 애가 뛰어다니는 것, 그리고 사진 촬영은 자유다. 정말 신기한 나라다.
개인적으로 카잔 대성당은 꼭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오디오 가이드까지 들을 필요없이 진짜 러시아 정교회의 엄숙함과 종교에 대한 믿음을 볼 수 있다. 관광용 성당이 아니기 때문에 갑자기 종교에 예찬을 펼치는 자신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카잔의 성모를 보며 기도를 드리는 몇 번 안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성당을 만든 안드레이 보로니힌. 농노 출신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대성당을 지을 정도로 건축에 타고났다고 한다.
경비
- 브런치 292R
- 물 55R
- 스키틀즈 29R
- 피의 구원 성당 250R 오디오 100R
- 저녁 블린 219R
- 화장실 30R
- 루프 투어 600R
- 맥주 85R
총 경비 1660RUB
여행 총 경비 525,936원 + 42,253RUB + $15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