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고야를 여행했을 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음식이라면 단연코 아츠타 호라이켄의 '히츠마부시'다. 노릇하게 구운 장어를 달달한 밥 위에 얹어서 그냥 생으로 한 번, 와사비와 약간의 야채를 섞어서 한 번, 장어 뼈로 우려낸 국물에 김을 조금 넣어서 한 번, 총 세 가지의 방법으로 장어를 분해하듯 먹었던 기억은 지금까지도 최고다. 그런 히츠마부시를 '서울에서 먹어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검색을 했더니 나온 곳이 '마루심'이다.
사실, 올해 처음 방문한 곳은 아니고 이미 7년 전 정도부터 꾸준히 방문하는 곳이다. 스테미너하면 바로 생각나는 장어를 주재료로 쓰는 곳이어서 집 안에 누가 아프거나 체력이 떨어지면 한 번 씩 방문하던 곳이다. 그리고 지금도 가족 중에 한 명이 체력이 바닥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라 기운 회복을 위해 오랜만에 방문했다.
처음 설명했듯이 그리고 위의 메뉴에 적혀 있듯이 히츠마부시(메뉴에는 히쯔마부시)먹는 법은 세 가지이다. 우리 집 식구들은 이제 자기만의 방법이 있어서 처음부터 한 가지 방법으로만 먹지만 처음 먹는다면 또는 다양하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면 꼭 세 가지 방법 모두 맛보기를 추천한다.
- 우선 4등분을 한다
- 한 덩어리를 빈 밥그릇에 넣고 그대로 먹는다
- 한 덩어리를 빈 밥그릇에 넣고 깻잎, 파, 고추냉이(와사비)를 넣어 먹는다. 개인적으로 절반만 넣는 것을 추천한다.
- 한 덩어리를 빈 밥그릇에 넣고 국물을 넉넉히 부은 뒤 김을 넣어 말아먹는다.
- 마지막 덩어리는 가장 맛있었던 방법으로 한 번 더.
양이 꽤나 많기 때문에 평소에 입이 짧다는 소리를 들었다면 미니로 일반 남자 여자는 상으로 그 외의 대식가들은 특으로 먹으면 된다.
먹어보면 알겠지만 일반적으로 먹던 장어와 달리 기름기를 쫙 뺀 것이라 '풍천장어'라 쓰인 장어구이 집의 장어와 비교했을 때, 느끼함이 덜하고 소스와 밥 덕분에 굉장히 달달하다. 개인적으로는 야채와 함께 먹는 방법을 좋아하는데 송송송송 썰린 야채의 아삭함과 생와사비의 조합이 장어의 느끼함을 딱 잡아주기 때문에 아주 밸런스가 잡혀있다. 우나동은 먹어본 적이 없으므로 패스.
나고야의 아츠타 호라이켄의 히츠마부시와 비교를 한다면 밥을 말아먹는 장어 국물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느낀 것 같다. 하지만, 나고야에서 먹은 것이 더 맛있다고 하기엔 여행이란 특수성과 처음 맛보는 음식이란 점에서 어디가 더 나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냥 둘 다 너무 맛있는 걸로.
추가로 세트 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