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광동 냉동삼겹살, 잠수교집-"냉동삼겹살은 오래된 삼겹살이다"란 고정관념을 없애준 냉삼집 20210212

보광동 냉동삼겹살, 잠수교집-"냉동삼겹살은 오래된 삼겹살이다"란 고정관념을 없애준 냉삼집 20210212

Foodie/술 생각 날 때 가고 싶은 식당

2021-03-02 00:45:43


맨날 먹던 고기와 회는 좀 물려서 뭔가 색다른 게 없다가 생각난 게 냉동삼겹살이다. '이것도 고기인데 뭔 소리냐?'라고 할 수 있지만 매번 먹던 고기들은 생고기들이라서 내 기준에선 다른 카테고리이다. 여하튼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생각해서 싼 맛에 소주 분위기로 가려고 했는데 분위기는 그럴 수 있지만 가격은 생고기값이란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게 냉삼을 팔길래 그러냐며 서둘러 "잠수교집"으로 갔다.

재작년인가 작년인가부터 냉삼이 한 번 확 유행을 했었는데 그 때는 먹지 않았다. 정신이 없었던 것도 있었고 뭔가 트렌드라고는 하는데 굳이 냉삼을 먹을 게 있나라는 생각으로 찾지 않았었다. 트렌드는 돌고 돈 다지만 냉삼이 유행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그런 날이 왔다.

그런 트렌드를 이끈 집 중 하나가 잠수교집이란다. 연예인이 운영하던 집이면서 벌써 분점을 여러 개 냈다. "트렌디한" 것들은 전부 들어가 있다.

본점을 가급적이면 가고 싶어하는 내 성격 때문에 본점을 향했다. 5시에 왔는데도 겨우 한 자리 나서 먹을 수 있었고 앉고 물 한 잔 마시니 벌써 줄이 가득 들어찼다. 가게 안에 자리가 여섯일곱 개뿐이라 그런지 몰라도 엄청난 인기다.

메인 요리인 냉삼에 날도 추우니 생굴을 시켰다. 그러면 분주히 아르바이트생들이 움직이다 미리 준비된 반찬이 올라온다. 위치도 바꾸지 말고 그대로 먹는 것을 추천한다고 한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맛있게 먹고 싶으니 반찬이 나와도 가만히 있었다. 

굴이 먼저 나와 굴을 맛보는데 아주 괜찮다. 굴만 먹고 가도 될 정도로 괜찮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기가 올라왔는데 정육점에서 발급하는 스티커와 함께 올라온다. 말이 좋아 냉삼이지 좋은 고기를 잠시 꽁꽁 얼렸다가 판다는 느낌이 든다. 예전처럼 고기 쉰내도 좀 나는 그런 맛이 전혀 아니다.

알바가 바쁠 수 밖에 없는 게 고기를 다 구워준다. 어느 시점에 먹어야 하는지 어떻게 정렬을 해야 하는지 가장 맛있는 포메이션을 만들어 준 뒤 먹는 법을 설명해주고 사라진다. 심지어 손님이 구우려고 하면 말린다. 다른 건 몰라도 이 부분은 정말 손뼉 쳐주고 싶다. 

모든 게 다 준비돼서 벽에 쓰인 대로 먹었더니 왜 사람들이 찾는지 알겠다. 예전의 그 올드함에서 별로 안 좋은 부분들은 전부 제거된 느낌이다. 소주가 쭉쭉 들어가는 옛맛은 그대로이다. 소스도 여러 개 두어 사람들마다 각자 입맛에 맞는 것을 찾아가도록 제시해준다.

정신없이 소주에 냉삼을 먹고 한 번 더 주문까지했다. 그리고 고기 몇 점을 남긴 채 마무리 투수인 볶음밥으로 넘어갔다. 탄수화물이 딱 생각나는 때에 먹는 볶음밥이라 배가 부른데도 간식 먹듯이 멈출 수가 없었다.

가격은 확실히 냉삼 가격은 아니다. 돈이 얼마 없을 때 먹던 그 시절에서 나쁜 부분(돈도 좋은 부분이지만 그것도 같이 빠지고..)은 빼고 좋은 느낌만 가져온 포맷이다. 서울에서 그냥 고기 먹는다고 생각하고 오면 가격은 문제 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인기가 너무 좋아서 사람이 많다. 가게는 좁고 사람은 많으니 줄은 길다. 평소라면 다른 곳에서 한 잔 하고 오면 될 일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문 닫는 시간이 빠르다 보니 이 부분이 지금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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