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골뱅이, 풍남골뱅이-가게보다는 이 지역 골뱅이 골목에 관심을 둘 곳 20171104

을지로 골뱅이, 풍남골뱅이-가게보다는 이 지역 골뱅이 골목에 관심을 둘 곳 20171104

Foodie/술 생각 날 때 가고 싶은 식당

2017-11-05 22:35:02


필리핀 친구가 서울에 놀러 와서 저녁을 어디서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명동에 친구 숙소가 있어서 그 근처의 식당을 알아봤다. 명동이야 워낙 맛있는 집이 많지만 얘네들이 그런 좋고 내가 가고싶어하는 식당말고 서울 사람들이 회사 끝나고 술 마시는 곳, 포장마차나 로바다야끼 같은 곳을 원한다. 요즘에 포장마차가 어디있다고.. 아무리 걸어도 드라마에 나오는 길에서 술 마시는 포장마차는 못찾아서 결국 두번째 옵션으로 '서울 회사원들이 회사 끝나고 술을 마시는 곳이면서 드라마에 나올 것 같은 곳'으로 찾았다. 아... 밥 한 번 먹기 참 어렵다.

그렇게 지도를 뚫어져라 보다가 가까운 위치에 을지로 골뱅이 골목이 있다. 골뱅이는 아무래도 우리만 먹을테고 특히나 소맥에 잘 어울리는 소맥 노래를 부른다 안주여서 딱 좋은 곳이다. 그렇게 회사원이 없는 토요일이라 휑한 을지로 골뱅이 골목에 들어섰는데 이상하게도 딱 한 집만 바글바글하다. 가서 상호명을 확인하니 '풍남골뱅이' 집이다.

설현! 설현!

30분 조금 안되게 기다려야한다.

사실 골뱅이를 직접 삶아서 조리하는 것도 아니고 캔 골뱅이 하나 까서 무침만 하는데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은가 했는데 역시나 방송에 나왔다. 심지어 요즘 사람들이 나도 포함 갈 음식점을 대신 골라 준다는 백종원이 하는 방송에 나왔으니 사람이 이렇게 붐빌 수 밖에 없다. 그래도 그렇지 다른 집은 손님 하나 없는데 이 집만 이렇게 많다니. 이런 비정상적인 손님 분포를 보면 나도 모르게 엄청난 기대와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역시 미디어의 힘은 대단하다.

실내는 넓직해서 좋다. 오래된 가게들은 실내가 좁은데 여긴 넓은데다 최근에 리모델링도 한 것 같다.

주문을 하고 이 소맥을 울부짖는 필리핀 사람들에게 소맥이 뭔지 직접 말아주고 나니 계란말이와 골뱅이무침이 나왔다. 저녁을 대신하는 것이라 국수도 하나 시켜서 말았다.

이 집 골뱅이 맛은 나한테는 약간 매워서 술을 많이 홀짝이게 만들었다. 몇 번 먹다보니 이 집의 골뱅이는 골뱅이 맛보다는 매콤한 파절임 맛에 먹는다. 그리고 참기름 냄새가 훅 들어오는 국수로 배를 채웠다. 아주 대단하게 다른 집과 차별화 된 것은 아니고 평소 어디서든 먹던 골뱅이 무침보다 국수가 제대로 삶아져서 나오고 파무침이 고급 고기집의 파무침처럼 먹기 좋은 것이 나온다는 정도다. 하지만, 외국애들이 먹기에는 좀 많이 매운가 보다. 몇 젓가락 집어 먹지 않고 핸드폰만 보길래 대충 국수와 골뱅이만 집어 먹고 일어났다. 매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두어젓가락 후에 식사를 마칠지도 모르니 고민이 필요하다. 그래도 일반 저렴한 술집에서 나오는 골뱅이보다는 덜 맵다

일반적으로 막해주는 계란말이는 아니다. 꽤 정성과 기술이 들어간 계란말이여서 부드럽다. 티비에 괜히 나오는게 아니다.

이건 그냥 오뎅국이다.

국수는 없이 이렇게 골뱅이와 파무침 그리고 포가 섞여 나온다. 보기에도 빨간게 매워보인다. 물론 한국인은 매콤하다고 느낄 맛이다.

이렇게가 기본 상차림. 여기에 국수가 나와서 비벼 먹는다.

핸드폰 그만하고 밥 먹어!!!!

가격과 그에 따른 퀄리티를 생각하면 엄청나게 좋다고 하기는 좀 그렇다. 물론 나쁜 것은 아니다. 골뱅이야 캔 따서 차이가 없지만 파무침과 국수, 계란말이는 확실히 일반 술집의 그것과 차원이 다르다. 다만 가격도 차원이 다른게 문제다.

블로그에 안쓰고 그냥 한 번 먹어본 집으로 두려했지만 이 가게말고 이 을지로 골뱅이 골목에 대한 것을 남기고 싶었다. 이 을지로 골뱅이 골목은 서울에서도 회사가 몰려있는 을지로이고 이 회사들과 같이 호흡하며 오래 영업을 한 지역이다. 따라서 단순히 맛만 보고 오는 곳이 아니고 서울사람들에게는 의미가 조금 남달라서 거기에 점수를 조금 더 줬다. 맛은 집마다 별 차이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냥 빈 집에 가거나 주인 아줌마가 착해보이는 곳에 가면 된다. 참고로 이 동네는 오래동안 축 처진 회사원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셔서 아주 고급진 좋은 서비스를 기대하긴 어렵다. 목소리가 크면 잘해준다


#맛집 #회사원 #골뱅이 #을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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