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에르미타주 앞이 굉장히 소란스럽다. 도착한 날부터 목적을 알 수 없는 간이 시설물이 잔뜩 있었는데 오늘 와서 보니 무대로 둔갑해있다. 티무르에게 들은 정보에 의하면, 5월 27일은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만들어진 날로 에르미타주와 페테르고프 등 유명 관광지에서 콘서트를 연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에르미타주 앞에서 내일 있는 공연에 대한 리허설 중인데 장르가 클래식과 발레다.
오늘 마린스키 극장에 갔음에도 공연을 볼 수 없어 아쉬웠는데 이렇게 좋은 구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30분 정도 리허설을 봤을까, 다음 여행을 어떻게 할까 고민했던 머리 속이 완벽하게 정리가 되었다. 원래 오늘 밤에 버스를 타고 탈린으로 가려고 했지만 발트 3국 중 라트비아와 리투아니라를 포기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 축제와 마린스키에서 공연을 보고 가기로 결정했다.
그만큼 리허설을 보는 내내 즐거웠다. 나는 어릴 때 누나가 발레를 전공하는 바람에 강제로 발레 공연을 보러 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즐긴다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그나마 초등학교 때의 기억이 떠올라서 좋다. 특히 무용수들이 다들 예뻐서 더 좋았다는...
리허설을 보니 내일 있을 공연이 너무 기대된다. 내일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축제, 모레는 페테르고프 방문 후 탈린 이동, 그 뒤 이틀간 탈린에 있은 뒤 다시 돌아와서 마린스키 극장에서 발레보고 여자친구랑 만나기로 한 그리스로 이동하는 기가 막힌 스케쥴이 나왔다. 이게 계획없이 다니는 여행의 묘미다!
마린스키 표, 가격이 비싸지만 예술의 전당만큼은 아니다.
경비
- 탈린 가는 버스 20E
- 점심 샤오로마 210R
- 지하철 70R
- 물 50R
- 마린스키 표 1350R
- 비행기표 $160
총 경비 1680RUB, $160, €20
여행 총 경비 525,936원 + 45,931RUB + $312.26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