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린 올드타운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구시청 앞 광장을 지나 긴 역사를 자랑하는 성 니콜라스 교회(에스토니아어로 발음하면 "니굴(골?)리스테"라고 하는 것 같다)로 향했다. 멀리서도 뾰족히 솟은 교회탑이 바로 보이기 때문에 별다른 고생없이 찾아 갈 수 있다. 고생이라면 저 교회가 어떤 교회인지 알아내는 것.
가는 길에 있는 에두아르드 빌데의 기념비. 처음들어본 위인인데 저항의식을 지닌 에스토니아의 작가이자 외교관이라고 한다.
어디서든 보이는 성 니콜라스 교회의 탑이다
교회 앞은 많은 관광객들의 쉼터이다. 여러가지 공연도 하고 있는지 공연 포스터도 많았지만 벤치가 많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더 좋아서 벤치 쟁탈 눈치게임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곳이다
에스토니아에 와서 처음으로 보게 된 에스토니아 스타일의 예술품
성 니콜라스 성당 앞에 도착을 하고 보니 많은 관광객들이 있다. 탈린이 아주 유명한 도시는 아니어서인지 모스크바와 달리 중국 관광객은 생각보다 적었다. 반면에 일본 관광객이 상당히 많아 좀 의아했다. 관광객 비율보다 더 의아스러운 것은 교회에 조각된 조각상들이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하지만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독특한 생김새의 동상들이 조각되어져 있는데 꼭 만화 캐릭터를 둔 것처럼 보인다. 서유럽이나 러시아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문외한이 봤을 때는 구분을 좀처럼하지 못했는데 이 곳 동상들은 개성이 너무나도 뛰어나서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계속 보다보니 왠지 심슨이랑 비슷하게 생긴 것 같아서 너무 친숙하다.
무려 700년 넘은 교회이다. 다만, 에스토니아 역사 자체가 침략당한 역사의 연속이라 이 교회도 부서졌다 만들어지기를 반복했다.
1655년에 제작된 "Decorative screen of the memorial chapel". 해석을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아기 천사의 얼굴이 장난기 가득하면서도 엄숙하다. 나처럼 표현력이 약한 사람에게 에스토니아 예술품은 설명이 정말 어렵다.
1653년에 제작된 '알렉산더 본 에센'의 묘비석
본당에 들어서면 탁 트인 공간이 나온다. 탈린에서 유명했던 가문의 문장이 벽에 걸려 있고 바닥에는 이곳에 묻힌 사람들의 묘비석이 있다. 예배같으면서도 시낭송 공연같은 아리송한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보면 볼 수 록 이 교회가 도대체 무슨 종교의 예배당인지 알 수가 없었다. 미리 알아보지 않아서 답답했는데 카톨릭도 러시아 정교회도 아닌 에스토니아만의 종교로 생각된다. 다만, 유명한 성인들이 전부 기독교에서 같이 추앙하는 사람들이어서 그들 중의 하나의 분파로만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교회 관리인같은 사람에게 물어봤을 때도
"에스토니아 사람들을 위한 교회입니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작고 침략도 많이 받은 나라가 자기들의 종교와 언어를 수백년간 끝까지 지켰다는 것이 놀랍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아 더욱 존경을 내비출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교회 안에 있는 예술품들은 전부 15세기에 만들어 진 것이다. 각각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적혀있다. 단지 그들이 누군지 모른다는 것뿐.
St.George와 용. St.George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그림이 있는 것을 보아서, 이 곳 종교는 카톨릭이나 정교회의 한 분파인 것은 확실하다.
누추해보이지만 St.Christopher의 모습이다. 크리스토퍼
이 교회에서 가장 유명한 '죽음의 무도' 'Dance of death' 'Dance Macabre'를 마지막으로 보러 이동했다. 죽음의 무도
이런 류의 예술품이 존재하는 것도 잘 몰랐는데 준비되지 않은 채로 봐도 정말 섬뜩하다. 설명을 봐서는 몇 장 없어졌음에도 그 규모가 한 프레임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크다. 왕이든 왕비든 귀족이든 평민이든 그 옆에는 춤추는 해골이 그려져서 삶의 허망함에 대해 표현한 이 그림은 페스트가 유행한 시기에 유행한 것으로 설명되어져 있다. 아래쪽에 보면 그림에 시가 추가되어 있는데 그 글도 참 허망하면서 등골이 오싹하게 만든다.
첫 인물 아래에 적힌 시작부분만 영어로 번역되어 있는데
"Good people, poor and rich,
take a look in this mirror, the young as well as old,
and bear in mind
that no man can evade Death
when he is present, as we all can see here..."
"괜찮은 사람, 가난한자와 부유한자,
이 거울을 보라, 젊은이 뿐만 아니라 노인도,
그리고 현실에 존재하고, 우리 모두가 여기서 볼 수 있어도,
어느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음을 명심하라"
제가 번역을 잘 못합니다... 충분히 오역이 될 수 있으니 아니다 싶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돈 없는 관광객에게는 엄청난 액수인 5유로나 하는 입장료 때문에 제발 재미있는 것들이 있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는데 다행히 돈보다 귀중한 것들을 본 것 같다. 이 동네 예술품들의 특징을 설명하기는 힘들어도 느낄 수 있었으며 특히, 죽음의 무도를 본 것은 엄청났다. 대충 훑어보면 5-10분이면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것에 관심이 별로 없으면 돈이 아까울 수 있다. 그래도 죽음의 무도는 남녀노소 누구나 자세히 볼 것 같은 자극적인 내용이다. 그리고 탈린에서 가장 유명한 교회이기 때문에 그 이름만으로도 한 번 가볼 만은 한 것 같다.
경비
- 탄산수 1.5리터 €1.05
- 아침식사 빵 €1.30
- 기념품 €8
- 니굴리스테(성 니콜라스) 박물관 €5
- 돔 성당 €5
- 물, 맥주, 소시지 €2.33
- 블린 €4.90
총 경비 €27.58
여행 총 경비 525,936원 + 47,499RUB + $312.26 + €8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