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었지만 가족들과 생일파티를 하였다. 어디를 갈까 찾다가 다들 만나기 좋은 여의도 쪽의 레스토랑들을 알아봤다. 여의도에서 한 번도 일을 하지 않고 거의 인생의 대부분을 강남 부근에서 일을 해서 이쪽은 전혀 모른다. 그러다 꽤 괜찮아 보여 콘래드 호텔로 정했다. 이름도 잘 모르고 힐튼 계열인 것은 더더욱 몰랐던, 여의도에 이런 호텔이 있었는지조차 몰랐던 콘래드 호텔의 37에 있는 37 그릴 & 바다.
미리 전화로 예약을 했기에 야경이 보이는 창가 자리를 앉을 수 있었다. 창가 자리에 앉겠다고 하니 디너 1부와 2부가 있다고 한다. 2부가 8시 반부터 시작인데 다들 개인적인 일을 보다가 늦을 것 같아서 그리고 야경이 더 잘 보일 것 같아서 2부로 정했다. 들어와서 앉아보니 1부에 노을이 지는 서울을 바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뉴를 보는데 화요일과 일요일에 특별히 할인하는 프로모션이 진행 중이다. 화요일과 일요일이라니... 요일 선택이 독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3만 7천 원에 스테이크를 먹는 것은 매력적이었지만 날도 날이라서 코스 요리를 주문하였다. 코스 이름이 특이하게도 테이스팅 메뉴다. 느낌은 정말 조금씩 맛만 볼 수 있게 줄 것 같은데 음식 가지 수가 많아서인지 다 먹는데 꽤나 힘들었다.
식전 빵은 뭐 그냥 식전 빵이니 넘어가고 야경을 보며 수다를 떠니 음식이 하나씩 나온다. 시그니엘은 한 명이 맡아서 전부 설명을 해줬는데 여기는 돌아가면서 (혹은 마구잡이로) 음식을 받아 설명을 해준다. 여러 명이 서빙을 했지만 다른 호텔 레스토랑처럼 모두 친절하고 설명과 질문도 잘 받아줘서 음식을 좀 더 맛있게 먹었다. 어느 수준 이상의 서비스 품질과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서빙을 하는 게 호텔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에 맞는 가격도... 아 너무 비싸
거의 테이스팅 메뉴가 얼마나 자주 바뀌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블로그를 보니 내가 먹은 것과 다르다. 고정적일 줄 알고 메뉴를 찍지 못했다. 기억을 더듬어서 내가 뭘 먹었는지 대충 읊어본다.
시그니엘 스테이에서 먹은 코스는 정말 유럽에서 먹는 것처럼 안내도 외국인이 해주고 맛도 스페인에서 먹은 것처럼 짰다. 맛은 있는데 짠맛이 주였다. 그에 반해 37 그릴 & 바는 딱 한국사람이 코스요리를 한 느낌이다. 맛도 적당했고 짜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어찌 보면 재미가 없을 수 있는 그러나 여러 명과 오기에는 좀 더 안전한 레스토랑이라 생각된다.
전에 스테이에 갔을 때는 워낙 안개가 심해서 야경이 거의 보이지 않았는데 오늘 서울 야경은 계속 쳐다보게 날도 좋고 빛도 좋다. 또 오게 된다면 1부 타임에 와서 노을 진 서울을 보면 좋겠다.
주차장을 IFC몰과 함께 공유한다. 그런데 이 IFC몰이 주차하러 들어가는데 지하5층까지 내려가야 한다. 주차장이 넓어서 문제는 없겠지만 굉장히 어지럽다. 프리미엄 신용카드가 무료 발렛을 지원해 준다면 발렛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 말 안 해도 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