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궁전의 아랫공원부터는 입장료를 받는다. 내가 갔을 때 700루블로 올랐으니 아마 이 가격도 오래 지나지 않아 올라갈 것으로 본다. 그만큼 현재 러시아의 경제 사정은 좋지 못한 편이다. 워낙 중요한 문화유산이기 때문에 금지하는 것이 엄청나게 많다. 담배는 당연히 안되고 잔디에 눕는 것도 안된다. 이렇게 까다롭게 하는 곳이 러시아에 드문만큼 얼마나 대단한지 기대하게 만든다.
이게 바로 700루블을 주고 꼭 봐야하는 여름 궁전의 대폭포다. 오늘 날이 흐려서 쨍하게 사진이 못나온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분수 조각상마다 금빛으로 반짝인다. 상트페테르부르크가 2차 세계대전 때 러시아 전체의 방어벽 역할을 하는 바람에 여름궁전이나 그 외 문화재들이 전부 폭격을 맞았다. 그걸 약 30년 정도의 시간동안 복구한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그래서 옛스러운 모습은 없지만 옛날 차르들이 어떻게 놀았는지는 바로 느낄 수 있는 장소다. 무슨 별장을 이렇게 크게 짓고 거기에 전부 금으로 도배를 해놨을까. 이 돈에서 조금만 나눠줬어도 그렇게 미움받지는 않았을텐데.
동상들은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승전을 위해 만든 곳이라서 전부 뭔가 자르고 찔러서 이기는 장면이다.
삼손 분수. 여름 궁전의 물은 모두 저 사자의 입과 주변에서 나온다. 사자는 스웨덴을 가리키는 것으로 러시아가 스웨덴에게 이긴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분수다
저 위의 건물이 대궁전이다.
모든 물은 흐르고 흘러 북해로 빠져나간다.
해군을 기리는 비석도 함께 있다.
저 멀리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시가 보인다. 이제 저 도시를 떠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다
고래 분수
직접 걸어다니는 것이 제일 좋지만 편히 여행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 카트도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배낭여행족에게는 사치다.
가격에 대한 것을 이야기 하자면 이 곳은 관광지에 속해 있어 물가가 굉장히 비싸다. 콜라가 80루블, 맥주가 180, 250루블이다. 시내보다 1.5배에서 2.5배까지 비싸다보니 뭘 먹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게다가 지금 나는 마지막으로 쥐어짠 돈으로 체류하는 것이라서 수중에 약 500루블 정도 밖에 남아있지 않다. 여기서 더 환전을 할 수 도 없다보니 그냥 굶고 버티기로 했다. 다들 여기에 올 때는 맛있는 빵과 음료를 꼭 시내에서 챙겨 오는 것을 추천한다.
도둑이 많은 모양이다.
Fake fountain이라고 직설적으로 표현된 이 분수는 물이 안나오다가 갑자기 나온다. 애고 어른이고 신나게 뛰어다닐 수 있다.
표트르 대제 동상으로 기억하는데 확실한지는 모르겠다. 다만 저 모자 위에 동전을 올릴려고 다들 열심히 던져댄다. 특히 온몸이 빨간 아줌마는 정말 신나서 애들보다 더 많이 던졌다.
뭐라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정원이 너무 잘 되어 있다. 우리 엄마가 왔으면 진짜 좋았을 것 같은데.
이것도 Fake Fountain. 하지만 이건 인기가 전혀 없다
새로 지은 것이라 크게 감동을 받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부서진 것을 새로 지었어도 너무 관리가 잘되어 있고 최대한 똑같이 만드려고 노력했다. 일단 나는 이렇게 큰 규모의 정원을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놀랄 수 밖에 없다. 가장 유명한 곳인 대폭포에는 정말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있지만 조금만 걸어나오면 혼자 걸어 다닌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한산하게 정원을 즐길 수 있다. 아쉬운 것은 75리터짜리 큰 짐을 지고 갔더니 대궁전에는 들여보내 주지 않는다. 실랑이를 펼쳤지만 문화재 보호를 위해서 안된다고 하니 어떻게 할 말이 없다. 여름 궁전에 갈 때 캐리어나 큰 배낭은 두고 가야한다. 즉, 나처럼 여행 마지막에 가면 안된다. 또 한 가지 있다면 갈 때는 버스를 타고 도시로 올 때는 고속 보트를 타고 오는 편이 좋다. 버스 타는 곳이 정원에서 꽤나 멀어서 가는데 힘도 들고 버스정류장이 어디인지 잘 보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경비
- 점심 65R
- 페테르고프 가는 버스 70R
- 페테르고프 대궁전 입장료 700R
- 페테르고프에서 오는 버스 70R
- 레몬물 36R
- 탈린에서 숙소 €18
총 경비 941RUB, €18
여행 총 경비 525,936원 + 47,499RUB + $312.26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