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를 찌면 대략 20-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수산시장이라 구경할 것이 많아 보이지만 그 생선이 그 생선이라 사고나면 별로 볼게 없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2층에 아주 넓은 커피숍이 하나 있는데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지 손님이 별로 없었다. 공간에 들인 노력에 비해 손님이 적어 아쉬운 공간이지만 개인적으로 곧 좋은 소문이 들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유는 사장님이 너무 친절하시고 설명도 하나하나 잘 해주셔서 곧 방송에 한 번은 나올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여튼 이 가게의 사장님에게 한과마을이 어디고 어느집이 유명하냐고 여쭤보니 다른 집도 다 괜찮지만 자기는 '교산한과'에서 주문하여 지인들에게 선물한다고 하신다. 현지인이 추천하는 곳이니 볼 것도 없이 교산한과로 향했다.
을씨년스럽게 나왔지만 현실은 더 을씨년스러웠다
저녁 5시가 조금 지났을까? 벌써 어둠이 해를 먹기 위해 입맛을 다시고 있다. 한과마을은 사천면에 위치해 있는데 '사천'이라하면 예전에 한복입고 국회의원하던 이름도 이제는 잘 기억 안나는 농사꾼 국회의원만 기억난다. 혼자 낄낄대며 이런 이상한 연결고리를 머리속으로 연결 지으면서 교산한과에 도착했다. (원래 지명은 모래내 한과마을이다. 개인적으로는 모래내가 사천보다 이름이 예쁘지만 아마 일본잔재일거라 생각된다. 사천면말고 모래내마을, 모래내 한과마을로 하면 좋겠다.)
도착하니 밖은 깜깜하고 문은 닫혀있다. 애먼 개들만 짖어대서 다른 집으로 옮겨볼까하다 혹시 몰라 전화를 하니 가게 주변에 위치한 가정집에서 후다닥 나오신다. 오늘 포장을 다 해서 별로 안남고 상처난 것들과 못생긴 것들만 있는데 괜찮냐고 하신다. 우리집 식구가 먹을거라 'No Problem!' 여기에 놓치지 않고 엄마는 할인을 하고 있다. 아 쫌 제발
식당도 아니고 레스토랑도 아니지만 추천을 하는 이유는 정말 맛있으니까! 일반 마트에서 파는 한과와는 정말 다르다. 아주 달지도 않고 이에 붙지도 않는다. 전부 손으로 만드신다고 하는데 어디부터 어디까지 손으로 만드는지 모르겠지만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확실히 괜찮다. 한과는 맛도 맛이지만 식감이 중요하다. 처음 씹을 때 마치 스테이크처럼 구워진 겉면과 육즙을 가지고 있을 것같은 빈 공간이 느껴진다. 그 뒤엔 혀로 돌돌거리며 녹이면 작은 덩어리가 된다. 마트에서 파는 싸구려 한과들은 이에 들러붙고 너무 달아서 몇 개 먹으면 목이 메이지만 여기 한과는 이에 덜 끼고 (안끼진 않는다) 아주 달게 만들지 않아서 먹기 참 좋다. 제사 지내는 집에 이 동네 한과를 선물로 보낸다는데 그 이유를 충분히 알 것 같다.
참고로 강원도에서는 한과를 과질이라고 한다. 북한에서도 과질이라고 하는데 사장님이 함경도말과 강원도말이 비슷해서 그렇다고 한다.
여기서 생산 포장 전부 다 하신다
이렇게 3만원. 떨이에 포장불가용 제품을 사왔지만 우리 입장에선 그게 더 행운이었다
주문하실 분은 여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