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은 사진이 없다. 정확히는 사진이 있지만 잘 모르는 애들이고 구글로 검색하다 자기 사진 나왔을 때 기분이 좋을지 나쁠지 전혀 알 수 없어 글로만 적는다.
제목처럼 만타나니에서 돌아온 뒤에 만취하여 침대에 기절했다. 뭔 일이냐면
저녁을 먹고 게스트하우스에 돌아오니 9시쯤 되었다. 항상 이 시간이면 혼자 코타키나발루에 놀러온 남자답게 공항에서 사 온 술과 어포를 뜯으며 누가 나한테 말 좀 걸어줬으면 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난 워낙에 말을 잘 못거는 성격인데다 특히 외국애들과는 영어로 대화를 해야해서 절대 먼저 말을 걸지 않는다. 그래서 사용하는 것이 술인데 술을 마시고 있다보면 냄새를 맡고 한 명 두 명 알아서 모이기 시작한다. 사실 이것도 그 전까지는 운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잘 안모였는데 오늘은 왠일인지 다들 나와서 어포에 내 술을 찔끔찔끔 받아 먹는다. 이름은 다들 모르지만 알려줬지만 난 한국이름도 잘 못외운다 네덜란드 남자애 하나, 프랑스 여자애 하나, 뉴질랜드에서온 이제 막 20살된 여자애 하나, 중국계 미국인 남자애 하나, 영국인 남자애 하나 이렇게 수다를 떨며 술을 마셨다.
일하는 시간과 휴가에 대한 이야기와 인종차별 등등 아시아인만 보면 궁금해지는 유럽인들의 재미없는 질문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술 마시러 갔다 올까?"하고는 우루루 술집으로 향했다. 특이한 것이라면 이번에 만난 각 나라 애들은 정말이지 그 나라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 또는 기억과 정말 백프로 일치하게 행동한다. 네덜란드 애는 왠지 모르게 그냥 신나있고 프랑스 애는 뭐만 말하면 "우린 안그래, 우린 괜찮아"라고 방어벽부터 쌓는다. 뉴질랜드 애는 어려서 그런지 뭔가 긴장한 상태였고 중국계 미국인은 미국인답게 거만하고 택시나 레스토랑의 서비스 기준을 미국으로 잡고는 좋다 안좋다하며 욕을 한다. 영국인은 아무소리없이 조용하다.
나? 나는 한국인답게 영어를 잘 못해서 횡설수설했다. 이정도면 우리나라의 특성과 한국이 영어에 돈을 많이 쓰는 이유는 아주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펍에서 맥주랑 칵테일을 먹기 시작했는데 "Nerver have I ever" 게임을 하면서 물론 야한게 기본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더니 갑자기 다른 바에 가서는 데낄라와 위스키를 스트레이트로 한 잔씩 넘기고 바로 나와 또 다른 바에 가서 또 한 잔 마신다. 어짜피 같은 술이고 스트레이트로 넘기고 갈거면 그냥 한 병 시켜서 수다나 떨지 왜 여기저기 다니는지 모르겠다. 우린 안주때문에 옮기기라도 하지 그렇게 이 집 저 집에서 술을 먹다가 마지막으로 클럽에서 신나게 논다.
내 주량이 쎄면 더 놀았겠지만 속에서는 이미 "난 도저히 이건 소화 못하겠으니 다시 가져가!!" 이러고 있는 상황이라 나와서 하수구에 물만 잔뜩 토하고 진짜 얘네들은 안주를 하나도 안먹는다 급히 택시를 잡은 뒤에 침대에 쓰러졌다. 다음날 애들이 너 어디갔냐고 해서 "나도 모르겠어 눈 뜨니깐 침대야"라고 했더니 다들 낄낄낄거리다가 관광하러 간다. 술을 잘먹는건지 체력이 좋은건지 뭐든간에 대단하다.
경비 (보수적으로 계산하여 x 300원 하면 한국돈으로 계산 됩니다)
- 화장실 RM 0.3
- 음료수 RM 4
- 사이다 과자 RM 8
- 술값 RM 100
하루 쓴 비용 : RM 112.3
여행 총 경비 : 2875000원 + RM 263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