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공항에서 한 발자국도 못나가고 졸면서 버티니 밖에 해가 뜨면서 아침이 되고 대충 맥도날드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계속 시간을 보내니 점심이 다가올 때쯤 여자친구가 도착했다. 드디어 아테네 땅을 밟는다.
아테네 시내에 있기보다 지중해가 훤히 보이는 정말 남부 유럽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글리파다 지역에 호텔을 잡았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글리파다로 이동헀다.
한시간 좀 넘게 버스를 타고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자마자 굶주린 둘은 밥을 먹으러 돌아다녔다. 첫날이라 주변에 뭐파는지 확인도 안한채 길 걷다가 가장 예뻐 보이는 곳에 들어갔다. 그곳이 바로 포스팅할 Το Ελληνικό 영어로 To Elliniko 뜻은 나도 모른다.
눈에 확 띄는 청결한 레스토랑인데 이 근방의 레스토랑이 대부분 이렇다. 참고로 그리스가 아무리 경제가 무너졌어도 글리파다는 비싼 지역이다.
들어가서 우물쭈물하고 있으니 여자친구가 막 시킨다. 역시 외국물 좀 먹은 사람일 잘 시킨다. 게다가 난 왜 그런지 몰라도 이상하게 돈이 있든 없든 좀 저렴하게 여행을 하는게 몸에 배어 있어서 이런 레스토랑에선 정신이 대략 나간다. 이건 아마 남자들은 대부분 겪는 일이지 않을까? 그러고나면 남자들은 가격이 걱정스러운데 만약 얼굴에 티나면 왜 인상쓰냐고 한소리 듣기 딱 좋다. 에휴 말하면 뭐하나..
어쨋든 그렇게 시킨 메뉴는 그리스 샐러드, 수블라키, 그리스식 문어요리다. (따로 이름이 있었는데 잊었다) 거기에 그리스 맥주인 미소스 한 잔!
식전빵. 식전빵과 함께 나왔는지 시켰는지 헷갈리는 콩요리를 먹고나니 식전이 아니라 식후의 배 상태가 되었다.
수블라키. 러시아 샤슬릭과 비슷했는데 샤슬릭이 고기고기하다면 수블라키는 야채와 곁들일 수 있게 다양한 야채와 감자가 좀 더 나왔다.
그리스 샐러드. 만약 당신이 그리스에서 뭘 먹을지 모르겠다면 일단 그리스 샐러드를 시키면 된다. 정말 대충 만든 것 같은 이 샐러드에 마법의 올리브유가 들어가면 정말 너무 맛있어진다.
문어요리. 한국식 문어요리에 길들여져 있어서 걱정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이 곳 문어요리도 부드럽게 하는게 정석이다.
세 개 주문 할 때는 당연히 문어요리와 수블라키가 가장 맛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말도 안되는 올리브유의 맛때문에 그리스 샐러드가 가장 내 입맛에 맞았다. 거기에 야채는 왜이리도 맛있는지. 그리스에 와서 계속 느끼는 것이지만 이 날씨라면 어떤 야채든지 맛이 없을 수가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너무나도 맛있다.
남부의 뭔가 물렁물렁하고 사람좋은 느낌은 스페인이나 그리스나 동일하다. 여기서도 맛있게 막 먹으면서 사진찍고 노니깐 서비스라고 이것저것 가져다준다.
내가 뭐든지 살 수 있는 신에 근접한 사람이 된다면 러시아의 예술품같은 건축, 지하철 등과 그리스 지중해의 날씨와 앞바다를 반드시 사겠다.
여기 바다는 너무 아름다워서 보고 있으면 슬프기까지 하다.
경비
- 물 €1.30
- 아침 €5.40
- 호텔 $288.70
- 칼리아리까지 버스 €6씩 €12
- 저녁 €31.10
총 경비 €49.80 + $288.70
여행 총 경비 525,936원 + 47,999RUB + $600.96 + €14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